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베네치아 가는 데 129년…사상 첫 비엔날레 간 교황, 여성 교도소도 품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29년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 교황 방문
여성 교도소에서 열린 바티칸 전시 관람
"예술은 차별을 없애는 데 사용돼야 해"
여성 교도소에서 열린 바티칸 전시 관람
"예술은 차별을 없애는 데 사용돼야 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주데카 여자 교도소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주데카 교도소는 지난 20일 개막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88개 참가국 가운데 하나인 바티칸시국 파빌리온(국가관)이 들어선 곳으로, 재소자들이 전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교황, 사상 처음 베네치아 비엔날레 방문
가톨릭 교구 정점에 있는 교황이 '세계 최대의 미술 축제'인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찾은 건 129년 비엔날레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개인으로선 2013년 즉위 이후 첫 번째 베네치아 방문이자 올해 로마를 벗어난 첫 공식 일정이다.
이어 "우리 모두 용서받아야 할 실수와 치유해야 할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예술이 인종차별과 불평등, 가난한 사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87세 고령인 그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5월 베로나, 7월 트리에스테 등 이탈리아 도시를 두 차례 더 찾을 예정이다. 그 사이 6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9월엔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를 순방을 앞두고 있다.
재소자마저 포용…파격 메시지 담은 바티칸 국가관
올해 바티칸시국은 이례적으로 전시관을 여성 교도소에 설치했다. 현지 매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파격 행보를 이어왔는데,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전시장이 마련된 주데카 교도소는 그동안 여성을 비롯한 소외된 이들의 공간으로 활용돼왔다. 13세기 베네치아 남부의 외딴 섬에 지어진 뒤 수녀원, 매춘부를 위한 교화소, 병원 등으로 사용됐다. 최근 여성 전용 수감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나의 눈과 함께(With My Eyes)'란 제목으로 열린 전시는 80여명의 재소자가 참여해 직접 방문객을 안내하고 작품을 설명한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브루노 라신 팔라초그라시미술관 디렉터는 "방문객들이 단지 수동적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구경꾼'이 아니라, 이곳에서 전하려는 메시지의 '목격자'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바티칸시국 국가관 전시는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끝나는 11월 24일까지 열린다. 방문을 위해 사전 예약은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