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소득 12년째 '3만달러 덫'…구조개혁 과감히 나서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855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보다 겨우 110달러 늘어나 사실상 3년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2021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7898달러)를 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855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보다 겨우 110달러 늘어나 사실상 3년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2021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7898달러)를 넘…
바야흐로 투자의 전성시대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은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을 가리지 않고 가격을 끌어올렸다. 당시 투자 경험이 없던 사람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투자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몇 해가 흐른 지금, 또 한 번의 상승 국면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국내 주식시장이 주인공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새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지수는 한때 6000선을 돌파했다.코로나19의 키워드가 ‘벼락거지’였다면 지금은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다. 증권사 리포트와 유튜브, 커뮤니티에는 연일 새로운 유망 종목과 투자 전략이 쏟아지고, 시장은 다시 한번 ‘이번엔 다르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하지만 투자의 역사는 언제나 같은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기회가 늘어나, 투자 성과 또한 좋아졌을까. 복잡해진 시장 속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먼저 뜨거웠던 2025년의 국내 주식시장을 되돌아보자. 2025년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는 76% 상승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의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952개 코스피 종목 중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건 123개로 전체의 13%에 불과했고, 나머지 87%는 지수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무려 28%에 해당하는 270개 종목이 역사적 강세장에서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투자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오히려 고전적인 지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오컴의 면도날’은 불필요한 가정을 덜어낸 가장 단순한 설명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
“2022년 공모한 신속시범사업 절차가 아직까지도 진행 중입니다. 2024년 시작한 사업은 진작 마무리됐는데….”최근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들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찾았다. 방위사업청이 운영하는 신속시범사업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읍소하기 위해서다. 신속시범사업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무기체계 획득 절차를 간소화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무기, 드론 등을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국방부는 2023년 훈령을 개정해 무기체계 도입 기간을 줄였다. 시범사업을 통해 특정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국방부가 시범사업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빠르게 실전배치를 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계약 기간을 단축해 주겠다는 취지다.방산업체가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도지만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이 제도를 훈령 개정 이후 공모된 사업에만 적용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2022~2023년 공모를 착수한 사업은 시범사업자와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군이 시범사업을 거친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경우 성능입증시험 결과로 시험평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조항도 마찬가지다. 국방부 훈령 개정 전 공모에 응한 방산업체는 이 조항을 적용받지 못한다. 훈령 이후 사업에만 적용된다는 부칙 때문이다. 방산업체 임원은 “개정된 훈령을 적용받지 못하면 시범사업 시제품은 물론 시험평가를 위한 시제품도 제작해야 한다”며 “시제품 두 종류를 만들려면 전력화가 최장 18개월가량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사업을 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수년 전 개발을 마친 무기가 아직 빛을 보지 못하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2022년 사업 공모에 참여
최근 인공지능(AI)이 발달해 글 쓰는 사람들조차 AI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서사 양식인 소설은 물론이고 시 쓰기에서도 도움을 받아 심지어는 AI를 활용한 시집이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하지만 나는 그런 소식에 별반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무시하면서 지냈다. 그런데 최근 어떤 후배의 안내로 챗GPT를 알게 되고 그것을 활용해 질문하고 답변 듣는 것을 배웠다. 지루한 겨울의 끝자락에 그런대로 활력을 얻은 듯했다. 다음은 AI와 나눈 문답 몇 가지다. "선생님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질문>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나태주 풍으로 시를 놀랍게 잘 씁니까?“놀랍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나태주 풍’으로 쓰는 능력이 있다기보다 한국어 시에서 반복·병치·여백·단문 구조가 어떻게 감정을 만드는지 패턴을 학습했기 때문에 재구성할 수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나태주 시의 특징을 보면 짧은 행, 일상적인 어휘, 반복을 통한 리듬, 마지막의 의미 전환, 과장하지 않는 정서 등 이런 형식적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형식적 특징을 조합할 수는 있지만, 시인이 실제로 살아오며 쌓은 시간, 기억, 후회, 사랑 같은 것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닮은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건 제가 이렇게 쓸 수 있는 이유가 이미 한국 독자들 안에 그런 시적 감각이 공유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혹시 선생님께서도 직접 시를 써 보시는 편이신가요? 