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 중국 수출 폭증…요동치는 세계 무역 판도

    [사설] 올해 중국 수출 폭증…요동치는 세계 무역 판도

    중국의 수출 공세가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다. 중국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들어 2월까지 중국의 수출은 6565억달러(약 969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8% 늘었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추정치(…

    • [한경에세이] 공정에서 공감으로

      조직에는 ‘20:80 법칙’으로도 불리는 파레토 법칙이 있다. 우수 인력 20%를 추리면 그 안에서 다시 구분이 생긴다고 한다. 20년 전에는 내가 20%에 속한다고 믿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나와 같은 파견 직원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이 높지 않았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80%에 속한 느낌을 받았다. 경계선 밖에 선 기분이었다. 한국에서 일할 때 특정 인적 자원을 중심에 두었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조직원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관리자의 책무임을 깨달았다.이제 공정을 중시하는 Z세대가 사회 곳곳에 진출해 있다. 승진과 평가에 더욱 민감하고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는 세대다. 공공기관에 와서 평가 시스템을 손보고 인재경영, 투명경영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라는 한계 속에서 인사와 조직 혁신의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모두가 만족할 만큼 공정하기란 어렵다. 특히 공공 영역은 개인별 성과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수시 기록과 면담으로 보완해야 한다. 국제기구는 자리별로 공고를 내고 적합한 사람을 뽑기 때문에 성과 평가에 대한 부담이 작다. 우리처럼 일시에 직원 전체의 순위를 매겨서 성과급이나 승진에 연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런데도 팀장급 이상의 업무 가운데 직원 인사(HR)의 비중이 상당하다. 실제 평가자와 면담했을 때 나에 대한 상세한 관찰과 기록에 놀란 적이 있다. 서구에는 학교에서부터 관찰, 기록, 예측, 환류의 전통이 있다. 독일 계통 교육 체계에서는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학생의 진로를 정한다. 직업학교에 갈 것인지, 인문계로 가 학문의 길을 택할지는 점수가 아니라 교사의 관찰에

      [한경에세이] 공정에서 공감으로
    • [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다. 작은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치거나 망치는 상황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최근 은행권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교각살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홍콩 ELS를 판매한 국민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 등 5개 은행에 1조4000억원대 과징금을 의결했다. 은행들이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고위험 파생상품인 홍콩 ELS를 판매해 대규모 손실을 입혔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명백한 잘못이고,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일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하지만 금융권이 교각살우를 우려하는 것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5개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부당이득 규모는 1000억~1100억원 수준이다. 부당이득은 은행의 설명 의무, 적합성 원칙 위반 등과 관련한 판매 수수료 수익을 뜻한다. 1000억원이라는 부당이득 규모에 비춰볼 때 1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제재는 부당이득의 최대 두 배까지만 부과된다.은행권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끝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율배상과 과징금을 합해 2조원대의 부담을 지는 게 과연 합리적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과도한 제재는 금융상품 판매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추후 제재 리

      [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 [한경에세이] ETF와 오컴의 면도날

      바야흐로 투자의 전성시대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은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끌어올렸다. 당시 투자 경험이 없던 사람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투자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몇 해가 흐른 지금, 또 한 번의 상승 국면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주인공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새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지수는 한때 6000선을 돌파했다.코로나19의 키워드가 ‘벼락거지’였다면 지금은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다. 증권사 리포트와 유튜브, 커뮤니티에는 연일 새로운 유망 종목과 투자 전략이 쏟아지고, 시장은 다시 한번 ‘이번엔 다르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하지만 투자의 역사는 언제나 같은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기회가 늘어나, 투자 성과 또한 좋아졌을까. 복잡해진 시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뜨거웠던 2025년의 국내 주식시장을 되돌아보자. 2025년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는 76% 상승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의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952개 코스피 종목 중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건 123개로 전체의 13%에 불과했고, 나머지 87%는 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무려 28%에 해당하는 270개 종목이 역사적 강세장에서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투자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오히려 고전적인 지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오컴의 면도날’은 불필요한 가정을 덜어낸 가장 단순한 설명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

