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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금리 장기화, 멀어지는 경기회복…경제체질 개선 기회 삼아야

[사설] 고금리 장기화, 멀어지는 경기회복…경제체질 개선 기회 삼아야

우리 경제에 사면초가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 속에서 미국이 긴축 고삐를 옥죄면서 고금리와 고환율까지 3고(高) 악재가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무역수지마저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내년에도 1%대 …

  • [한경에세이] 멘토가 되어 주시겠어요?

    최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퓨처스 클럽 주니어’의 초청으로 국내외 의료기기 회사의 젊은 직원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직장에서 이제 막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대리, 과장급의 30~40대 초반 젊은이들에게 정글짐 같은 일터에서 발을 헛디디지 않고 사다리를 오르도록 도우려면 어떤 조언을 해야 할까. 나는 커리어 관리, 전문성 향상, 워라밸, 멘토링, 네트워킹 등 많은 주제에 대해 과거 글로벌 회사에서의 경험과 생각을 전했다. 그들은 일과 생활에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구했다. “회사 내에 멘토링 프로그램이 없어요. 갑자기 멘토를 구하고 싶다고 말하면 ‘이직하고 싶은 건가’ 하고 상사가 오해할 것 같아요.” ‘멘토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니 그들은 공감하면서도 “5~7년 경력의 직원이 회사 내에 공식적인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하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젊은 직원들이 기업문화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효과적인 제도인데도 멘토링 프로그램이 없는 회사가 더 많았다. 회사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게 여의치 않다면, 어떻게 비공식으로라도 멘토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름이 알려진 외부 전문가보다는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아는 내부 임원이나 두어 단계 위 직급의 다른 부서 상사에게 직속 상사를 통해 멘토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일단 멘토-멘티로 매칭이 되면, 소통 방법도 중요하다. 1 대 1 대화는 지나치게 사무적일 필요가 없지만, 심리상담도 아닌데 멘티가 너무 속마음을 드러내면 멘토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멘토의 태도도 중요하다. 베테랑 리더는 재

    [한경에세이] 멘토가 되어 주시겠어요?
  • 문제는 인플레이션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에 미국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당혹스럽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에도 민주주의 수호와 환경 보호,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 편견 철폐와 빈곤 종식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치인이다. 그런데도 미국인 가운데 4분의 3은 그가 다음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한다. 여러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은데도 왜 미국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에 불만이 많을까? 미국의 실업률은 낮고, 물가상승률은 둔화하고, 실질 소득은 늘어나고 있다고 바이든 행정부는 주장한다. 모두가 걱정해 온 미국의 경기 침체는 아직도 가시화하지 않았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기준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주택시장도 건재하다. 모든 게 장밋빛이다. 그런데도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가운데 60%가량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바이든 경제' 인기 없는 이유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미국인들이 자기 개인 재정 상태에는 만족하지만, 경제 전반에는 불만족스러워하는 이유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우파적 미디어가 제대로 진실을 전달하지 않는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경제 지표와 대중 정서 사이의 괴리를 당파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소비자 심리와 실제 경제 지표의 괴리가 커졌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1980~2020년 동안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경제 지표의 관계를 분석했다. 2020년 이후부터 경제 지표가 견조한데도 소비자 심리는 싸늘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금리가 높을 때 경제와 관련한 대중의 심리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

    문제는 인플레이션이야
  • [한경에세이] 천상병 시인 생각

    추석이 코앞이다. 한 해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이다. 들판엔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하늘에는 둥두렷 보름달이 떠오른다. 달의 살이 꽉 차오르는 것처럼 우리 마음의 살도 조밀조밀 차오른다. 달이 얼마나 휘영청 밝으면 “저 둥근 달빛에 꽃나무 가지 휘어진다”는 표현도 나온다. 시골 아녀자들 입담이지만 격조가 높다. 추석엔 떠나온 고향 집도 방문하고 가까운 이들과 선물도 주고받는다. 부모와 자식이 다시 만나고 일가친척들이 모이는 추석은 예로부터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요즘 추석은 전통적 정감과 다르다. 성묘는 미리 하고 고향 찾는 자식 힘들까 봐 부모가 자식을 찾기도 한다. 며느리가 차례상 차리고 이틀 사흘 손님 접대하는 풍속은 점차 사라져간다. “시어머니가 왜 가족이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예비 며느리도 있는 판이다. 도시의 직장인에게 추석은 곧 휴가로 이어진다. 같은 추석인데 옛날과 지금이 다르다. 공동체의 풍요에서 개인의 풍요로 옮겨간다.추석은 풍요의 한복판이다. 이런 날 나는 가난한 시인 생각이 난다. 대학 다닐 적에, 한국문인협회 사무실에 나가 아르바이트할 적에, “500원만…” 하면서 내게 막걸리값을 받아 가던 천진무구의 천상병 시인이다. 그는 원래 패기만만한 젊은 문사였으나 정권의 탄압을 받아 몸이 많이 상한 뒤 어린아이 마음으로 돌아간 특이한 시인이었다. 경제적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이긴 했지만 그런 가난은 오히려 천상병의 재산이었다.누구나 그를 도와주고자 했다. 천사의 마음을 지닌 시인이 굶어 죽었다는 소리를 들을 순 없지 않은가. 친구 여동생이 보살심을 발휘해 그와 혼인 후 생계를 책임졌다. 그녀는 인

