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측불허 행보로 외교자산인 동맹국 흔들어
TPP 탈퇴도 전략적 실수
포문은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이 열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를 영화 ‘나홀로 집에’ 주연을 맡았던 당시 아역배우 매컬리 컬킨에 비유하며 낙제점을 매겼다.
하스 회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사진)은 컬킨처럼 ‘나홀로 집에’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개정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영구집권 논란을 빚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축하전화를 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대통령이 (장관들과) 깊이 있는 검토를 거친 뒤 대응할 필요가 있었는데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스 회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교의 주요 자산인 동맹국을 흔들며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며 예측불가능 외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윌리엄 버넷 전 미국 교육장관은 예측불가능한 외교 행보가 미국에 대한 좋은 기대보다 ‘부정적인 예측’을 낳게 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가세했다. 트럼프 정부의 국내 정책과 관련해선 “그가 ‘워싱턴’을 배워간다고 생각하지만 건강보험법안(트럼프케어)을 비롯한 입법 과정에서 미숙한 일처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국정 운영과 선거유세는 다르다”며 “선거를 치를 때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모든 것을 다 실행할 수는 없으며 우선순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무역정책 역시 비판받았다. 하스 회장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즉각 탈퇴는 전략적 실수”라며 “협약 내용을 수정하거나 일부 국가와 추가 협정을 맺는 등 다른 대안을 활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회장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은 무역이 아니라 자동화에 있다”며 “반(反)이민 정책도 일자리 보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공정무역론’은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