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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이런 詩시가 있다… "별일 없지요? 네, 이쪽도 아직은 별일 없어요"

    한 시인의 산문집 파일을 인쇄소에 넘기고 나서 그 시인이 머무는 문학관을 찾았다. 세상에 흰 눈이 도톰하게 쌓인 날이다. 상처 입은 오목한 피부에 눈송이가 떨어져 깨어 있음에 소름 돋은 새벽이다. 서울에서 일행과 모여 차를 타고 공주에 갔다. 올해 베안엣나이 여든이 된 시인의 신작 홍보 영상 촬영을 하기 위해서다. 시인이 직접 가꾼 뜰에 핀 봄꽃들은 볼 수 없겠지만 풀꽃 같은 시인을 뵐 생각에 어깻죽지가 꿀벌처럼 들썩였다. 내가 초고를 받고 마감하기까지 시인과 나는 우편과 전화를 자주 나눴지만 얼굴을 마주한 건 정확히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두 시간 남짓 걸려 도착한 곳은 풀꽃문학관. 나무로 지어진 간이역을 닮아 쉬어가고 싶은 곳이다. 시인은 사탕처럼 동그란 얼굴로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오전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뜨끈한 칼국수를 먹고 한적한 찻집에서 시인은 말했다. “이번 책을 읽으며 사람들이 배우는 것보다 느끼면 좋겠어요.” 시인의 시가 수놓아진 벽화 거리를 지나 다락방이 있는 당신의 집에 들렀다. ‘시인의 집’ 앞에는 칠이 벗겨진 자전거 한 대가 놓여 있었고, 집 안에는 오래된 서적과 그림이 그득했다. 시인은 올해 확장하여 완공될 풀꽃문학관에 그것들을 기증할 것이라고 했다.오후 사진 촬영을 마친 후 문학관 둘레를 몇 바퀴 돌다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보지 못한 푯대를 발견했다. 그 푯대에 적힌 부탁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궁금해 물었다. “디딤돌만 밟아주세요, 라고 푯대에 적혀 있는데요. 빈 땅에서 자랄지 모르는 풀꽃들을 위한 배려이시지요?” 시인은 “그것을 모르고 밟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꽃을 피울지도 모르

    2024.02.27 10:48
  • ‘새로운 시선의 금융과 재테크’…신간 낸 최윤곤 전 금감원 국장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을 30년 넘게 지켜봐온 금융 시장 전문가가 ‘새로운 시선의 금융과 재테크’란 신간을 냈다. 저자는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장을 지낸 최윤곤 씨다. 그는 워싱턴주재원 하노이사무소장 등을 거쳐 증권시장팀장 기업공시제도실장 등을 역임하다 2020년 퇴직했다.이 책엔 글로벌 금융 시장의 작동 원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금리와 환율을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국제 금융 시장의 주도 세력에 대한 저자 특유의 시각도 엿볼 수 있다.최 전 국장은 “금융은 현대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지만 잘못 알려진 개념과 오해도 상당하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외국인 핫머니, 공매도 등 다양한 논쟁거리도 가감없이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이 책은 실전 재테크의 원칙과 필승 전략도 소개한다. 장기·적립식·글로벌·자산배분·목표기반·저비용 등 6가지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최수현 전 금감원장, 진웅섭 전 금감원장, 나재철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신 SK증권 대표 등이 추천사를 썼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2024.02.27 10:48
  • 파리의 발레 선생님이 눈인사를 하고 나가는 나를 불러세웠다

    "우린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있다","우린 손흥민 보유국이다"이와 같은 말들에 전혀 거부감 없는 소위 '국뽕'이라 불리는 감정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 할 정도의 행복감과 뿌듯함을 월드 클래스 축구스타인 손흥민선수의 활약상 덕분에 느낄수 있는 지금이다.많은 세계인들의 그를 향한 칭찬일색인 이유라 한다면 그의 뛰어난 활약상과 더불어 주윗사람들을 대하는그의 말과 행동때문이 아닐까 싶다.유교사상의 교육을 받으며 자라온 나에게 있어 내가 자연스래 보고 배웠던 예절이나 예의문화는 그저 당연한것이라 생각되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외국인들에겐 꽤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듯 함을 여러 매체를 통해느끼에 된다.이렇듯 한국인들의 몸에 자연스래 베여있는 예절문화는 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에겐 어쩌면 최고의 '무기'와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는데 그 사실을 손흥민선수의 활약을 통해 다시금 재확인하게 된다.한국나이로 27세,해외빌레단의 문의 두드리기에는 발레리노로서는 꽤 늦은 나이였슴에도 한번은 미쳤다 생각하고 도전하고픈 젊었던 혈기에 국립발레단 주역직을 그만두고 날아갔던 프랑스에서 견습생 오디션이 있

