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4억 비싸게 경매 낙찰받은 집주인

입력
2019-03-2617:22
수정
2019-03-2617:22
시세보다 4억 비싸게 경매 낙찰받은 집주인

서울 여의도의 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경매에서 시세보다 4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소유주가 경매 절차를 지연시키기 위해 직접 입찰에 나서 낙찰가격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미성 아파트 전용면적 92㎡가 1차 입찰에서 16억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감정가격(11억3800만원)의 140.6%에 달한다. 이 아파트 호가는 현재 12억원 안팎이다.

시세보다 4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소유자가 입찰에 뛰어들어서다. 소유자와 연관이 있는 제3자(채무자)가 이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은 총 10억원 정도로 시세보다 적다. 시간이 더 있으면 돈을 갚을 여력이 있을 때 소유자가 집을 지키기 위해 입찰에 들어가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일단 낙찰받았다가 잔금을 안 내는 방식으로 경매 일정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이때 반드시 낙찰을 받으려면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야 한다. 그럼에도 입찰 보증금을 날릴 가능 성은 없다. 법원이 빚잔치를 하고 남는 돈을 소유자에게 배당하는 까닭이다.

소유자는 경매 전날인 19일 매각기일 연기 및 재감정신청을 제출했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입찰에 참여했다. 소유자가 경매 원인을 제공한 채무자가 아니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작년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대출규제가 심해져 경매 전 대출 상환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자 직접 낙찰받는 것을 선택한 것 같다”며 “잔금 납부를 포기하더라도 보증금은 배당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손해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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