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U의 반성 "원자력이 에너지주권 핵심"

    [사설] EU의 반성 "원자력이 에너지주권 핵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회 민간원자력 정상회의’가 탈원전 선봉인 유럽 국가들의 후회와 반성으로 채워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중동 위기로 유럽의 구조적 에너지 의존 문제가 새삼 드러났다며 “원자력 외면은 전…

    • [한경에세이] 골프 꿈나무는 어떻게 자랄까

      나는 또래보다 1년 빨리 프로로 전향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덕분에 그로부터 1년 뒤 만 17세가 되었을 때 선발전 없이 직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 시드전에 참가했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데뷔했다.아마추어 때 바라본 프로 무대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많은 분의 응원을 받는 프로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하지만 그 무대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성적, 인터뷰, 외모 등이 늘 평가 대상이 됐기 때문이었다. 성적에 대한 질타는 견딜 수 있었다. 나도 성적이 좋지 못한 건 싫었기에 더 노력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좀 다른 이야기였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인터뷰에서 말을 너무 잘한다며 미움을 살 때도 있었다. 내 치마 길이는 항상 같았지만, 성적이 좋아지니 치마가 짧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나는 프로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소녀이기도 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관심이 힘들었다.나는 투어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학교에서 은퇴 후의 길을 찾아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학교생활과 투어를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보통 목·금요일은 대회장에 있었기 때문에 수업은 월·화·수요일 3일 동안 몰아서 들어야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야 연습할 시간이 생겼다. 힘든 스케줄이었지만 골프 성적은 더 좋아졌다. 오히려 대학 생활과 투어를 병행하면서 연습 기회가 생겼을 때 더 집중할 수 있었고 골프에 질리지 않는 ‘균형’이 생겼다.체육교육학을 공부하면서 골프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역학을 통해 골프 스윙을 더 잘 이해

      [한경에세이] 골프 꿈나무는 어떻게 자랄까
    • [데스크 칼럼] '부동산 슈퍼사이클' 막으려면

      엔비디아 주가는 작년 10월 말 사상 최고가인 212달러를 기록한 뒤 5개월 가까이 100달러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질주하던 기술주 다수가 마찬가지다. 이들의 공백을 메운 주식이 있다. 에너지·금속·광업 등 이른바 ‘구경제’ 주식이다. 프리포트맥모란, 리오틴토, 엑슨모빌 등은 작년 10월 말부터 20~50% 올랐다. 구리가 지난달 t당 1만4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금과 은, 구리, 알루미늄, 원유, 천연가스 등 온갖 원자재 가격이 뛰고 있는 덕분이다. 원자재 급등…구경제의 복수이를 ‘실물자산 부활’이라 부르든,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라 칭하든 원인은 의외로 단순하다. 자본이 신경제(신기술)로 몰리는 사이 한동안 구경제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던 것이다. 투자 부족이 누적되는 사이 수요 충격이 생기면 장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 70년 동안 나타난 두 차례의 대규모 자본지출 사이클 이후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뒤따른 건 우연이 아니다. 1960년대 ‘니프티 피프티’(대형주 중심 주가 상승세)가 지배했을 때 돈은 코카콜라, 맥도날드, IBM 등 브랜드를 가진 기업에 몰렸다. 그사이 구경제 투자는 소홀해졌고, 이어진 1968~1980년 원자재 가격은 치솟았다. 1990년대 중반 세계는 닷컴 붐에 빠졌고 모든 자본은 인터넷에 쏠렸다. 그리고 2002~2014년 원자재는 초호황을 누렸다.이번에도 비슷하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매그니피센트 7’으로 대표되는 기술주에 투자가 몰렸다. 이런 추세는 2022년 챗GPT 탄생과 함께 AI 붐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작년부터 원자재가 뛰고 있다. 칼라일은 이를 ‘구경제의 복수’라고