    2024.02.27 10:36
  • 신안 조희룡 미술관, '임자도에 피어난 민화' 전시

    전남 신안군 조희룡 미술관은 '임자도에 피어난 민화' 초대전을 28일부터 5월 31일까지 연다. 봄을 상징하는 임자도의 홍매화와 튤립을 중심으로 1부, 2부 나눠 선보인다. 1부 홍매화 전시는 28일부터 4월 3일까지이며, 2부 튤립 전시는 4월 5일부터 5월 31일까지이다. 예로부터 봄을 상징하는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매화와 형형색색의 매력을 가진 튤립을 더한 이색적인 민화 전시이다. 참여 작가는 지역 문화예술 민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조성미 작가를 중심으로 목포민화연구회 소속 작가가 참여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봄을 상징하는 매화와 튤립의 개화 시기에 맞춰 전통 민화 전시를 마련했다"라며 "조희룡 미술관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신안 섬 꽃의 매력을 느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룡 미술관은 2021년 임자 대교 개통 후 새롭게 문을 열어 우봉 조희룡의 작품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동시대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이끌고 있는 전시 공간이다. /연합뉴스

    2024.02.27 10:28
  • [만화신간] 시베리아의 숲에서

    좌충우돌 몽골제국사·풀 ▲ 시베리아의 숲에서 = 실뱅 테송 씀. 비르질 뒤뢰이 만화. 박효은 옮김. 누구나 한 번쯤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 파묻혀 사는 삶을 꿈꿀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 태생 저널리스트이자 여행 작가인 실뱅 테송이 러시아 바이칼호숫가 작은 오두막에서 보낸 6개월을 담은 그래픽노블이다. 기온이 영하 30도로 떨어지고, 꽁꽁 언 호수와 눈 덮인 시베리아 숲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오지에서 테송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매일 오두막을 데우기 위해 장작을 패고, 얼음을 깨서 물을 긷는 단순하고 고요한 삶이 오히려 자신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고 느낀다. 원작 에세이는 2011년 발간돼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았다. 뒤뢰이가 이를 그래픽노블로 새로이 펴내면서 광활한 러시아의 자연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북스힐. 112쪽. ▲ 좌충우돌 몽골제국사 = 봉닭 글·그림. 설배환 감수. 아시아와 유럽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유목민 제국 몽골의 역사를 다룬 만화다. 몽골을 야만인이나 잔인한 정복자로만 보던 정주민의 시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민족을 포용하고 상인과 지식인, 종교인을 후원하던 제국으로 재조명했다. 우리가 잘 아는 칭기즈 칸부터 몽골 제국의 흥망성쇠, 원나라의 역사 등을 20개 주제로 나눠 만화로 풀었다. 특히 원나라에서 고려로 귀화한 설씨 가문, 고려인과 결혼한 목축업자 석곡리 보개 등 우리나라와 몽골의 접점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설배환 전남대 사학과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한빛비즈. 384쪽. ▲ 풀 = 김금숙 만화. 한국 만화 최초로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을 수상한 '풀'이 7년 만에

    2024.02.27 10:25
  • 오페라 사상 최고로 복잡… 로시니의 14중창 '칼로리 폭탄형 앙상블'

