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男, 남들 꺼리는 5층서 대박낸 사연
“바(bar) 스타일의 정열적인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세계맥주 40여종을 골라먹을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죠.” 서울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앞에는 20대 사장이 운영하는 젊은 분위기의 맥주점이 있다. 신세대 감각에 맞는 발랄한 인테리어가 특징인 세계맥주 전문점 ‘쿨럭’이다.

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강송 사장(26·사진)은 “여기서는 버드와이저, 카스, 카프리, 하이트 등 국내 인기 브랜드 맥주를 2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쿨럭의 점포 디자인은 한번 들른 고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만큼 강렬하다. 덕분에 홍보 활동을 별도로 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고객이 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이를 확인하려는 고객들이 새로 생기는 것이다. 점포 위치가 건물 5층이라는 것은 가시성에 있어서는 불리하지만, 내부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어 전망이 좋은 장점이 있다.

다양한 세계맥주를 갖추고 있는 것과 함께 50여종에 이르는 고급 수제요리도 1만~2만원대에 즐길 수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20대들이 좋아하는 이유다. 지난해 3월 매장을 오픈, 개점 1년이 안됐지만 단골 고객이 절반에 달해 점포 경영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 이 사장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각국 맥주도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벨기에산 호가든의 경우 다른 세계맥주점에서는 8000원대에 판매하나 여기서는 5900원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의장특허를 받은 바에는 언제나 맥주의 신선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냉각장치를 별도로 설치, 맥주 맛을 한층 특화시켰다. 이 사장은 “창업을 준비하면서 2~3개월간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수집한 뒤 가맹본사와 가맹점을 일일이 방문해 현황을 살펴봤다”며 “가격과 요리 품질의 경쟁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가맹점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맹점의 기본 창업비는 7910만원 선이다. 하지만 이 가게는 매장 디스플레이에 욕심을 부리다보니 인테리어비만 1억원 가까이 들었다. 시설집기와 점포임대비를 포함한 창업비는 총 2억원에 달했다. 매장규모가 109㎡(33평)로, 12개 테이블에서 한달 평균 2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가게는 인근에 비슷한 업종이 없고,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어 유동인구 흡수에는 유리한 편이다. 20~30대의 젊은 고객층이 주축을 이룬다. 중·장년층과 가족단위 고객들도 일부 찾는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았다는 고객이 많다. 이 사장은 “맥주 마니아들을 만족시키면 단골고객이 늘고 이들이 절반을 넘어서면 그 때부터는 안정권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600-2533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