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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반도체 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사설] 한국 반도체 산업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7%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가 컨센서스(11조8600억여원)를 크게 밑돈 ‘어닝 쇼크’ 수준이다. 매출은 76조원으로 작년 3분기에 비해 2.7% 늘었지만…

여기는 논설실

'테크노폴리틱스 시대' 美·中 기술경쟁 언제까지? [여기는 논설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통상과 산업, 기술과 기업 등 경제 이슈를 넘어 안보 쪽으로 대립의 전선이 넓어진 지도 오래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에는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흔들려버린 글로벌 공급망은 전 세계 산업 지형을 완전히 바꾸면서 인플레이션 폭풍을 세계 경제에 던졌다. 가스 석유 등 에너지에 이어 곡물 등 식량 자원까지 무기화된 지도 한참이다. 이 모든 변화의 기저에 미·중의 심각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산업계에서는 반도체 동맹이 재편되고 있는 와중에 희토류 등이 필수인 배터리 등으로 미·중 대립은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은 좌표설정이 어려워졌고, 운신의 폭에도 여유가 줄었다. 한국은 북한핵문제라는 한층 심각한 안보 문제까지 겹쳐 있다.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 급변동의 근본 요인이기도 하다. ◆자국 정부에 쓴 소리 美 전문가, 옹호 일변도 中 전문가이 문제를 놓고 한국 미국 중국의 입장 변화 여부를 재볼 수 있는 국제 토론회가 지난 주 열렸다. 대형 국제행사로 자리 잡아온 제주포럼의 여러 세션 가운데 하나였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전문가들도 다수 참석하는 제주포럼은 올해 17번째다. 중문단지 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흘 간 연속된 여러 국제 세미나 토론회 세션 가운데 하나인 ‘테크노폴리틱스의 시대, 미-중 기술 경쟁과 한국의 선택’ 세션에 필자도 3국 공동 토론자로 참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외교부와 더불어 제주포럼의 공동 주최기관인 동아시아재단이 마련한 세션으로, 사회는 류상영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평화 공존 번영’

'테크노폴리틱스 시대' 美·中 기술경쟁 언제까지? [여기는 논설실]
  • [취재수첩] 北 도발에도…한·미·일 연합훈련에 딴지 거는 野

    지난 6일 서울 용산의 국방부는 종일 무거운 분위기였다. 출입 기자들은 출근길에 ‘북,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란 합동참모본부의 문자를 받았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종류가 각각 달랐는데, 발사 장소(평양 삼석)도 낯설었다. 오후 6시30분께 합참은 다시 “할 얘기가 있다”고 알려왔다. 북한 군용기 12대가 황해도 일대에서 이례적인 편대비행에 나섰고, 우리 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는 내용이었다.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예측불허의 ‘비대칭 도발’에 나섰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비행 중 변칙 기동이 가능한 미사일을 섞어 쏜 게 대표적이다. 에너지난이 심각한 북한에서 12대의 공군기가 무력시위를 하자 “북한이 마치 ‘준전시 상황’처럼 대응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한·미·일 해상 전력은 동해에서 미 항공모함이 참여한 연합 훈련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전혀 개의치 않는 대담함을 보였다.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본이 참여한 연합훈련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합참의장에게 “(우리 군이) 일본 자위대를 독도 근해에서 합동 훈련에 참여하게 하면 정식 군대로 인정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설훈 의원은 “북한이 도발한다고 한·미·일 동맹을 만들어내려는 구조가 대단히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 대표와 중진 의원의 발언에 군 일각에선 “지금이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시기냐”는 반응이 나왔다. 일본 자위대의 초계기·정보 수집기 등 군 정보자산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직 위성