    세느 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파리 최고의 명당에 위치한 레스토랑 투르 다르장(La Tour d’Argent)은 그 자체로 프랑스 미식의 역사이기도 하다. 1582년에 창업하여 지금까지 전통의 조리법에 충실한 맛과 품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대로 프랑스 왕실의 단골집이었으며, 지금도 세계 각국의 셀러브리티들이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파리 미식의 영원한 랜드마크다.여기서 탄생한 메뉴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로시니 스테이크(Tournedos Rossini)다. 이탈리아 최고의 희극 오페라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실제로 로시니가 개발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 미식과 탐식의 경계에 선 음식이고, 심지어 누구에게는 괴식(怪食)일 수도 있다. 놀랍도록 진한 풍미와 엄청난 칼로리를 동시에 자랑하는데, 들어가는 재료와 조리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최고급 안심인 필레 미뇽을 스테이크로 구워낸다. 그 위에 진한 풍미의 푸아그라를 얹고 마무리로는 ‘버섯의 황제’라 불리는 송로버섯을 슬라이스 해 곁들인다. 포르투갈 마데이라산 와인을 장시간 졸여 만든 특제 소스를 살짝 부어주면 드디어 완성이다. 진한 재료 위에 더 진득하고 무거운 재료를 얹고는, 다시 거기에 더욱 더 강렬한 풍미의 그 무엇을 가미하는 일종의 ‘옥상옥(屋上屋)’ 요리다. 사실 로시니의 오페라가 딱 이렇다. 조아키노 로시니는 ‘이탈리아의 모차르트’로 불릴 만큼 천재 작곡가였다. <세비야의 이발사>, <라 체네렌톨라> 등 감칠맛 나는 코믹 오페라로 이탈리아 전역을 재패하고는 당대 최고의 도시 파리에서도 초빙을 받는다. 로시니는 단숨에 슈퍼스타가

    2024.02.27 10:25
  • 안은미·안애순·안성수…한국 대표 안무가 '3안' 나란히 무대에

    4월 3·5·7일 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봄날의 춤' 한국을 대표하는 '안씨 현대무용가' 3인이 나란히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정동극장은 4월 3, 5, 7일 기획공연 '봄날의 춤'을 열고 안은미, 안애순, 안성수의 작품을 선보인다고 27일 밝혔다. '봄날의 춤'은 하나의 무용 장르를 대표하는 안무가를 초청하는 기획공연으로 지난해 열린 전통무용 공연 '한여름 밤의 춤'의 후속 시리즈다. 올해는 현대무용 분야에서 안무가 3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3일에는 안은미의 '거시기모놀로그'를 공연한다. 수치와 부끄러움으로 남아있던 할머니 세대의 첫날밤 이야기를 소재로 60∼90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2019년과 2021년 영등포문화재단 무대에 올랐다. 5일에는 안애순의 '척'이 관객을 만난다. 아시아에서 길이를 재는 단위인 척(尺)을 소재로 절대적 기준 아래 사라졌던 개인의 세계를 주목한 작품이다. 2021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5월에는 영국 투어를 앞두고 있다. 7일에는 안성수가 '스윙어게인'을 무대에 올린다. 리드미컬한 스윙 음악과 함께 1980년대 유행곡, 영화 '그린북'의 OST 등을 활용해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018, 2019년 국립현대무용단에서 공연했던 '스윙'을 발전시킨 작품이다. /연합뉴스

    2024.02.27 10:12
  • 서부 액션 거장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성적 노리개'로 만든 이유

    섹스와 폭력의 온상인 것 같지만, 할리우드는 사실상 60여년 동안 산업 내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을 검열하고 통제해왔다. 1900년대 초부터 새로운 발명이자 인류 최초의 영상 엔터테인먼트인 ‘영화 (motion pictures)’ 가 급속도로 성행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 단체와 종교 단체와 같은 보수층은영화가 재현할 주제와 이미지에 촉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로이스 웨버 감독의 <내 아이들은 어디 있는가?> (1916)라는 작품은 당시 불법이었던 낙태 수술이 영화의 소재로 등장한다는 이유로 펜실베니아를 포함한 많은 주의 보수 단체들에 의해 보이콧과 상영금지를 당하기도 했다.이러한 종류의 집단 보이콧이 늘어나자 할리우드는 ‘자진 제작 코드’ (self-production codes)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영화를 통제하기 시작한다. “Don’ts and Carefuls” (하지 말 것과 주의해야 할것) 이라는 권고사항 리스트를 체계화 시킨 이 코드는 영화가 다루어서는 혹은 재현해서는 안되는 주제와 장면들을 명시한 산업 내의 규제 정책이었다. 예컨대 영화가 만들어지면 검열 오피스로 필름이 보내지고 담당자들은 (주로 종교단체의 수장들과 검열 오피스의 수장으로 이루어진) 삭제 하거나 수정할 부분들을 메모로 써서 다시 보내는 식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종교적인 가치와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이유였지만 검열의 실체는 대중문화, 즉 영화의 표백이나 다름이 없었다. 예컨대 검열 오피스의 장이자, 충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조셉 브린 (Joseph Breen) 은 하워드 휴즈 감독의 <무법자> 의 영화 포스터 속 제인 러셀의 가슴 사이즈가 너무 커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영화를 보이콧 하기도 했다 (제인 러