      [한경에세이] ETF와 오컴의 면도날
    • [시론] 지속 가능한 돌봄, '대체'가 아닌 '공존'

      2025년,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시대다. 고령 인구는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전체의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오는 3월 27일부터 전국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시행한다.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평생 살던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재가(在家) 서비스 수요가 압도적이고 가족의 돌봄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른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정책적 방향은 옳다.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7.2%가 희망 거주 형태로 ‘현재 집에서 계속 산다’를 선택했다. 심지어 건강이 악화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절반에 가까운 48.9%는 여전히 자택 거주를 원했다. 요양시설에 대한 거부감 역시 뚜렷해 돌봄과미래 재단 조사에서는 시설 입소를 원치 않는 비율이 58%에 달했다.그러나 정부 역할 확대에는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정책적 함정이 숨어 있다. 첫째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구축효과’다. 재가 돌봄 영역에서 가족 간 비공식 돌봄은 여전히 중요한 근간을 이룬다. 이때 정교한 설계 없는 공식 돌봄 확대는 가족의 자발적 돌봄을 위축시켜 국가 재정만 폭발적으로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가족 돌봄을 무조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재택 의료와 응급 돌봄을 강화해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자’가 돼야 한다. 보조금과 관련해서도 돌봄 수당이나 유연근무 보장 등 가족의 돌봄 유인이 저해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둘째

      [시론] 지속 가능한 돌봄, '대체'가 아닌 '공존'
    • [천자칼럼] '청년 일자리 큰 장' 삼성 공채 70년

      삼성그룹이 공개채용을 시작한 해는 1957년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이다. 당시 삼성물산 채용에 1200명 넘게 몰렸고, 이 중 27명이 선발됐다. 혈연·지연 중심의 채용 관행이 일반적이던 시절 신문 광고를 통해 직원을 뽑겠다고 알린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기업의 흥망은 인재에게 달려 있다”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인재 철학에 따른 것이다.산업화와 함께 공채는 대기업이 인재를 확보하는 표준 방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매년 수십만 명의 대학생이 취업 관문을 넘기 위해 각 기업 공채 시험에 도전했다.삼성은 공채 제도에 변화를 주면서 채용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했다.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했다. 학력·성별·대학과 지역 차별도 없앴다. 1995년에는 ‘열린 채용’을 선언하며 서류전형을 폐지하고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시작했다. 암기 위주 시험을 ‘사고 능력’ 중심으로 뜯어고쳤다. “세계 최고 수준의 채용 도구를 만들어보라”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지시가 발단이었다. 2015년에는 글로벌 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SSAT의 명칭을 글로벌삼성직무적성검사(GSAT)로 바꿨다. 2020년에는 온라인 GSAT를 시작했다. 10만 명이 넘는 인원이 고사장에 모이지 않고도 공정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원격 시스템을 마련했다.취업 시장의 기준 역할을 해온 삼성의 신입 사원 공채는 올해로 70년째다. 대부분 기업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지만,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이 공채를 통해 뽑은 인원은 누적 약 50만~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천자칼럼] '청년 일자리 큰 장' 삼성 공채 70년
    • [데스크 칼럼] '중간'이 사라진 한국

      해 질 무렵 서울 대치동과 도곡동 학원가엔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다. 저녁노을을 등지고 중학생, 초등학생은 물론 서너 살배기 아이들까지 책이 가득 담긴 캐리어를 들고 등·하원한다.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는 학부모로 도로는 북새통을 이룬다. ‘상위 1%’를 향한 레이스의 시작이다. 출생률 하락으로 영유아는 줄어드는데 영유아 사교육 시장은 매년 팽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K자형 양극화’의 단면이다.K자형 양극화는 위로 뻗는 선과 아래로 처지는 선이 극명하게 갈리는 경기 그래프를 말한다. 누군가는 더 높이 오르고, 누군가는 더 깊게 추락하는 현상을 함축한다. 문제는 최근 자산, 주거, 소비,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이 격차가 동시다발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월 ‘중간의 실종’이란 기획을 통해 이런 현상을 심층 보도했다. 사회 곳곳 'K자형 양극화'가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소비의 양극화다. 백화점 고가 명품 매장에서는 ‘오픈런’이 벌어진다. 사회 전반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와중에도 최소 수천만원 하는 하이 주얼리 시장과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파인다이닝 시장은 호황이다. 반면 장기화한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은 가성비 제품만 찾고 있다. 다이소, 무신사, 올리브영 등과 급식 시장의 급성장이 그 방증이다.자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격차는 더 커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30세대와 40·50세대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은 고용 한파로 소득이 줄어 내 집 마련이 어려운