      [데스크 칼럼] '부동산 슈퍼사이클' 막으려면
    • [한경에세이] 공정에서 공감으로

      조직에는 ‘20:80 법칙’으로도 불리는 파레토 법칙이 있다. 우수 인력 20%를 추리면 그 안에서 다시 구분이 생긴다고 한다. 20년 전에는 내가 20%에 속한다고 믿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나와 같은 파견 직원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이 높지 않았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80%에 속한 느낌을 받았다. 경계선 밖에 선 기분이었다. 한국에서 일할 때 특정 인적 자원을 중심에 두었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조직원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관리자의 책무임을 깨달았다.이제 공정을 중시하는 Z세대가 사회 곳곳에 진출해 있다. 승진과 평가에 더욱 민감하고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는 세대다. 공공기관에 와서 평가 시스템을 손보고 인재경영, 투명경영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라는 한계 속에서 인사와 조직 혁신의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모두가 만족할 만큼 공정하기란 어렵다. 특히 공공 영역은 개인별 성과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수시 기록과 면담으로 보완해야 한다. 국제기구는 자리별로 공고를 내고 적합한 사람을 뽑기 때문에 성과 평가에 대한 부담이 작다. 우리처럼 일시에 직원 전체의 순위를 매겨서 성과급이나 승진에 연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런데도 팀장급 이상의 업무 가운데 직원 인사(HR)의 비중이 상당하다. 실제 평가자와 면담했을 때 나에 대한 상세한 관찰과 기록에 놀란 적이 있다. 서구에는 학교에서부터 관찰, 기록, 예측, 환류의 전통이 있다. 독일 계통 교육 체계에서는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학생의 진로를 정한다. 직업학교에 갈 것인지, 인문계로 가 학문의 길을 택할지는 점수가 아니라 교사의 관찰에

      [한경에세이] 공정에서 공감으로
    • [시론] 민간 공익활동 활성화의 조건

      2024년 대법원 판결 가운데 이른바 ‘나눔의 집’으로 알려진 사회복지법인에 낸 후원금을 반환해달라는 청구 건이 있다. 원고는 피고인 나눔의 집에 장기간 후원금을 송금했는데, 후원금이 대부분 법인에 유보돼 있는 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후원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대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2심 판결을 뒤집고, 착오를 이유로 후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파기환송심 법원은 피고 측에 후원금 반환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재판 과정에서 원고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 증언 활동 등 명목으로 일반 후원 계좌에 후원금을 보냈지만 실제 이런 목적으로 사용된 후원금은 일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원금은 대부분 특정 건물 건립 용도로 피고 법인 계좌에 유보돼 있었으며 법원은 이런 후원계약의 목적과 후원금의 실제 사용 현황 사이에 착오로 평가할 만한 정도의 불일치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원고가 이런 착오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후원계약 체결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이는 법원이 시민단체가 모금한 후원금의 실제 사용이 안내된 목적과 달랐다는 이유로 후원금을 반환하도록 한 첫 사례로 소개된다.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사안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다.우리 사회의 기부금 총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개인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국세청 자료를 기준으로 2023년 국내 기부금 총액은 16조3000억원으로 2015년 12조7000억원, 2020년 14조4000억원 등에서

      [시론] 민간 공익활동 활성화의 조건
    • [천자칼럼] K문샷 프로젝트

      지금부터 64년 전인 1962년 9월. 냉전의 한복판,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절이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텍사스주 휴스턴 라이스대 연설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대담하지만 무모해 보인 도전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며 현실이 됐다. ‘문샷(moonshot)’이란 말은 역사에 새겨졌고,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 프로젝트의 상징이 됐다.문샷 정신은 반세기를 건너 민간으로 옮겨붙었다. 구글(알파벳)은 2010년 구글X 연구소를 세우고 자율주행차(웨이모), 성층권 인터넷(룬 프로젝트), 드론 배송(윙) 등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세상을 바꿀 미래 기술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화성 이주’라는 야망을 품은 현대판 문샷의 전형이다. 실패 위험이 크더라도 ‘10% 개선’이 아니라 ‘10배의 도약’을 꿈꾼다.한국 정부가 주요 기업과 손잡고 ‘K문샷’ 프로젝트의 닻을 올렸다는 소식이다. 국가적 인공지능(AI) 역량을 결집해 과학기술 난제 해결에 도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 AI연구원, SK텔레콤, 네이버클라우드, NC AI, KT, LG유플러스, 현대건설,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과 K문샷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목표는 뚜렷하다.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세계 5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첨단 바이오, 미래에너지, 우주, 반도체 등 8대 전략 분야에서 12개 국가 미션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출연연구소 전략연구사업과 관계부처 연