    [취재수첩] 北 도발에도…한·미·일 연합훈련에 딴지 거는 野
  • [한경에세이] 촘촘한 예술가 지원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겠어. 나 좀 도와줘.”무인 점포가 늘면서 들려오는 소리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점차 일상화되는 원인도 있겠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 설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얼리어답터가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에게 마냥 행복한 일은 아니다.키오스크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현상을 이르는 ‘노인 키오스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정보기술(IT)의 발전에 따른 사각지대가 생겨난 것이다. 지난 5월 발표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기술 이용 수준은 43.1점으로 전체 평균 대비 32.7%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비단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해야 하는 시니어의 고민이 매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서울시나 정부 등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지원사업의 사례에서도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필요한 내용을 서류로 작성해 제출하던 것이 정보 플랫폼에 자료를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애를 먹고 있는 시니어가 늘어났다. 평생 문화예술 현장에서 뛰어온 노하우가 정점에 쌓일 무렵 IT라는 진입장벽에 막혀 베테랑의 커리어가 답보상태에 머물게 된 것이다. 이런 사각지대는 장년층뿐 아니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필드에 나왔지만 활동 경력이 부족해 지원사업 서류의 첫 줄을 채우지 못해 매번 낙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년과 원로처럼 지원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를 위한 정책은 공공기관에 늘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지난달 30일 2023년에 진행할 ‘서울문화재

    [한경에세이] 촘촘한 예술가 지원
  • [고두현의 아침 시편] 울지 못하는 닭과 나무로 만든 닭

      일찍 우는 닭 얻고 키우던 닭을 잡다  (得早鳴鷄烹家中舊鷄)                             울지 못하는 놈 잡아먹고 잘 우는 놈 기르노니울기만 잘해도 속이 뻥 뚫리도다.밤하늘 은하수로는 새벽 알기 어렵고바람결 종루로도 시각 다 알 수 없어라.베갯머리 근심 걱정 자꾸만 기어들어내 가슴 시름으로 편치 못하더니이불 끼고 뒤척이며 잠들지 못할 적에꼬끼오 첫닭 소리 듣기에도 반갑구나.* 성현(成俔·1439~1504) : 조선 초기 문신, 시인.---------------------------------------  이 시를 쓴 성현은 조선 초기 문신입니다. 지금의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근처에 있는 약전마을에 살았지요. 그도 여느 집처럼 마당 한쪽에 닭을 키웠던 모양입니다.  남의 병아리 지극정성 키운 의계(義鷄) 첫 구절의 ‘울지 못하는 놈 잡아먹고 잘 우는 놈 기르노니/ 울기만 잘해도 속이 뻥 뚫리도다’라는 표현부터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는군요. 닭이 일찍 울어야 제 역할을 하는데, 울지 못하니 그놈은 잡아먹고 잘 우는 놈을 키운다는 얘기죠.  예부터 닭에 관한 예화는 많습니다. 그중에는 의계(義鷄) 얘기도 있지요. 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들을 부화시켜 놓고 금방 죽고 말았습니다. 솜털 같은 병아리들은 추위에 떨며 삐약삐약 울었죠. 이를 본 다른 암탉이 기진맥진한 녀석들을 불러 모으고는 날개로 감싸 밤새 품어줬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 모두 기사회생했다고 해요.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병아리들을 지극 정성으로 키운 이 암탉을 의계라 부르고 잡아먹지 못하게 했다는 얘기가 조선 중종 때 김정국의 『사제척언』에 나옵니다.&n

