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티몬·위메프 사태…도마에 오른 e커머스 신뢰성

    [사설] 티몬·위메프 사태…도마에 오른 e커머스 신뢰성

    국내 e커머스 이용자 수 4위와 5위(알리·테무 제외)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입점한 판매자들이 받지 못한 결제 대금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를 앞두고 예약한 숙박·항공권이 취소되면서 …

    • [한경에세이] 동네 가게의 가치

      메타버스가 세계인의 화두가 된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극심하던 시기였다. 세계 정부가 전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람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가상세계에서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 기업들은 메타버스로 몰려갔다. 그러나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의 세계는 어떠한가?우리는 여전히 현실에 산다.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지만, 우리의 경험은 대부분 ‘발을 딛고 선 현실 세계’에서 기인한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 변치 않을 사실이다. 영상통화가 부모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고 한들, 직접 찾아뵙는 것만 못하지 않은가. 엔데믹 이후 배달시장의 역성장만 봐도 사람들이 얼마나 오프라인에서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했는지 알 수 있다.‘빵지순례’라는 말이 있다. 전국 각지의 지역 대표 빵집을 일부러 찾아가 빵을 먹고 온다는 뜻이다. 지역의 ‘동네 빵집’이 전국구 유명 빵집이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전 성심당, 대구 삼송빵집, 군산 이성당 등은 모두 그 지역에 갈 때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곳이 됐다. 이런 가게 앞에는 으레 길게 늘어선 줄이 있고, 그 고객들은 온 김에 지역을 관광하고 인근 가게에 돈을 쓴다. 지역 상권에 미치는 유명 빵집의 낙수효과다.문제는 동네 가게가 지역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할 사회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명 빵집들은 운 좋게도 소상공인에서 소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대부분 소상공인은 ‘돈 잘 버는 가게 사장님’에 그친다. 장사가 한창 잘될 때조차 은행 등 1금융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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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수첩] 빗썸發 '이자율 연 4%' 소동이 남긴 씁쓸한 뒷맛

      “빗썸이 업계 최고 수준을 넘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국내 2위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이 지난 23일 오후 6시께 발표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빗썸은 “24일부터 원화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율(이자율)을 연 2.2%에서 연 4.0%로 높인다”고 공지했다. 제휴 은행인 농협은행에서 지급하는 연 2.0%의 이자에 더해 빗썸이 추가로 연 2.0%를 부담하는 식이다.업계 안팎에선 예치금 이자율을 둘러싼 출혈경쟁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른 거래소들도 전날 빗썸의 이자율 인상 발표가 나온 뒤 부랴부랴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예상과 달리 논란은 금세 해소됐다. 빗썸은 23일 오후 11시58분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준수를 위해 추가 검토할 사항이 발견돼 이자율 상향 조정에 관한 안내를 철회하게 됐다”며 기존 공지를 정정했다.빗썸이 반나절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은 금융당국의 제동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운용수익보다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암호화폐 업계의 출혈경쟁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는 빗썸이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을 들고나오며 거래소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출혈경쟁이 매번 반복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뒷맛이 썩 개운치 않다. 이자율과 수수료율이 거래소업의 본질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거래소의 경쟁력은 △상장 코인의 다양성 △거래소 재무 안정성 △투자 편의성 등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자율과 수수료율을 둘러싼 경쟁만 부각되고 있다.업계에선 현 규제체계에서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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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에세이] 왜 나만 처벌합니까!

      법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유·무죄 판단을 필요로 하는 형사 실체 사건을 1800여 건이나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과속, 신호 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범칙금과 벌금, 구속 처분을 받은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도 다 위반하는데 왜 나만 처벌받는가”라는 항변을 쏟아내는 모습을 자주 접했다. 흔히 범법자는 억울함과 불만을 항변으로 표출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불법의 평등’ 주장에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한 국가의 형벌권 행사는 모든 범법 행위를 일일이 감시하고 처벌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에서 출발한다. 국가 사법기관은 증거가 확보된 순서대로 처벌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한정된 자원과 인력으로 운영되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범법 행위를 100% 처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 집행의 불완전성을 이유로 자신의 범법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법치주의 사회에서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단속되고 증거가 확보된 경우에만 처벌이 이뤄지는 현실은 불가피하다. 이는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만약 적발되는 범법자를 검거하지 못한 다른 범법자와의 형평성 때문에 즉시 처벌할 수 없다면 법의 권위와 신뢰성은 약화할 것이다. 그래서 ‘재수 없이 걸린 사람’만 처벌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애초부터 법치주의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사고실험을 해보자. 만약 모든 범법 행위를 단속하고 처벌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단속되지 않은 범법자가 있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람의 불만을 인정한다면 법의 공정성을 해치고 사회 전반에 무질서를 초래할 것이다. 어느 정도 &ls

