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텍 "디지털 트윈으로 화재 잡는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모의 실험을 통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화재 대응 솔루션 전문 기업 로제타텍은 국내 최초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화재 대응 분야에 접목한 무선 화재 경보 시스템 ‘스마트콜’을 개발했다.

조영진 로제타텍 대표(사진)는 “연기, 불꽃, 폭발, 진동, 가스, 누전, 열 등 다양한 변수를 센서로 확인하고 빅데이터화한 다음 시뮬레이션해 의사 결정권자가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최고의 화재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로제타텍의 솔루션은 연기감지기 등 각종 센서와 중앙서버로 구축된다. 센서에는 초저전력 설계가 적용됐다. 건전지 2개로 최장 18년간 운영 가능하다. 전통시장 등 유선 센서를 설치하기 어려운 복잡한 장소와 문화재 등 시설물 훼손을 최소화해야 하는 장소에 특화돼 있다. 각 센서는 무선 통신으로 중앙서버와 연결된다. 중앙서버는 동시에 1만 개의 센서와 연결이 가능하다. 각 센서로부터 이상 상황이 감지되면 중앙서버는 자동으로 119 신고 절차 등 대응에 들어간다.

로제타텍이 적용한 디지털 트윈은 중앙서버에서 구현된다. 센서가 설치된 공간의 지형지물을 가상공간으로 옮긴다. 온·습도, 전기 사용량 등 다양한 변수를 추가로 입력한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 자동으로 판별해 화재 경보 수준을 정한다. 가장 안전한 대피 경로를 스마트폰 앱과 실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로제타텍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한 신규 솔루션은 국책 사업으로도 추진되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2023년까지 전국 화력 발전소에 로제타텍 솔루션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군본부도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공군기지에 솔루션을 설치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로제타텍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으로 선정했다.

조 대표는 로제타텍이 두 번째 창업이다. 그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정소프트를 1993년 창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로 활동하며 정소프트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옛 동료들과 10여년 만에 다시 뭉쳐 2015년 10월 로제타텍을 설립했다. 로제타텍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고도화하는 석·박사급 인재 역시 대부분 정소프트의 핵심 엔지니어 출신이다.

조 대표는 “대구 서문시장 화재 사건 이후 한국의 화재 대응 체계가 유선에서 무선으로 급격히 전환됐다”며 “선두에 무선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특장점이 있는 로제타텍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무선 화재 대응 솔루션에 접목된 디지털 트윈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한국을 넘어 전 세계 화재 방지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