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5일 오전 11시 58분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임직원들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자 대형 증권사가 조직 재정비에 나선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공격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국내 IPO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고됐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병철 전 유안타증권 IB본부장은 최근 IBK증권 기업금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삼성증권에서 유안타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이다. 신한투자증권 출신으로 작년 유안타증권에 합류한 이수용 ECM(주식자본시장) 2팀장도 지난 4월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 이직했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이재성 삼성증권 이사까지 영입해 IPO 조직을 3개 팀으로 키웠지만 1년 만에 조직이 축소됐다. 업계는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IPO 실적이 저조하자 ECM 부문을 재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달리 유진투자증권은 IPO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올 2월부터 공석이던 IPO 실장 자리에 이달부터 유장훈 삼성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을 영입하고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IPO 주관 경험이 적은 유진투자증권은 유 본부장을 중심으로 10여 명 규모의 IPO 조직을 정비하고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한주라이트메탈, 나라셀라, 마녀공장 등 중소형 공모주의 인수회사를 맡으며 IPO 실적을 쌓고 있다.

이외에도 안호정 NH투자증권 ECM3부장은 최근 하나증권 ECM3부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KB증권에서는 ECM3팀장인 이경수 상무가 이달 중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출신인 이 상무는 IPO 실적이 거의 없던 KB증권을 지난해 1위에 오르도록 하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이 상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행보에 따라 IPO 인력 연쇄 이동이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인력 이탈과 이동을 기회로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올 경우 IPO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엔 대형 증권사가 IPO 시장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에 실패하고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대형사들이 예전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최석철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