      [한경에세이] 왜 나만 처벌합니까!
    • [시론] 북·중·러 '갈라파고스 브로맨스'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 동조화 움직임이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북·러 간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는 등 북한에 동맹 보따리를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예고한 만큼 북·러 관계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지난주 러시아 국방부 방산담당 차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도 예사롭지 않다.북·러의 이번 조약이 1961년 문서와 비교해 유엔 헌장과 국내법 등 유사시 자동 개입을 제어하는 단서 조항을 포함했으나 큰 의미는 없다. 러시아는 유사 입장국과 체결한 조약에서 ‘유엔 헌장 제51조’와 ‘국내법’ 등을 관행처럼 사용해 왔다. 북·러 조약에 근거해 민간인으로 위장한 북한 공병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하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 않다. 이제 한·미 양국은 북한 급변 사태 때 중국은 물론 러시아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까지 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법적으로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고,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도 공고하다. 북·러 지도자가 1인 독재체제를 확립한 만큼 조약의 실행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를 받으며 극한의 고립에 처한 북·러 정상은 갈라파고스에서 손을 잡았다. 푸틴과 김정은의 브로맨스를 바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속내는 복잡하다. 혈맹 북한을 러시아에 빼앗긴 섭섭함을 어디에 하소연할 수 없다. 그렇다고 북·러 동맹 관계에 중국이 섣불리 동참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 주석의 정치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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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칼럼] 법관들의 재테크

      공직자 재산 공개가 시작된 것은 김영삼 정부 때였다. 차관급 이상 모든 공직자가 자진해서 재산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때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고위 법관만 103명인 사법부였다. 입법부, 행정부가 모두 재산 공개를 하는 마당에 사법부만 빠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자산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법관 중 한 명이라도 투기 혐의자가 나오면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과 함께 재판의 권위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당장 첫 재산 공개 후 김덕주 대법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변호사 시절 본인과 자식 명의로 투기지역인 용인 땅을 매입한 것에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다. 절대농지를 산 지방법원장 한 사람도 뒤를 이었다. 과도한 ‘재테크’로 법복을 벗은 첫 사례다.대법관, 헌법재판관 후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기묘묘한 재테크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엔 한 대법관 후보자가 20억원 가까운 재산을 보유하고도 4000만원이 넘는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자금 대출 재테크’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법관의 재테크 대상은 전통적으로 예금, 부동산 자산이었다가 요즘은 주식으로 재산을 불린 주(株)테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0억원 가까운 처가가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재산 공개 때 누락한 사실이 드러나 낙마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아들 부부를 15개월간 공관에 살게 해 ‘관사 재테크’를 도왔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최근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는 비상장 주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후보자의 20대 딸이 아버지 돈으로 주식을 사고 다시 아버지에게 되팔아 63배의 차익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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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광엽 칼럼] 권력의 '치명적 낭만'

