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국 옌청 1공장(연 14만 대)을 현지 자동차업체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동률 저하로 오는 5월께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설비 매각 또는 임대를 통해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가 베이징 1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하면서 시작된 현대·기아차의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지 3월 7일자 A1, 3면 참조

18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의 중국 합작사인 둥펑위에다기아는 5월 옌청 1공장 가동을 멈춘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쎄라토와 스포티지, KX7 등은 옌청 2공장(연 30만 대)과 3공장(연 45만 대)으로 옮길 예정이다.

기아車, 중국 옌청 1공장 현지업체에 넘길 듯
둥펑위에다기아는 1공장을 현지 자동차회사에 매각 또는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의 합작 파트너 중 한 곳인 위에다 측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차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둥펑차와 위에다차가 25%씩 들고 있다. 현지 외신은 위에다차 관계사인 화런윈퉁이 1공장을 인수하거나 임대해 전기차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가 1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추가 설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후한 베이징 2공장(연 30만 대)과 3공장(연 45만 대)의 생산물량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 창저우 4공장과 충칭 5공장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동 중단 예정인 1공장의 활용 방안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생산·판매 법인인 쓰촨현대도 추가 구조조정 대상 후보로 거론된다. 2년 전부터 건설 경기 침체로 차량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값싼 중국산 토종 트럭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어서다. 연 16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쓰촨현대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10%를 밑돌았다. 쓰촨현대는 기존 합작 파트너인 난쥔자동차와 결별하는 대신 다른 투자업체를 물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진 쓰촨현대에 투자한 자금을 손실로 처리하고 지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새로운 현지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의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국 경기 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데다 현지 소비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단시일 안에 중국 판매량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