    [한경에세이] 천상병 시인 생각
  • [백광엽 칼럼] '강철멘털 성공호소인'의 상경 투쟁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내내 ‘강철 멘털’을 과시했다. 혼밥 뒤 ‘민생 일정이 중국인 가슴을 설레게 했다’며 균형 외교를 자찬했다. 트럼프의 무시와 김정은의 핵 고도화 뒤통수에도 ‘내가 평화를 열었다’고 노래 불렀다. 퇴임하면 달라질까 했더니 더해졌다. 엊그제 퇴임 후 첫 서울 행차에선 ‘집권 때 경제성과가 탁월했다’며 민망하게도 성공한 경제 대통령임을 호소했다. 실시간 지표가 쏟아져 좀체 선동이 먹히지 않는 분야가 경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도발적인 행보다. 임계점을 넘어선 성공 호소가 조작에 가까운 왜곡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태위태하다. 한국이 ‘10대 경제강국’에 든 때는 노무현·문재인 정부뿐이라고 자랑했지만 전형적인 침소봉대다. 노무현 정부가 2004년 처음으로 GDP 기준 ‘G10’에 진입한 건 맞다. 하지만 직전 정부와 11위로 바통 터치해 그 탄력으로 잠시 G10에 오른 뒤 13위로 임기를 끝내 흑역사에 가깝다. 자신이 11위 자리를 넘겨받아 10위로 임기를 마친 게 ‘경제 성공의 징표’라는 주장도 낯 뜨겁다. 그런 논법이면 14위에서 출발해 11위로 마감한 박근혜 정부 때는 ‘경제 태평성대’로 칭송해야 마땅하다. ‘노무현 때 2만달러, 나 때 3만달러 소득 시대를 열었다’고 공치사한 대목도 민망하다. 시간의 흐름 속에 특정 마디를 통과했을 뿐이다. 문 전 대통령이 수출, 주가, 외국인투자액을 자랑한 것도 뜬금없다.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로 한 계단 올랐지만 2010년부터 줄곧 8~9위권이었기에 별 성과가 아니다. 저금리로 글로벌 증시가 치솟은 와중의 코스피 강세도 특별할 게 없다. 또 윤석열 정부가 올 상반기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판에 외국

    [백광엽 칼럼] '강철멘털 성공호소인'의 상경 투쟁
  • [천자칼럼] 국가 호명순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8차 회의가 열린 이후 중단 상태인 동북아시아 3국 최고위 협의체의 한국 측 공식 명칭은 ‘한·일·중 정상회의’다. 언론에서는 대체로 ‘한·중·일’로 썼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한·일·중’으로 표기했다. 한국을 앞세우는 것은 당연한데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굳어진 ‘한·중·일’의 순서를 깬 것은 정상회의 개최 순번에 따라 표기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3국 정상회의는 2009년 베이징, 2010년 제주도에서 열려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의장국(개최국)을 맡는 관행이 정착됐다. 그래서 일본도 ‘일·중·한’으로 표기했으나 중국은 ‘중·한·일’이 아니라 ‘중·일·한’으로 쓰고 있다. 한국을 얕보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이다.외교관계와 국제회의 명칭 등에서 국가 이름을 나열하는 순서는 자국과의 친소(親疏)·은원(恩怨) 관계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동맹인 미국은 당연히 1순위지만 다른 나라들은 관계가 좀 복잡하다. 일본은 자유민주체제의 일원이지만 식민지배의 구원에다 역사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편치 않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지만 6·25전쟁 땐 적이었고, 지금도 ‘주적’인 북한과 같은 편이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이고, 북한 주민도 국민이라는 점에서 ‘순서 특혜’를 받아왔다. 북미·북일·북러 등으로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아니다.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국가명 순서 파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천자칼럼] 국가 호명순서
  • [허원순 칼럼] '59조 세수펑크' 4대 논쟁점과 5대 진실

