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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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절차를 밟은 20대 후반 남성이 고급 외제 차를 몰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남성이 진 빚은 3400~3500만 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카푸어(경제력에 비해 비싼 차를 샀다가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 콘텐츠를 종종 다루는 유튜브 채널 '재뻘TV'에는 최근 '돈이 없어도 외제 차를 타는 카푸어의 삶'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의 주인공은 28세 남성 A 씨다. 그는 과거 주점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실패한 뒤 빚이 늘어나 개인회생 절차를 밟았다고 소개했다.

현재는 의류 쇼핑몰 사업을 운영하면서 재기를 꿈꾸고 있지만, 순수익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는 친동생의 사업을 도와주면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A 씨의 부모님께서는 A 씨가 개인회생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사진=유튜브 재뻘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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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몰고 있는 차는 2016년식 아우디 A6. 빚을 지기 전 중고로 약 3200만 원을 주고 구입했는데, 당시 국산 차를 선택할까 고민하자 딜러가 "호텔에 국산 차 타고 갈래, 아우디 타고 갈래"라고 설득해 결국 아우디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A 씨는 해당 차량을 모친 명의로, 전액 할부로 구매했다.

현재 동생의 사업을 도우며 생활비를 벌고 있는 A 씨는 매월 차량 유지비로 총 100만 원가량을 쏟아붓고 있다. 원금 40만 원에 이자가 무려 30만 원에 달한다. 차량을 전액 할부로 구입했기 때문이다. 보험료와 기름값까지 합치면 월 100만 원이 넘어간다.

A 씨는 "과거 잘 될 때는 월 400~500만 원도 벌었는데, 그 뒤로 여러 시도를 하다 보니 빚도 많이 지고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다"며 "사정이 안 좋아 개인회생도 5달 정도 연체가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재뻘TV 캡처
사진=유튜브 재뻘TV 캡처
현재 저축은 하고 있냐는 질문에 A 씨는 "주택청약통장에 월 10만 원씩 넣고 있다.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며 "잘 됐을 때는 수익이 넉넉히 있어서 한 달에 200만 원씩 남고 모아놓은 돈도 있었는데, 제가 주택청약통장도 한번 깬 적이 있다. 지금은 (의류 쇼핑몰) 사무실 보증금 정도가 전 재산"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차를 꼭 팔아야겠다"고 조언하자 A 씨는 "이제 팔아야 하는데, 쇼핑몰 일 때문에 짐을 싣고 다녀야 해서 차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업자 장기렌트를 통해 국산 차로, 다시 저렴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더는 무리라고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차를 떠나보내기 전 마지막 차와의 추억을 남기고 싶어 이번 영상을 찍게 됐다.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장사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엉망이 됐다"며 "응원해주시면 더욱 열심히 정신 차리고 살겠다"고 했다.

A 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카푸어가 아니라 빚쟁이 아닌가", "미래를 알면서 왜 저러나" 등 A 씨를 비판하는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사람 일은 어찌 될지 모르니 좋은 자극이 된다. 야망에 박수를 드린다", "아직 20대니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꼭 성공하라"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재테크 전문가이자 머니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경필 씨가 KBS1 '국민영수증'에 출연해 공개한 '소득 수준별 자동차 계급도'. / 사진=KBS 캡처
재테크 전문가이자 머니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경필 씨가 KBS1 '국민영수증'에 출연해 공개한 '소득 수준별 자동차 계급도'. / 사진=KBS 캡처
한편, 재테크 전문가이자 머니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경필 씨가 KBS1 '국민영수증'에 출연해 공개한 '소득 수준별 자동차 계급도'에 따르면 월급이 2000만 원이면 벤츠이면 벤츠 지바겐, 1000~1200만 원이면 벤츠 E클래스, 1000만 원은 제네시스, 400~500만 원은 기아 K시리즈 차량 구입이 가능하다. 김 씨는 "월급 300만 원이 안 된다면 차를 사지 않는 것이 좋다"며 "여행을 종합 소비 예술의 극치라고 하는데, 자동차는 파생 소비 예술의 극치다. 차를 사고 나면 안 써도 될 돈이 많다"고 조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