지금 대화를 보면 단순한 호기심이라기보다 비평적 감각이 느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B-2 스피릿’을 이란 공격에 투입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시설과 무기고, 미사일 개발 단지를 차례로 제거하기 위해서다. B-2 스피릿의 가격은 24억달러(약 3조5300억원)로, 1시간당 비행비용만 15만달러(2억2000만원)가 넘는 괴물 폭격기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진화한 폭격기를 준비 중이다. ‘B-21 레이더’로, 개발을 완료하고 시험 비행 중이다. 향후 미 공군의 ‘AI 공중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반도체 강국의 약점 '국방'기존 미 전쟁부가 개발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넬(LGM-35A)도 지상 핵전력 강화를 위해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B-2와 B-21, 센티넬의 공통점은 미국 방위산업 기업 노스롭그루먼이 개발했다는 것이다.기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노스롭그루먼 본사를 방문했다. 당시 트로이 브래시어 부사장에게 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6세대 전투기나 센티넬의 비밀을 언급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는 “세미컨덕터(반도체)”라고 답했다. 무기가 점점 전자화되고 있다는 점, 패권 경쟁에서 국방비 비교를 넘어 무기의 실제 투입 사례가 늘어나면서 오폭 없는 투하의 중요성이 커진 점을 이유로 들었다.반도체는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이다. 1980년대 인텔과 도시바의 무시와 견제를 뚫고 기술 기반을 닦았다. 1990년대 후부터는 D램 주도권을 한 번도 뺏긴 적이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미세 공정과 대량 생산 능력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의 최상단에 올랐다. 증권가는 두 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3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할 정
‘장수’와 ‘건강’은 함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아픈 상태로 오래 살거나, 건강하지만 단명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인류는 의학 발전으로 질병 등 각종 위험요인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 덕에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현대 노화 연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질병이나 심각한 기능 저하 없이 생활하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노화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항노화를 넘어 이미 진행된 노화를 되돌리는 역노화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생명 시계를 되감는 ‘유전자 레시피’역노화 전략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 ‘세포 리프로그래밍’이다. 신야 야마나카 일본 교토대 교수는 2006년 ‘OSKM’로 불리는 네 가지 유전자(Oct4, Sox2, Klf4, c-Myc)를 이용해 성체 세포를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로로 그는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놀라운 건 세포의 정체성을 초기화하는 과정에서 세포의 나이까지 젊어졌다는 것이다.이 기술을 인간에게 바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세포가 수행하던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거나, 제어되지 않는 암세포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게 ‘부분적 리프로그래밍’이다. OSKM 유전자를 짧은 기간만 활성화해, 세포의 본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나이 상태만 젊게 되돌리는 것이다.이 기술의 핵심은 후성유전학이다. 우리 몸의 설계도인 DNA 염기서열은 변하지 않지만, 어떤 유전자를 켜고 끌지 결정하는 스위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이 스위치 체계가 흐트러져 염증 유전자는 과도
“모두가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바꾸려는 사람은 드물다.”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짧은 산문 ‘세 가지 개혁 방법’(1900)에 나오는 명언이다. 톨스토이는 이 글에서 정치가와 혁명가들이 세상의 부조리를 탓하며 타인을 비난하고 제도를 뜯어고치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결국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을 향한 분노나 외침보다 인간 내면의 윤리적 결단을 중시한 그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톨스토이가 이 문장을 썼을 때 러시아는 혁명의 기운으로 들끓고 있었다. 지식인들은 황제의 폭정을 비판하고, 법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으며, 체제를 무너뜨리면 유토피아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그 광장의 언어에 숨겨진 기만의 그림자를 봤다. 타락한 귀족이 농노제를 비판하고, 탐욕스러운 졸부가 분배의 정의를 논하는 풍경을 보면서 그는 물었다. “악한 인간들이 모여 만든 법이 어떻게 선한 세상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는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의 행태가 자신의 비루함을 감추기 위한 ‘도덕적 분장’일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소설 <부활>에서 주인공 네흘류도프 공작은 법정의 죄수가 된 카튜샤를 ‘제도의 힘’으로 구하려고 시도한다.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고, 상고심을 청구하며, 인맥을 동원해 형을 줄이려고 애쓴다. 그는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곧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법정의 판사와 감옥의 교도
