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카의 수면음료 '슬리핑보틀'
머스카의 수면음료 '슬리핑보틀'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는 국내 식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뜨겁게 달군 한국산 냉동김밥에 이어 한국의 수면음료 ‘슬리핑보틀’이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는 중이다.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호주에 진출한 데 이어 중동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수면음료인 머스카의 슬리핑보틀은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온라인 유통채널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8월 출시된 슬리핑보틀이 미국에 진출한 건 2022년. 지금까지 미국에 수출된 슬리핑보틀은 20만병에 달한다. 세상에 나온 지 3년이 채 안된 작은 기업의 수면음료가 미국 대형 채널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건 고무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슬리핑보틀이 출시 2년 반만에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건 출시 단계에서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수면보조제가 하나의 큰 시장을 형성 중이다. 반면 한국의 수면음료 시장은 비교적 척박한 수준이다. 그런 만큼 해외에서 먼저 성과를 낸 후 국내로 ‘역수입’하자는 전략을 택했다. 일찍이 미국 FDA 승인을 따낸 것도 이의 일환이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hy와 정관장 등 기업들이 수면음료 제품을, 아모레퍼시픽도 수면건강기능식품을 만들기 시작하며 시장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김은경 머스카 대표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외에서 점점 ‘숙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대기업들도 점점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미국 아마존에서 슬리핑보틀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아마존 캡쳐
미국 아마존에서 슬리핑보틀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아마존 캡쳐
슬리핑보틀은 현재 아마존, 그리고 미국 현지에 4000여개 체인을 운영중인 대형마트의 온라인몰에도 들어가 있다. 약국 등 오프라인 채널과도 입점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캘리포니아에 현지 법인을 세웠고, 물류창고도 직접 관리한다. 올해 초에는 호주 타즈매니아에 지사를 설립해 호주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으로 원정성형을 온 한 인플루언서의 후기가 화제가 되며 일본 큐텐의 건강식품 카테고리에서 ‘최단기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중동 지역과도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출시 후 올해 1월까지 슬리핑보틀은 80만병이 넘게 팔렸는데, 앞으로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20억원 수준인 연매출 규모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슬리핑보틀이 해외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건 K푸드 열풍과도 무관치 않다. 해외 수면보조제는 내성 우려가 있는 인공 멜라토닌을 사용한 제품들이 대부분인데, 슬리핑보틀은 감태추출물·가시오가피·타트체리 등 천연원료만 사용한 게 특징이다. 감태추출물에는 플로로탄닌이, 치자에는 크로세틴과 크로신, 라트체리에는 천연 멜리토닌 성분이 들어있어 수면을 유도한다고 머스카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K푸드는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 2022년 미국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 ‘한국산 천연원료를 사용한 수면음료’라는 타이틀에 바이어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그 후 바로 아마존 입점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인기를 발판 삼아 국내에서도 판로를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약국 체인인 온누리약국 등 오프라인을 비롯해 쿠팡, SSG닷컴 등 온라인몰에도 입점했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100mL 용량이라는 점을 내세워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에서도 제품을 팔고 있다. 향후 아동용 제품, 해외 현지인의 입맛을 반영한 제품 등을 새로 내놓으며 고객들을 더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