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복 브랜드 임블리가 이번엔 상표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임블리는 지난해 ‘곰팡이 호박즙’을 시작으로 명품 카피, 화장품 이물질 검출 등으로 잇달아 뭇매를 맞았다.

상표권 침해 논란은 임블리 상무이던 인플루언서 임지현 씨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데일리웨어 신제품 블리다(VELYDA)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블리다는 ‘임블리’와 ‘데일리’의 합성어다. 임 전 상무는 “30일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제품 판매 직전 여성복 브랜드 블리다(VLEEDA)가 임블리에 상표권 무단 사용에 대한 해명과 시정을 요청했다. 이다은 블리다 대표는 “2014년 상표를 등록한 뒤 블리다 브랜드를 사용해왔다”며 “등록된 상표를 갖고 일하는 창작자로서 시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임블리는 즉각 블리다 상품 판매 게시글을 삭제했다. 임블리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내용도 지운 뒤 블리다에 전화해 사과했다. 블리다는 “공식 사과가 담긴 입장문을 게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블리 관계자는 “임블리 브랜드는 ‘블리’라는 애칭을 자주 사용하고, 블리다도 상표가 아니라 해당 제품군을 일컫는 단발성 애칭일 뿐”이라며 상표권 침해 논란을 반박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해부터 임블리 논란을 다루고 있는 인스타그래머 임블리쏘리는 “새로운 브랜드를 검색조차 안 해보고 마음대로 사용한 건 상도덕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상무를 지지하는 일부 소비자는 “모르고 썼을 수도 있다”며 옹호하고 있다.

블리다 관계자는 “상표권은 한국 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호해야 하는 권리”라며 “상표권 보호와 관련한 인식이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