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 유럽허가 임박…국산 첫 美·유럽 동시진출
대웅제약의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사진)의 유럽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웅제약은 지난 26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나보타에 대해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2014년 국내에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일명 ‘보톡스’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미간 주름 적응증으로 나보타의 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은 CHMP의 이번 권고로 올 상반기에 최종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HMP는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CHMP의 권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 집행위원회가 판매허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집행위원회가 최종 허가 결정을 내리면 나보타는 EU 내 28개 국가와 유럽경제지역(EEA)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3개국 등 유럽의 총 31개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약 선진 시장인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월에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보’, 유럽에서는 ‘누시바’라는 이름으로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판매할 예정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CHMP의 허가승인 권고는 나보타의 글로벌 대규모 임상에서 확인된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유효성을 재입증받은 결과”라며 “나보타의 유럽 진출은 글로벌 브랜드로서 나보타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다음달 미국에서 나보타를 출시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시장점유율 1위인 엘러간의 보톡스보다 약 30%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직후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 수출을 위해 연간 500만 바이알(병)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기지도 구축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