    2024.02.27 09:54
  • 나이 들어서 편집광처럼 물건 모은다면 노인 ADHD 의심해야 [서평]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가 남자 아이의 장애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ADHD가 있는 아이들은 의자에서 방방 뛰거나 수업을 방해하고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잘 잊어버리고, 체계적이지 못할뿐 아니라 주의가 산만하다. 최근에는 여성과 성인 ADHD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며 성별과 나이가 이 증상의 특징이 아님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노인에게서도 ADHD 증상이 나타날까? 어린 시절 ADHD 문제가 있다고 언급된 성인들이 이제 은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수명 연장과 출생률 감소가 더해지면서 2035년이면 ADHD 아동, 청소년보다 노인의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ADHD 노인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 미국에서 50여 년간 ADHD 진단과 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캐슬린 네이도 박사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평생 ADHD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노인들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그는 <나이 들면 ADHD와 헤어질 줄 알았다>를 통해 노인 ADHD로 진단받은 사람들의 사례를 전한다. 그는 스트레스 관리, 결혼생활과 인간관계 대처법, 은퇴생활 준비, 약물치료 등 다양한 해결법을 전한다. 노인 ADHD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일상생활 관리, 건망증과 같은 문제가 단순히 노화 관리 인지 저하의 문제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ADHD를 진단받기에 너무 늦은 시기는 없으며, 나이 들었어도 인식하고 치료받음으로써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인 ADHD는 의욕 저하, 우울증, 치매와도 연관성이 있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물건을 과도하게 모으는 ‘저장장애’도 ADHD와 함께 온다고 전한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정돈된 환경을 만들지 못하는 노인들은 ADHD일

    2024.02.27 09:52
  • 자연으로의 귀환…최상철의 추상화와 빅뱅 이론에 공통점이 있다면

    '인간 이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만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한테 이 질문은 미완의 숙제다. 학계에서 정설처럼 선택한 연구방식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학자들은 우주에 퍼진 우주배경복사열의 흔적을 따라 태초의 순간을 짐작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빅뱅 이론이 이러한 원리로 정립됐다.원로 작가 최상철(78)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았다. 회화 이전에 존재하는 '최초의 회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작가의 인위적인 개입을 하나씩 소거해가며 탄생한 그의 작품들은 과학자들이 상상하는 빅뱅의 모습과 닮았다. 서울 화동 백아트의 개인전 '귀환'에서 작가가 1980년대부터 2022년도까지 제작한 작품 50여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최상철의 반세기 가까운 작가 인생은 무위(無爲)를 향한 여정이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자기 작품을 두고 '그리지 않음으로써 그려진 그림'이라고 자평했다. "태초의 회화는 모든 인간적인 행위가 사라진 순수한 자연의 상태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연성이 그림을 그려주는 과정에서 저는 자연의 심부름꾼일 뿐이죠."1970년대 초 기하학적 추상화로 미술계에 입문한 작가는 꾸준히 단색조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이강소, 권순철 등과 함께 '신체제' 그룹전에 참여했고, 1981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했다. 둥근 돌, 날카로운 철사, 흩날리는 연필심 등 자신이 직접 고안한 도구들로 어떠한 꾸밈도 없는 순수한 상태를 묘사하기 시작했다.처음 없앤 건 작가의 주관적인 판단이었다. 일반적인 회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낯선 규칙'들을 세웠다. 오롯이 그 결과에 작품을 맡겼다. 물감을 머금은

    2024.02.27 09:50
  • "유니클로 아니었어?"…최민식 걸친 플리스 가격에 '깜짝'

    "유니클로 아니었나요?"배우 최민식 씨가 5년 만에 영화 무대 인사에 나서며 입은 옷이 화제다.최 씨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무대인사 때 착용한 회색 플리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다.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니클로인 줄 알았던 최민식 플리스가 루이비통"이라는 게시물이 화제다.이 제품은 ‘플리스 블루종’으로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기준 258만원에 판매 중이다.플리스 블루종은 소매 부분의 루이비통 로고가 포인트다.최 씨의 루이비통 사랑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파묘’ 제작보고회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검은색의 루이비통 니트와 회색 데님, 검은색 벨벳 패딩을 입고 등장했는데 그가 화려한 모노그램 니트는 ‘LVSE 모노그램 데그라데 크루넥 니트’ 모델로 가격은 201만원이다.소속사 없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배우인 터라 운전부터 패션까지 본인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2024.02.27 09:48
  • 신강서 열흘 만에 3만명 모은 북창동 카페 청년 사장의 비결

