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코로나 블루(우울증)’에 빠지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리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우울증에 빠진 학생…1분기 정신건강 상담 57%↑
서울교육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불안을 느끼는 학생들을 위해 ‘마음트임 특별상담주간’을 운영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비대면 수업 재개와 함께 대인관계 단절로 우울감, 고립감, 불안 등을 호소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특별상담은 1학기 말부터 시작해 방학 기간과 2학기 초에 담임교사와 전문상담사가 대면·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일선 학교들은 14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서울교육청은 방학 기간에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등과 협력해 ‘위(Wee)센터’ 전문상담교사를 대상으로 ‘학생 생명 지킴이’ 강사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2학기 초에는 ‘찾아가는 서울형 학생 생명지킴이 교육’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달 전국의 만 13~18세 청소년 5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10.2%는 ‘최근 2주 이내에 자해나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중학생(7.45%)보다 고등학생(13.81%)이 더 높았다. 학회는 “청소년의 우울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방역과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신건강 상담 건수는 2만704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급증했다.

학원가가 밀집한 서울 대치동에서는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학생·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허유경 나무들 심리상담센터 대표는 “청소년 우울, 불안에는 교우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비대면수업 재개에 따른 학교 폐쇄, 인적 교류 중단이 학생들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울증을 겪으면 성인은 무기력감을 나타내는 반면 청소년은 짜증이 늘고 공격성이 올라간다”며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은정 힐다임 심리상담센터 상담사는 “친구들과 관계가 끊어지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과 함께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장강호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