    ‘올해 세수 펑크 59조원’ 관련 논란은 최대한 길게 이어지는 게 좋다. 기획재정부엔 미안하지만 적어도 내년 예산안이 확정될 때까지는 논쟁이 계속돼야 한다. 정기국회를 예산국회라고 하는 말 그대로, 지금은 내년도 나라 살림을 짜고 그 이후 재정추계도 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 657조원 정부 지출의 용처를 확정하고, 예산 조달 방식까지 정해야 한다. 엉터리 같은 ‘유사 단식’에 국가 중대사가 가려져선 안 된다.3년째 크게 빗나간 세수 예측과 관련된 논쟁점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왜 이렇게 오차가 큰 것이냐다. 기재부 세제실, 조세재정연구원 다 뭐했는지 확실히 짚어야 한다. 둘째, 원인 규명이다. 법인세수 급감에 소득세·부가가치세도 부진했다. 경제가 나쁘면 세금은 걷히지 않는다는 게 재확인됐다. 요인을 정확히 봐야 바른 대책이 나온다. 감세 반대론자들이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재정의 세금 의존도가 절대적인 판에 부족 예산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환율 방어를 위한 비상금인 외국환평형기금을 쓰는 게 정상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게 정상이다. 넷째, 그래도 계속되는 재정 지출 만능에 대한 경계다. 긴축의 내년 예산안이 정기국회에서 버텨낼지가 1차 관건이다.네 가지 논쟁거리 모두 건설적 재정 담론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법적 책임 규명도 필요하다. ‘못 미더운 나라 살림’ ‘주먹구구 재정’ 같은 평가는 여론의 질타일 뿐이다. 문책론이 국회에서 나온 것은 당연하다. 국회에 그럴 권한이 있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변상·징계보다 가벼운 시정과 제도 개선을 요구할 모양이다. ‘민원&rsquo

    [허원순 칼럼] '59조 세수펑크' 4대 논쟁점과 5대 진실
  • [차장 칼럼] 한경협이 '레드카드' 안 받으려면

    2016년 말. 당시 재계팀장이었던 기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경련을 험악하게 ‘조진’ 기획기사 때문이었다. 내내 섭섭함과 분노가 뒤섞인 하소연이 이어졌다. 기자는 짧게 답했다. “무용론(無用論)과 해체론(解體論)이 나와도 할 말이 없는 상황 아닙니까. 그게 지금 전경련의 현실입니다.” 그 임원은 말문이 막힌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류진 "이미 옐로카드 받은 상태"당시 전경련은 사면초가에 내몰린 상태였다. 박근혜 정부의 요구에 따라 주요 기업을 상대로 돈을 거둬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수금 창구’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여야와 진보·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문을 닫으라”는 힐난이 터져 나왔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회원사마저 등을 돌렸다.어쩌다 그 지경이 됐던 걸까. 전경련은 시대적 변화를 읽지 못했다. ‘국민 경제 발전’이라는 정관상 목적은커녕 재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본연의 업무마저 소홀히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력의 심부름꾼 역할에 만족해하며 스스로 매몰됐다. 그러는 사이 전경련 사무국은 관료화됐다. 회장(비상근)이 아닌 상근부회장이 조직을 좌지우지했다. 회원사가 아닌 사무국 주도 체제로 바뀌었다. ‘전경련을 위한 전경련’으로 변질한 것이다.전경련의 ‘흑역사’를 7년 만에 다시 끄집어낸 이유가 있다.지난 18일 한국경제인협회로 간판을 바꾸고 새 출발한 전경련의 혁신 조건들이 바로 그 부끄러운 역사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류진 신임

    [차장 칼럼] 한경협이 '레드카드' 안 받으려면
  • [기고] 진화하는 도시농업, 가치도 쑥쑥

    2030세대 사이에서 원예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풀멍 같은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집 안팎에서 식물을 가꾸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도시농업 활동’이 될 것이다.우리 법에서 말하는 도시농업의 정의는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나무나 꽃을 재배하는 행위 또는 농업의 다차원적 가치를 활용한 건강증진, 체험, 여가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2011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되고, 이듬해 시행된 제1, 2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우리 도시농업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도시농부는 현재 200만 명을 넘어섰고 텃밭 면적은 1052㏊로 늘었다. 이는 축구장 약 1500개 규모다.사실 도시농업이 시작될 때만 해도 농업 분야에서 일부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농산물을 구매해야 할 도시민이 텃밭에서 도시농업을 한다면 농가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농촌진흥청이 도시농업을 경험한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농업을 통해 농사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농산물을 더 가치 있게 여겨 오히려 농산물 소비에 적극성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이 늘었고 편식도 하지 않았다. 이는 도시농업이 사람 수나 땅의 넓이만으로 담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의미를 지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농촌진흥청은 도시농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효용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농업경제학회 전문가들과 함께 가치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도시농업의 가치는 5