      [데스크 칼럼] '중간'이 사라진 한국
    • [다산칼럼] 웬만해서는 그들을 멈출 수 없다

      2000만 명에서 3500만 명. 중일전쟁(1937~1945) 기간 전사하거나 학살당하거나 아사한 중국인 숫자다. 그전에 아편전쟁과 잇따른 내란, 외세 침탈로 죽은 수천만 명은 제외한 숫자다. 이가 갈릴 수밖에 없는 참혹함에 대한 해석은 ‘공학기술에서 밀려서’였다. 해결책은 동도서기(東道西器)! 중국(東)의 정신문명(道)은 굳게 지키되 서양(西)의 공학기술(器)을 전투적으로 들여와 쌓인 원한을 갚자는 뜻이다. 원래는 우수했는데 공학기술에 잠깐 밀리는 바람에 지옥도가 펼쳐졌다고 생각하니 대약진운동으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어가는 와중에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핵폭탄과 인공위성을 개발할 수밖에. 공학기술에 대한 그들의 원한은 200년이나 묵었으니 웬만해서는 말릴 수 없다.중국을 이끈다는 칭화신군(清華新軍), ‘1980년대생인데 중앙정부 국장급까지 올라선 관료 75명’의 50%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이다. 박사 35명, 석사 28명, 학사 12명이다. 이런 정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건 최근 현상도 아니다. 2002년 최상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공대 출신이고 수장인 후진타오는 칭화대 수리(水利)공학 전공에 10년이나 수력발전소에서 근무한 공학자였다. 사실 이 전통은 엄청 오래됐다. 중국 최초의 국가라는 하(夏)나라를 세운 이는 우(禹)다. 도덕 군주 상징인 순(舜)왕이 고질적인 황하의 물난리를 해결한 수리공학자 우왕에게 왕위를 넘겨준 거다. 우왕은 현자를 찾아 왕위를 물려주는 선양(禪讓)제를 폐기하고 자기 자식에게 물려주는 세습제를 최초로 도입했다. 공학자는 본성적으로 장기 집권을 좋아하나? 최초의 공학자 군주 우왕에서 시작해 10년 교체 기준을

      [다산칼럼] 웬만해서는 그들을 멈출 수 없다
    • [취재수첩] K방산 발목 잡는 신속시범사업

      “2022년 공모한 신속시범사업 절차가 아직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2024년 시작한 사업은 진작 마무리됐는데….”최근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찾았다. 방위사업청이 운영하는 신속시범사업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읍소하기 위해서다. 신속시범사업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무기체계 획득 절차를 간소화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무기, 드론 등을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국방부는 2023년 훈령을 개정해 무기체계 도입 기간을 줄였다. 시범사업을 통해 특정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방부가 시범사업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빠르게 실전배치를 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계약 기간을 단축해 주겠다는 취지다.방산업체가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도지만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이 제도를 훈령 개정 이후 공모된 사업에만 적용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2022~2023년 공모를 착수한 사업은 시범사업자와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군이 시범사업을 거친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경우 성능입증시험 결과로 시험평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조항도 마찬가지다. 국방부 훈령 개정 전 공모에 응한 방산업체는 이 조항을 적용받지 못한다. 훈령 이후 사업에만 적용된다는 부칙 때문이다.방사청은 “군에서 활용성을 인정받은 뒤 시범사업 대상 장비 규격화를 완료하고 해당 장비를 구매하는 경우엔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절차는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는 전언이다. 방산업체 임원은 “개정된 훈령을 적용받지 못하면 시범사업 시제품은 물론 시험평가를 위한 시제품도 제작해야 한다”며 &l