      [천자칼럼] K문샷 프로젝트
    • [다산칼럼] 생산적 금융이 성공하려면

      이번 정부가 내세운 핵심 금융정책은 ‘생산적 금융’이다. 정책 구호로는 또렷하지만, 경제학자의 눈으로 보면 다소 모호하다. 학계에서 엄밀하게 정의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이다.경제학의 언어로 번역하면 뜻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의 중개 기능을 강화해 경제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자는 주장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겉으로 보면 답은 쉬워 보인다. 선진국일수록 금융 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실만으로 금융이 선진국을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금융 수요를 창출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과의 방향이다. 인과관계가 어떤 방향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다.그럼에도 연구가 쌓이면서 경제학자 사이에 공감대가 생기고 있다. 성장의 근본 동력은 실물경제에 있다. 하지만 금융도 제 역할을 하면 성장을 도울 수 있다. 다만 앞장서서 혁신을 창출하는 성장의 근본 동력이라기보다는 성장 속도를 높이는 윤활유에 가깝다.미국의 매그니피센트7 같은 빅테크의 성공을 금융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 배경에는 유연한 노동시장, 강한 대학과 연구 생태계, 정부의 기술 지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벤처캐피털과 자본시장은 그런 기반 위에서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유망한 기업을 선별해 자금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반면 런던이라는 세계적 금융 허브를 가진 영국이 미국만큼 빅테크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금융이 혁신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는 있어도 생태계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음을 보여준다.최

      [다산칼럼] 생산적 금융이 성공하려면
    • [데스크 칼럼] 독일과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글뤼크아우프(Glückauf·무사 귀환).’ 1960년대 서독으로 파견된 7000여 명의 한국 광부는 지하 1000m의 탄광을 오가며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1m 앞이 안 보일 때도 있다. 가지고 들어간 빵은 탄가루로 범벅이 돼 반찬으로 삼았다. 석탄이라는 적과 생사를 판가름하는 전쟁이었다.’ <파독 광부 30년사>에 묘사된 것처럼 그들의 처지는 곤궁했다. 독일 북서쪽의 루르 등으로 보내진 파독 광부들은 엄격한 조건에 묶여 3년의 체류 기간 중 정해진 구역의 탄광지대를 벗어나기도 어려웠다. '사업장 변경' 갈등 커져불평과 불만이 왜 없었으랴. 그러나 열악한 근무환경을 탓하기에는 가족의 생계가 더 절실한 시절이었다. 고된 노동의 대가는 달콤했다. 1962년 한국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87달러이던 때 파독 광부는 162달러의 월급을 받았다. 웬만한 한국 근로자 월급보다 열 배 안팎 많은 수준이었다. 파독 광부는 그렇게 독일의 부족한 노동력을 채웠고, 최빈국이던 한국이 보릿고개를 넘어 오늘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밀알이 됐다. 우리는 그 시절의 성실한 외국인 근로자였다.새삼 반세기 전 일을 소환하는 건 이제 노동 수입국으로 처지가 바뀐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만 해도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19만 명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가장 첨예한 문제는 ‘사업장 변경’ 기준이다. 현행 고용허가제에 따르면 비전문 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임금체불이나 부당한 처우 등 고용주의 귀책 사유가 없는 한 최초 사업장에서 최소 3년을 일해야 한다. 인력난 해소와 숙련도 제고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설정한 최소 기