    [고두현의 아침 시편] 울지 못하는 닭과 나무로 만든 닭
  • [한경에세이] 여성의 성공, 왜 느릴까

    내 또래의 여성 과학기술자는 학업 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차별을 공유하곤 한다. 여성이어서 기업의 장학금 대상이 아니었고,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여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공표하는 연구실이 있었고, 교수로 지원하려고 하니 여성 교수는 고려하지 않으니 지원하지 말라는 충고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 차별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22년에는 이 같은 노골적인 차별은 대부분 없어졌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왜 리더급 여성은 여전히 적을까?<여성의 성공, 왜 느릴까?>의 저자 밸리언은 성별 스키마, 성별 차이에 대한 인식과 고정 관념이 여성을 낮게 평가한다고 했다. 또한, 이런 미세한 차별이 쌓여 큰 불이익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다른 분야에도 많은 사례가 있겠지만, 과학기술 분야에서 같은 이력서에 이름을 영희에서 철수로 바꿨을 때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국외 연구에서 여러 번 검증됐다.같은 의미로 요즘은 무의식적 편향과 이로 인한 차별이 논의된다. 무의식적 편향 혹은 편견은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습된 태도 또는 고정관념으로 정의된다. 이는 젠더뿐만 아니라 인종, 나이, 키와 같은 신체적 특성 등 다양한 요소에 적용된다. 구글 벤처스에서 제공하는 ‘직장에서의 무의식적 편향’ 비디오에서는 우리가 모두 무의식적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미세한 차별이 쌓여서 어떻게 큰 차별로 돌아오는지 전산 모사를 통해 보여준다.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무의식적 편향에 의한 차별을 줄이고 포용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

    [한경에세이] 여성의 성공, 왜 느릴까
  • [허원순 칼럼] 韓 좌파, 감세나 규제혁파 중 하나는 양보해야

    국정감사 무용론에 빠지다가도 의미 있는 정부 통계를 이런 때에나 보니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 정책 자료가 그런 것이다. 최근 5년간 급등한 조세부담률이 올해 23.3%에 달했고, 사회보험까지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30.9%로 치솟았다는 내용이다. 재정·예산통인 송 의원이 기획재정부 자료를 종합한 것이다. 재정준칙이 없으면 2040년엔 국가채무가 GDP의 100%를 넘는다는 같은 당 김상훈 의원 경고도 국감의 순기능을 살리는 사례다. 김 의원은 국회예산처에 의뢰해 2060년 국민 1인이 부담할 나랏빚이 1억원 이상이라는 전망도 했다.국민부담률은 국가 경영의 중요한 잣대지만 정부로서는 불편한 지표다. 정권의 좌우보혁 성향 차원이 아니라 나라 살림을 세금에 기대는 정부의 염치 비슷한 문제다. 아직 본격화된 적은 없지만 조세저항이라도 일어나면 국가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기준이다. 건전재정, 연금개혁을 촉구하는 이면에는 납세 거부, 국적 이탈 같은 조세저항 지뢰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국민부담률 30% 돌파는 하나의 고비요, 전환점이다. 2010년 22.1%, 2016년 24.4%에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부지불식간에 이 선에 와버렸다. 최근 연도의 단기 급등은 용인할 만한 수준인지, 앞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복합 경제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판에 정책을 가장한 포퓰리즘 경쟁이 계속되니 저지선이나 위험선을 정해둘 필요가 있다. 국가채무를 GDP의 60%로 막겠다는 재정준칙과 함께 갈 기준이다. 4대 공적보험 기능과 성격을 볼 때 사실은 조세부담보다 국민부담률을 더 비중 있게 봐야 한다. 하지만 급등하는 국민부

    [허원순 칼럼] 韓 좌파, 감세나 규제혁파 중 하나는 양보해야
  • [데스크 칼럼] 누가 알아 '스맛폰'이 귀화할지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이는 하이데거다. 모든 인간은 언어 안에 존재한다. 이 땅에선 한국어로 꿈꾸고 한국어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언어는 같은 말을 사용하는 집단의 문화와 역사, 그 표면이다. 그것은 세대를 넘어 유전한다.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켜내기 위한 분투는 이런 철학적 바탕에 근거했다. 그 후예인 우리는 다국적 언어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티켓을 미리 겟해서 웨이팅 없이 세팅이 됐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외래어 남용을 지적한 예다. 우리말 지킴이가 아니라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극단적 사례이겠지만 외래어 침습은 한국어에 가장 큰 도전이다. 고유어 지킴이들은 한자어 사용까지 문제 삼는다. 우리말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외래어는 무조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은 온당한가. 死語는 자연선택의 결과놈 촘스키는 언어가 살아 움직이는 존재라고 했다. 언어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사멸한다. 우리말을 보존하고 지키자는 명제는 다분히 도덕적이다. 우리말 지킴이들은 죽은 언어조차 되살려내려 애쓴다. 하지만 죽은 말은 다 이유가 있다. ‘자연선택’이다. 다윈 진화론의 요체다. 언어의 일생에도 이 말은 합목적적이다.고뿔이라는 말이 있다. 겨울이 오면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광고가 방송을 탔다. 고뿔은 감기에 밀려 죽은 단어다. 감기는 한자어, 고뿔은 순우리말이다. 빵이 포르투갈어 pao에서 왔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가방은 네덜란드 출신이다. 이들은 일본어를 거쳐 우리말에 정착했다.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다. 보라매, 수라는 몽골이 고향이다. 모두 귀화어다.2001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다. 새로운 존재의