      ‘하고 싶은 대로 오늘은 이 일, 내일은 저 일, 아침은 사냥하고 오후는 낚시하고 저녁녘엔 소를 몰고….’마르크스가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묘사한 공산사회의 목가적 일상이다. 꿈 같은 세상을 향한 70년 실험은 “빈곤의 평등”(고르바초프)으로 막 내렸다.하이에크는 설계주의가 필패하는 이유로 치명적 자만을 꼽았다. 탁견이지만, 치명적 낭만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주의 전체주의 포퓰리즘 같은 선동체제에선 늘 치사량의 낭만이 발견된다.바로 그 망국적 ‘낭만 바이러스’가 한국을 덮쳤다. 엿새 전 ‘국회 기본사회 포럼’이 출범했다. 포럼 대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본사회를 “불안 없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로 정의했다. 두 세기 전 불순한 이들이 그려낸 이상적 사회와 판박이다.박주민은 ‘부족한 것은 재원 아닌 상상력과 용기’라고 했다. 위험천만한 용기다. 1인당 월 10만원 기본소득을 주는데도 올 국방비(59조원)와 맞먹는 60조원이 든다. 민주당이 목표하는 월 50만원 지급에는 연 300조원이 소요된다. 기본 금융·주택·의료·교육까지 챙기려면 글자 그대로 천문학적 돈이 필요하다.현행 복지를 유지한 채 ‘기본 복지’를 추가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어불성설이다. 해법으로 들이민 대기업·부자 증세와 국채 발행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을 꼭 빼닮은 방법론이다. 증세와 돈살포 규모가 소주성의 10배, 100배로 훨씬 대담하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기본 복지를 확충하면 소비 증가, 성장 촉진의 선순환이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착각이거나 위선이다. 인플레를 유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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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대체어 없는 '극단적 선택' 폐기

      “그곳은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니었다. 나는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모든 희망을 버리고 무거운 돌문을 삐걱 열고 들이민 한 발, 단테의 ‘지옥’이다.지옥이 <신곡>에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 온 나라가 걱정인데 주어진 생명을 스스로 멸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 평균 37명 넘는 사람이 세상을 등진다. 민원에 시달리던 공무원, 학부모의 압박에 무릎 꿇은 교사, 모멸을 못 견뎠다는 배우…. 이들에겐 지금 이곳이 지옥이었다. 이들의 죽음을 전한 신문과 방송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했다. 용어가 자살 방아쇠는 아냐지난해 한국의 자살자는 1만3770명. 교통사고 사망자(2551명)의 다섯 배를 넘었다. 2021년 1만2252명, 2022년 1만3352명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9년간 자살률 1위다.언어 규범은 보통 사회가 질주하는 보폭보다 느리게 변한다. 뒤따라간다. ‘자살’이란 말을 신문 뉴스에서 금기시한 것은 2004년이다. 10여 년 뒤 ‘극단적 선택’이 대안으로 등장했다. 본래 자살이란 단어는 한국어에 없었다. ‘자진(自盡)’ ‘자결(自決)’을 많이 썼다. 자살은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 선생이 영어 ‘suicide’를 번역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자결에 새로운 자살이 그리고 극단적 선택이 더해졌다.극단적 선택은 저널리즘 언어다. 완곡어법으로 사람들이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독자와 시청자의 순응성이 또 다른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차단한다. 하지만 ‘자살’을 ‘극단적 선택’으로 바꾸었다고 자살자가 줄었다는 기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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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수첩] '살포식 지원' 아닌 통큰 창업 대책 나와야