      [데스크 칼럼] 독일과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 [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다. 작은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치거나 망치는 상황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최근 은행권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교각살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홍콩 ELS를 판매한 국민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 등 5개 은행에 1조4000억원대 과징금을 의결했다. 은행들이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고위험 파생상품인 홍콩 ELS를 판매해 대규모 손실을 입혔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명백한 잘못이고,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일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하지만 금융권이 교각살우를 우려하는 것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5개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부당이득 규모는 1000억~1100억원 수준이다. 부당이득은 은행의 설명 의무, 적합성 원칙 위반 등과 관련한 판매 수수료 수익을 뜻한다. 1000억원이라는 부당이득 규모에 비춰볼 때 1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제재는 부당이득의 최대 두 배까지만 부과된다.은행권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끝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율배상과 과징금을 합해 2조원대의 부담을 지는 게 과연 합리적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과도한 제재는 금융상품 판매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추후 제재 리

      [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 [한경에세이] ETF와 오컴의 면도날

      바야흐로 투자의 전성시대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은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끌어올렸다. 당시 투자 경험이 없던 사람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투자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몇 해가 흐른 지금, 또 한 번의 상승 국면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주인공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새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지수는 한때 6000선을 돌파했다.코로나19의 키워드가 ‘벼락거지’였다면 지금은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다. 증권사 리포트와 유튜브, 커뮤니티에는 연일 새로운 유망 종목과 투자 전략이 쏟아지고, 시장은 다시 한번 ‘이번엔 다르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하지만 투자의 역사는 언제나 같은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기회가 늘어나, 투자 성과 또한 좋아졌을까. 복잡해진 시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뜨거웠던 2025년의 국내 주식시장을 되돌아보자. 2025년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는 76% 상승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의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952개 코스피 종목 중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건 123개로 전체의 13%에 불과했고, 나머지 87%는 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무려 28%에 해당하는 270개 종목이 역사적 강세장에서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투자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오히려 고전적인 지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오컴의 면도날’은 불필요한 가정을 덜어낸 가장 단순한 설명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

      [한경에세이] ETF와 오컴의 면도날
    • [시론] 지속 가능한 돌봄, '대체'가 아닌 '공존'

      2025년, 한국은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시대다. 고령 인구는 올해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전체의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오는 3월 27일부터 전국에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시행한다.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평생 살던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재가(在家) 서비스 수요가 압도적이고 가족의 돌봄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른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정책적 방향은 옳다.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7.2%가 희망 거주 형태로 ‘현재 집에서 계속 산다’를 선택했다. 심지어 건강이 악화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절반에 가까운 48.9%는 여전히 자택 거주를 원했다. 요양시설에 대한 거부감 역시 뚜렷해 돌봄과미래 재단 조사에서는 시설 입소를 원치 않는 비율이 58%에 달했다.그러나 정부 역할 확대에는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정책적 함정이 숨어 있다. 첫째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구축효과’다. 재가 돌봄 영역에서 가족 간 비공식 돌봄은 여전히 중요한 근간을 이룬다. 이때 정교한 설계 없는 공식 돌봄 확대는 가족의 자발적 돌봄을 위축시켜 국가 재정만 폭발적으로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가족 돌봄을 무조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재택 의료와 응급 돌봄을 강화해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자’가 돼야 한다. 보조금과 관련해서도 돌봄 수당이나 유연근무 보장 등 가족의 돌봄 유인이 저해되지 않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둘째

      [시론] 지속 가능한 돌봄, '대체'가 아닌 '공존'
    • 윤성민 칼럼

      이란·베네수엘라 사태 뒤의 세 미국 기업인

      미국·이란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1기 때부터 이어진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은 2017년 말 이란 등 이슬람권의 극렬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에는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했고, …

    • 김정태 칼럼

      '컴송'한 딸에게

      딸아이가 대학 졸업반이 됐다. 이제 1년만 더 지원해 주면 얼추 부모 역할은 다한 셈이다. 홀가분한 마음 반, 졸업 후 제대로 취업해 자기 밥벌이는 할까 걱정스러운 마음 반이다. 딸아이는 하필 요즘 ‘컴송’하다는 컴퓨터공학이 전공이다. 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