    [데스크 칼럼] 누가 알아 '스맛폰'이 귀화할지
  • [취재수첩] 디지털 흐름에 역행하는 수학 교육 정책

    서강대 공대 교수들은 최근 ‘수학 대책 회의’를 열었다. 1학년들의 수학 실력이 부족해 진도를 제대로 나가지 못하자 따로 보충 강의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경영·경제학과 교수들도 고민이 많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떠오르는 미래 학문의 기초가 수학인데 신입생들의 실력은 갈수록 떨어져 문제”라고 말했다.대학에서만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다. 서울의 한 유명 회계법인은 요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수학 재교육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스펙은 월등히 좋아졌는데 정작 수학 능력은 떨어졌다”는 게 이 회사 고위 임원의 말이다.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학문의 기초가 되는 수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점점 더 ‘수학을 안 하는 나라’가 돼 가고 있다”는 한탄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교육부 정책은 산업계 목소리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수학 과목은 ‘쉽게 쉽게’만 강조돼 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시행된 7차 교육과정의 수학교육 대원칙에 ‘학습 부담 경감’이 명시되면서 ‘모든 학생이 어려운 수학을 꼭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이어 2017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선 행렬이 빠졌고, 2021학년도엔 기하가 제외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교육부는 6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방정식과 이차함수에서 난도가 높다고 지목된 일부 학습 내용을 삭제한다고 발표했다.명분은 사교육비 경감이다. 고등학교에서 ‘수포자(수학포기자)’가 3분의 1에 달하는 상황에서

    [취재수첩] 디지털 흐름에 역행하는 수학 교육 정책
  • [이슈프리즘] 인구 정책, 전두환 때부터 잘못됐다

    지금과 같은 초(超)저출산이 이어진다면 한국은 언제쯤 소멸할까. 물론 외국인 유입이 현재처럼 거의 이뤄지지 않고 기대수명도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서다. 한국 소멸 시점은 현재 인구에서 매년 증감을 따져보면 나올 것이다. 변수는 증가 쪽에선 매년 출생아와 성비,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 등이다. 감소 쪽에선 매년 사망자와 기대수명 정도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600~2700년 정도쯤 마지막 한국인이 태어나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인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과 숫자는 합계 출산율 2.1명이다. 장기적으로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출산율이 2.1명이다. 이론적으론 인구의 절반인 여성 1명이 평생 2명의 자녀를 낳는다면(출산율 2.0명) 현재 인구가 유지된다. 다만 자연 성비, 예상치 못한 사망 등을 감안했을 때 통상 출산율 2.1명이 인구 유지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진다.한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이었으며 올해 2분기는 0.75명으로 떨어졌다. 2.1명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숫자다. 한국보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먼저 닥친 서유럽 국가와 미국의 출산율이 1.5~1.8명이다. 일본도 1.3명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출산율이다.한국이 인구정책을 편 것은 1960년대부터다. 물론 정책의 기준은 출산율 2.1명이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엔 출산율이 너무 높아 산아를 제한하기 위한 정책(가족계획)을 썼다. 통계청의 공식 통계가 시작된 1970년의 출산율은 4.5명이었다.출산율이 2.1명을 밑돈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1983년이다. 출산율은 1982년 2.4명에서 1983년 2.1명으로 떨어졌으며 1986년엔 이미 1.5명대로 낮아졌다.문제는 출