    [기고] 진화하는 도시농업, 가치도 쑥쑥
  • [이재호의 미술관 속 해부학자] 사랑으로 시작하는 미래

    우리나라 미래를 좌우할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지금 같은 추세로 인구가 감소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2022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34.5%이고, 결혼하지 않겠다는 20~30대 미혼 여성이 절반을 차지했다.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미혼 여성은 절반을 넘어 60%에 육박한다. 결혼 비용부터 주거와 자녀 교육, 경력단절 같은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데 이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는 젊은 독신 남녀를 뜻하는 ‘초식남’ ‘건어물녀’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높아졌다. 과거에도 결혼에 대해 오해 아닌 오해가 가득한 작품이 있었으니 살펴보도록 하자.‘16세기 이탈리아의 사진사’로 불리는 로렌초 로토(1480~1557)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을 찍듯이 독창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 중 초상화 ‘마르실리오 카스티와 그의 신부 파우스티나’는 상세하게 뜯어보면 ‘우의화(寓意畵)’다. 신랑이 신부에게 결혼반지를 끼우기 직전의 순간을 그렸는데, 두 사람 모두 행복하다기보단 표정이 굳어 있는 게 마치 부모님에게 등 떠밀려 하는 정략결혼처럼 보인다. 사랑보다 구속 의미였던 결혼반지아직 앳된 얼굴의 신랑은 검은 옷을 입고 있어 차분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는 반면, 다부진 신부는 빨간색의 화려한 모습으로 콘트라스트를 형성해 독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특히 새 출발을 앞둔 부부의 머리 위에 날개를 펼치고 있는 에로스(Eros)가 보이는데, 미덕을 상징하는 월계수관을 머리에 썼다. 이는 이 부부가 행복하고 도덕적으로 원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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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우형의 런던eye] '살고 싶은' 도시 위해…광역버스망 건설하는 런던

    세계적인 대도시로 꼽히는 영국 런던은 도심 16개 구와 외곽 16개 구 등 총 32개의 행정구역(bourogh)이 있다. 면적은 서울보다 2.5배 넓다.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런던교통국은 2024년 봄까지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총 10개의 광역급행버스순환망(SUPERLOOP)을 건설 중이다. 현재 런던은 지하철, 지상철, 트램, 기차역 등 다양한 형태의 대중교통 역사가 무려 400개 이상 운영되고 있다.닮고 싶은 점을 찾자면 대중교통 노선과 도로가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역 한 곳에서 사고가 나서 운행이 중단돼도 다른 노선을 이용해서 갈 수 있고, 교통사고가 나서 막히면 주택들이 있는 조그마한 도로를 통해 우회해서 갈 수 있다. 대중교통망이 실핏줄처럼 구성돼 점을 이뤘다면, 이번 광역급행버스순환망은 점과 점을 연결하는 선으로 마치 인체의 대동맥과 대정맥을 연상케 한다. 이런 선들은 면을 이뤄 영국 정부가 지속 추진하고 있는 레벨링업(지역균형발전)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2023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살펴보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같은 선진국의 자연환경이 좋은 것이 공통점이었다. 4위를 차지한 호주 시드니가 550만 명으로 대도시이고 그 밖에는 빈(1위), 코펜하겐(2위), 밴쿠버(5위) 등 2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도시가 많았다. 선정된 도시 대부분이 자연환경이 좋아서 살기 좋은 곳에 꼽혔지만 과연 ‘살고 싶은 곳’인지는 의문이 든다. 일자리, 먹거리, 볼거리와 살거리(쇼핑)가 다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런던 도심은 사무실과 관광명소, 쇼핑거리가 밀집돼 있다 보니 많은 사람이 모인다. 도로는 좁은데 버스전용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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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칼럼

    임시공휴일은 선물이 아니다

    수출입 업무에 정통한 한 공무원은 다음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루를 쉬면 수출 20억달러가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이유에서다. 한국의 한 달 수출 규모가 평균 500억달러 안팎인 걸 감안한 셈법이다. 그는…

  • 아르떼 칼럼

    거액의 기부금을 거부한 미술관들

    1892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제약회사 퍼듀파마가 1952년 새클러(Sackler) 가문에 인수됐다. 포브스지 선정 미국 부호 19위, 가족 구성원 20명의 자산이 130억달러(약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호 가문으로, 특히 미술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