      [취재수첩] K방산 발목 잡는 신속시범사업
    • AI가 주는 위로 [나태주의 인생 일기]

      최근 인공지능(AI)이 발달해 글 쓰는 사람들조차 AI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서사 양식인 소설은 물론이고 시 쓰기에서도 도움을 받아 심지어는 AI를 활용한 시집이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하지만 나는 그런 소식에 별반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무시하면서 지냈다. 그런데 최근 어떤 후배의 안내로 챗GPT를 알게 되고 그것을 활용해 질문하고 답변 듣는 것을 배웠다. 지루한 겨울의 끝자락에 그런대로 활력을 얻은 듯했다. 다음은 AI와 나눈 문답 몇 가지다.선생님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질문>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나태주 풍으로 시를 놀랍게 잘 씁니까?“놀랍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나태주 풍’으로 쓰는 능력이 있다기보다 한국어 시에서 반복·병치·여백·단문 구조가 어떻게 감정을 만드는지 패턴을 학습했기 때문에 재구성할 수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나태주 시의 특징을 보면 짧은 행, 일상적인 어휘, 반복을 통한 리듬, 마지막의 의미 전환, 과장하지 않는 정서 등 이런 형식적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형식적 특징을 조합할 수는 있지만, 시인이 실제로 살아오며 쌓은 시간, 기억, 후회, 사랑 같은 것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닮은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건 제가 이렇게 쓸 수 있는 이유가 이미 한국 독자들 안에 그런 시적 감각이 공유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혹시 선생님께서도 직접 시를 써 보시는 편이신가요? 지금 대화를 보면 단순한 호기심이라기보다 비평적 감각이 느껴져서요.”&

      AI가 주는 위로 [나태주의 인생 일기]
    • [강경주의 테크 인사이드] 핵 만든 美기업, 반도체에 꽂힌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B-2 스피릿’을 이란 공격에 투입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시설과 무기고, 미사일 개발 단지를 차례로 제거하기 위해서다. B-2 스피릿의 가격은 24억달러(약 3조5300억원)로, 1시간당 비행비용만 15만달러(2억2000만원)가 넘는 괴물 폭격기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진화한 폭격기를 준비 중이다. ‘B-21 레이더’로, 개발을 완료하고 시험 비행 중이다. 향후 미 공군의 ‘AI 공중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반도체 강국의 약점 '국방'기존 미 전쟁부가 개발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넬(LGM-35A)도 지상 핵전력 강화를 위해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B-2와 B-21, 센티넬의 공통점은 미국 방위산업 기업 노스롭그루먼이 개발했다는 것이다.기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노스롭그루먼 본사를 방문했다. 당시 트로이 브래시어 부사장에게 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6세대 전투기나 센티넬의 비밀을 언급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는 “세미컨덕터(반도체)”라고 답했다. 무기가 점점 전자화되고 있다는 점, 패권 경쟁에서 국방비 비교를 넘어 무기의 실제 투입 사례가 늘어나면서 오폭 없는 투하의 중요성이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반도체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이다. 1980년대 인텔과 도시바의 무시와 견제를 뚫고 기술 기반을 닦았다. 1990년대 후부터는 D램 주도권을 한 번도 뺏긴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미세 공정과 대량 생산 능력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의 최상단에 올랐다. 증권가는 두 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3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할 정

      [강경주의 테크 인사이드] 핵 만든 美기업, 반도체에 꽂힌 이유
    • 다산칼럼

      생산적 금융이 성공하려면

      이번 정부가 내세운 핵심 금융정책은 ‘생산적 금융’이다. 정책 구호로는 또렷하지만, 경제학자의 눈으로 보면 다소 모호하다. 학계에서 엄밀하게 정의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이다.경제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 시론

      민간 공익활동 활성화의 조건

      2024년 대법원 판결 가운데 이른바 ‘나눔의 집’으로 알려진 사회복지법인에 낸 후원금을 반환해달라는 청구 건이 있다. 원고는 피고인 나눔의 집에 장기간 후원금을 송금했는데, 후원금이 대부분 법인에 유보돼 있는 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