    [이슈프리즘] 인구 정책, 전두환 때부터 잘못됐다
  • [천자 칼럼] 빈 살만의 몽니

    아랍인들의 이름은 ①본인 이름 ②선대 이름 ③가문 이름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우리가 ‘빈 살만’이라고 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이름은 사실은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다. 즉, 본인 이름은 무함마드이고 살만의 아들이며, 아버지 살만은 압둘 아지즈의 아들이고 사우드 가문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알(al)은 가문, 빈(bin)은 ‘~의 아들’을 의미한다. 이름만 보면 가문과 족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빈 살만은 2016년 왕세자로 책봉된 뒤 최근 총리직에도 오른 명실공히 사우디 최고의 실세다. 6000명에 달하는 사우디 왕자 중 ‘원 톱’이고, 석유에서 나오는 천문학적인 부(富)와 전 세계 15억 이슬람 인구 중 다수(85%)인 수니파의 종주국 리더 지위가 보장돼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31세라는 어린 나이에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스스로 쟁취하고, 정적은 물론이고 비판자들까지 무자비하게 숙청한 ‘냉혈한’이라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집권 후엔 원전과 인공지능, 네옴 신도시 등에 1000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며 ‘석유 이후’ 사우디를 그리는 비전 있는 리더라는 평가도 많다.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그제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하면서 빈 살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은 그가 주도하는 OPEC+가 감산 카드로 미국을 코너로 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켜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정부를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맹방인 사우디와 미국은 빈 살만 집권 후 삐걱거리고 있다. 빈 살만은 권력 투쟁 과정에서 자신의 정적을 지원하고,

    [천자 칼럼] 빈 살만의 몽니
  • [한경에세이] 흉터 없는 상처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사에서,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상처받는다. 각자 다른 개성의 사람들이 어울리다 보니 어쩌면 상처를 주고받는 일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필자는 세상 사람들이 마음으로 받는 상처는 두 종류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첫 번째 상처는 멍은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상처다. 부부로 치면 ‘투덕투덕’하는데 결정적인 한마디는 참는 경우다. 그 한마디를 참으니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사라진다. 회사로 치면 관계의 대립이라기보다 ‘업무성과’라는 목적의식을 갖고 대립하는 경우다. 이런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앙금이 사라지고 때론 오히려 관계를 돈독하게 만든다.두 번째 상처는 예리한 칼날로 도려내서 시간이 지나도 흉터가 남는 경우다. 부부간의 불륜과 같이 회복하기 어려운 잘못, 회사 내 성희롱, 리더의 이른바 라떼 훈육, 성과에 따른 인격 모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친구 사이에 “나는 뒤끝은 없다”며 함부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상처는 첫 번째와 달리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다.안타까운 것은 최근 우리 사회와 직장 내에서 흉터가 남는 상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왜일까. 정보 홍수 속에서 흉터가 남는 일들이 계속 노출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디어 알고리즘으로 비슷한 뉴스만을 반복적으로 접하다 보니 상처의 위험성에 우리 모두 무뎌진 것은 아닐까.세대 갈등 역시 한몫하고 있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 우리는 밀레니얼·Z세대·X세대·1차 베이비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 등 5개 종류의 세대와 공존하고

    [한경에세이] 흉터 없는 상처
  • 이소연의 시적인 순간

    희망은 있다

    가을은 단풍이 아닌 비를 먼저 데려왔다. 비가 가을을 데려온 것인지도 모른다. 태풍과 집중호우 속에서 포항에 있는 부모님 댁도 수해를 입었다. “엄마 어떡해?” “뭐가 어떡하긴 어떡해?” 상가에 물이 찼다가 빠졌고 청소를 하는 중이라고…

  • 특별기고

    미국·캐나다 순방에서 얻은 성과

    5박7일간의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에 미국 워싱턴DC, 뉴욕과 캐나다를 방문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의 피해가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국내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으로 향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