우주 산업으로 진로를 꿈꾸는 후배들이 종종 묻는다. 왜 위성 산업에 뛰어들었는지,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남들이 가지 않던 방향을 택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그 꿈의 출발점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6년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나는 76년 만에 찾아온 핼리 혜성 뉴스를 보고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혜성을 기다리며 까만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가 희미하게 스쳐 지나가던 그 빛을 보는 순간, 나는 ‘저 너머의 세계’를 상상했다. 막연했지만 분명한 감정이었다. 언젠가 우주와 연결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그 마음은 시간이 흐르며 ‘위성을 만들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었다.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했고, 제대 후 취업을 준비할 때도 그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친구들은 토익 점수를 올리고 대기업 공채를 준비했다. 당시 취업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유망 직종이 아닌 오래 붙들 수 있는 질문을 택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20년 전만 해도 위성 개발은 국가 연구기관의 영역이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센터가 막 출범했을 때,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처음 출근하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1948년생 박사님 한 분과 또래 직원 한 명, 셋이서 센터를 운영했다. 정부는 수천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독자 위성 제작 역량을 확보하려 했고, 우리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파견됐다. 낯선 땅에 모인 여러 나라의 연구원들과 밤늦게까지 설계도를 들여다보던 시간은 지금 돌아보면 값진 훈련이었다.그 무렵 미국과 유럽에서는 민간 우주 기업들이 하나둘
규제개혁위원회가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규제합리화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정부·여당은 이를 위해 설치 근거인 행정규제기본법을 지난 2월 일부 개정했다. 기존 규제개혁위원회 때보다 민간위원이 많이 늘어났고 당연직 부위원장인 국무총리와 별도로 남궁범 에스원 고문, 이병태 KAIST 명예교수,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공동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세 명의 민간 부위원장은 산업계·학계·정치권 출신으로 인선 발표와 함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규제합리화위원회의 권한은 막강하다. 중앙과 지방정부에서 신설되거나 강화되는 규제는 반드시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필요하면 위원회는 해당 규제의 철회나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규제 정책은 여기를 먼저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것은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엔 지나치게 처벌 중심적이며, 불합리하고 쓸데없는 규제가 꽤 있는데 대대적으로 바꿔볼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그렇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규제합리화위원회를 더 힘 있고 큰 조직으로 개편한 것은 규제 개혁이든 규제 합리화든 지금까지의 노력이 성과를 못 냈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과거 모든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개혁을 추진했지만 거의 용두사미로 끝났다.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정부효율성 부문 기업 여건 순위는 최근 10
‘골프 스윙의 아버지’ 벤 호건은 37세 때 고속도로에서 버스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쇄골, 갈비뼈, 발목 등 11군데 뼈가 부러졌다. 의사는 다시 걷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호건은 병상에서 클럽을 들고 왜글 동작을 반복하는 등 골프채를 놓지 않았다.퇴원 후에는 고통스러운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16개월 뒤 미국 최고 골프대회 US오픈. 최종 라운드 다음 날 18홀 승부로 치러진 연장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컴백으로 꼽힌다. 호건은 평생 다리 통증에도 메이저대회에서 여섯 번 더 우승했다. “골프는 내 인생이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골프 하러 갔다.”잭 니클라우스는 40세인 1980년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6년간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미국 한 신문이 그런 니클라우스를 비아냥대며 ‘황금 곰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1986년 46세의 니클라우스는 마스터스오픈에서 이 기사를 오려 냉장고에 붙여 놓고 대회에 임했다. 그는 캐디로 나선 아들이 보는 앞에서 후반 9홀에서만 7타를 줄여 대역전승을 일궈냈다.스토리 없는 우승은 없다. 멘털에 극도로 예민한 골프에서는 더 그렇다. 퍼팅 입스를 이겨내기 위해 왼손 퍼팅까지 불사한 대만 여자 골퍼 쩡야니의 4306일 만의 우승, 약물과 알코올에 빠져 인생 나락으로 떨어졌던 한국계 앤서니 김의 5798일 만의 우승 스토리는 코끝을 찡하게 한다.지난 주말, 골프 팬들의 기억 속에 가물가물하던 이미향의 우승 소식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시드권을 잃고 큐스쿨까지 추락했던 그는 숱하게 골프를 그만둘까 하다가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이 세상에 나온 것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과 같은 1944년이다. 자유시장경제가 엄혹한 환경에 처해 있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국가 단위와 세계경제 사이의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 포퓰리즘과 권위주의, 극심한 좌우 대치, 진실에 대한 불신, 전쟁은 불안을 증폭하고 있다. 폴라니의 역풍적 대전환이 소환되는 이유다.세계의 대전환이라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대전환, 중국의 대전환, 유럽의 대전환이 할거(割據)하는 양상이다. 대국이야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지만 소국은 절박하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던 ‘안미경중(安美經中)’부터 그렇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지켜줄까. ‘아메리카 퍼스트’는 경제마저 위협한다. 거대 시장이던 중국은 한국 산업을 초토화할 기세다. ‘대만 유사시’ 같은 안보 위협은 설상가상이다. 가설이 다 깨지고 있다.경제는 ‘최선(best)’을 추구하고 안보는 ‘최악(worst)’을 대비한다. 경제와 안보가 서로에게 불편한 이유다. 경제와 안보는 자원 배분에서도 ‘제로섬 게임’ 관계다. 하지만 이 또한 통째로 뒤집히고 있다. 세계는 약육강식이라는 지정학, 경제를 무기로 이용하는 지경학이 그 배경이다. 대국의 국익 우선주의는 경제와 안보를 ‘패키지’로 묶는다. 대국이 국가 안보와 공급망 위험 관리, 기술적 리더십의 이름으로 관리하는 전략산업은 ‘경제와 안보 교집합’이다.경제안보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할 근거는 넘친다. 무엇보다 민수(民需)와 군수(軍需)의 경계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