      “유망 창업가요? 통 큰 한 방 지원 없이는 나오기 힘들죠.”며칠 전 사석에서 만난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창업 생태계가 쪼그라든 원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1억원 안팎씩 찔끔찔끔 투자받은 청년들이 번듯한 기업을 일구는 사례는 1%도 안 될 것”이라며 “지원 요건을 강화해 역량 있는 창업가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는 식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고금리 여파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내 창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창업 건수는 19만7155건에 그치며 4년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0% 줄어든 수치다. 폐업·파산 건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36.3% 늘었다.업계에선 “정부의 살포식 지원이 창업 기업들의 역량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 불황으로 벤처캐피털(VC)업계가 지갑을 닫은 탓에 예비·초기 창업가의 관심은 정부 지원에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가 생색내기식 행정에 매몰돼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되레 ‘알짜’ 기업들이 빛을 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창업 3년 차인 한 정보기술(IT)업체 대표는 “코로나19 당시 플랫폼 분야 창업이 인기를 끌 때는 기류에 편승해 정부 지원금을 타내는 등 소위 눈먼 돈이 많았다”며 “유망 창업자에게 10억~20억원씩 실속 있게 지원했으면 경제 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대표적 창업지원기관인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의 예산은 박근혜 정부인 2016년 1569억8600만원에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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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는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창밖의 빗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비는 사납지 않다. 제 의무라는 듯 추적추적 꾸준히 내릴 뿐이다. 우기여서 눅눅한 실내에서 뭔가를 끼적이느라 끼니때를 건너뛰었다. 배는 출출한데 딱히 입맛이 없다. 1분마다 어린애 23명이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지옥에서 입맛 타령이라니! 문득 구운 가지 요리, 동파육, 장어덮밥, 두부탕수를 떠올렸다가 고개를 젓고 만다. 한소끔 끓여 찬물에 헹군 국수를 매콤한 낙지볶음에 비벼 먹었으면 했으나 냉장고에 재료도 마땅치 않고 재료가 있다고 한들 번잡한 일이라 포기한다.나이가 들면서 입맛도 변한다이럴 때 열무김치 비빔밥을 떠올린 것은 기특한 일이다. 이것엔 보리밥이 제격이지만 잡곡이 섞인 흰밥을 써도 무난하다. 밥맛은 찬밥이라야 그 진미를 알 수 있지. 양푼에 찬밥을 넣고 열무김치와 애호박 젓국을 얹어 고추장에 버무린다. 그 위에 달걀프라이를 얹고 참기름 몇 방울 뿌린 비빔밥 한술을 넣고 씹으면 입안에 감칠맛이 맴돈다. 여기에 얼음 띄운 오이미역 냉국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낸 열무김치 비빔밥은 평소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먹는다. 두어 술 떠먹으며, 이것은 여름의 맛이라고 감탄한다. 비빔밥 그릇을 씻은 듯 비우고 달콤한 즙이 많은 황도 반 개쯤을 삼키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온다.나이가 들면 입맛도 나이 따라 변한다. 어린애의 입맛에서 어른 입맛으로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외할머니는 외지에서 부임해 온 초등학교 교사를 들여 하숙을 쳤다. 아침을 먹고 민화투를 치러 놀러 오는 교장 사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일이다. 교사들의 아침상에만 달걀찜을 올리는데, 먹다 남은 건 내 몫이었다.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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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대기업보다 낮은 中企 대출금리

      지난 5월 중소기업들은 은행에서 평균 연 4.85%(가중 평균) 금리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보다 한 달 전인 4월 연 4.81%에 비해 대출금리가 0.04%포인트 상승했지만, 대기업 대출에 적용된 금리(연 4.99%)와 비교하면 0.1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대출금리는 기본적으로 차주가 갚을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신용도가 높은 차주라면 회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줘도 손해 날 일이 별로 없다. 반대로 신용이 부족하면 원금을 갚지 못하는 부실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대기업의 신용도는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보다 높다. 그런데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이 같은 금리 역전은 2월부터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1월 연 5.28%에서 2월 연 4.98%로 0.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금리도 연 5.16%에서 연 5.11%로 하락했지만, 낙폭은 0.05%포인트에 그쳤다. '금리 역전' 4개월째4개월 연속 금리 역전이 나타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정책자금이다. 한국은행이 저금리로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제도가 중소기업 금리를 낮췄다는 것이다.금융중개지원대출은 은행이 요건에 맞는 중소기업에 대출한 금액 중 일부를 한은이 연 2% 저금리로 은행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역금융, 신성장·일자리 지원, 대출 안정화, 지방 중소기업 지원 등 상설 대출에 더해 지난 1월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항목이 9조원 규모로 추가됐다. 은행들이 이 자금을 공급받기 위해 2월부터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대기업보다 낮은 中企 대출금리
    • 윤성민 칼럼

      인류 역사 최대 인프라에 금이 간 날

      인류가 데이터를 생산하고 축적한 것은 기원 3000년 전 파피루스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하면서였다. 한 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파피루스 이후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인 2000년대 초까지 5000년간 생산된 데이터가 20엑사바이트 정도라고 한다.…

    • 시론

      사회에 이로운 경쟁

      제로섬(zero-sum) 게임이라고 불리는 경쟁이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아니라 주어진 몫을 나누기 위한 다툼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두 항공사가 경쟁한다고 생각해 보자. 한 업체가 대대적인 광고를 해 이전에는 항공 여행을 생각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