    신세계 계열사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청년 카페 창업 지원 프로그램 ‘청년커피랩’이 발굴한 인재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선보인 카페에 열흘간 3만명 넘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5일 연 강남점 디저트전문관 '스위트파크'에서 선보인 팝업스토어(임시매장) 중 북창동 커피전문점 '커피 스니퍼'에 25일까지 3만명 넘는 고객이 방문했다고 27일 밝혔다.신세계백화점은 커피 스니퍼의 신은수 대표가 신세계센트럴시티의 청년커피랩 출신이라고 전했다. 청년커피랩은 카페 창업을 꿈꾸는 20∼39세 청년을 선발해 강남 센트럴시티 파미에스테이션 1층 카페 매장 운영을 1년간 맡기고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장 매출 일부를 창업자금으로 지원한다.신 대표는 2018년 청년커피랩 카페를 처음 맡아 운영한 1기 선발자다. 그는 청년커피랩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북창동 골목에 로스터리형 카페 커피 스니퍼를 열었다. 청년커피랩 시절 여러 고객층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커스터드 우유에 에스프레소 휘핑 크림을 섞은 ‘커스터드 라테'를 개발해 대표 메뉴로 삼았다.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강남구 역삼동에 2호점도 냈다.신 대표는 "5년 전 창업의 꿈을 안고 청년커피랩에 도전했다. 나만의 브랜드로 신세계에서 다시 도전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청년커피랩에서 성장한 청년 창업가의 카페가 스위트파크에 (팝업스토어로) 입점하게 돼 더 의미가 깊다"고 자평했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2024.02.27 09:45
  • 대전시, '3대 30년 전통맛집' 소개 유튜브 제작

    대전시는 지역 전통 음식점을 알리기 위한 홍보용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27일 밝혔다. '3대 30년 전통맛집' 채널은 지역에서 3대에 걸쳐 3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음식점 30곳의 대표메뉴와 전통 맛집의 강점 등을 소개한다. 특히 전형적인 음식점 홍보영상 형식에서 벗어나 유튜버가 '맛잼도시 대전'을 소개하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대전시는 '3대 30년 전통 맛집'을 선정해 소개 책자와 전자책(e-book)도 발간했다. 손철웅 대전시 시민체육건강국장은 "지역 식당이 알려지면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대전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4.02.27 09:43
  • 도이치 그라모폰 대표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 서울시향과 협연

    서울시향은 3월 14일과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키안 솔타니의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으로 설레는 봄의 시작을 알린다. 2018년과 2022년 서울시향을 지휘한 마르코 레토냐가 서울시향과 조우하며,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포커스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가 서울시향 무대에 선다.도이치 그라모폰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가 서울시향과 첫 만남에서 연주하는 곡은 일명 ‘첼로 협주곡의 제왕’으로 불리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이다. 솔타니는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발매해 호평받은 바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낭만 가득한 선율들과 비르투오소적 기교가 절묘하게 녹아 있어 첼로 고유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으며, 극적인 악상과 치밀한 구성으로 브람스풍의 ‘교향적 협주곡’을 훌륭하게 구현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 협주곡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2부는 세련되고 섬세한 음악적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가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슬로베니아 출신 지휘자이자 브레멘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르코 레토냐는 교향곡과 오페라에서 방대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향과 세 번째 만남인 그가 해석할 프로코피예프의 최고 인기 교향곡 5번이 기대된다.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은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 그 막강한 힘과 순수하고 고귀한 영혼에 대한 찬가’라는 작곡 동기에 의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쓰여진 곡이다. 전쟁의 고난과 비애를 딛고 도달한 승리

    2024.02.27 09:32
  • '불편한 편의점' 경기도 공공도서관 2년 연속 최다 대출

    지난해 경기도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본 책은 2022년 이어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2023년 도내 공공도서관대출 데이터 4천100만여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대출 2~5위는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창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팩토리나인), '아몬드'(손원평·창비), '밝은 밤'(최은영·문학동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한국문학이 차지했다. 2022년 대출 상위 10개 도서에 한국문학과 해외문학이 절반씩 차지한 것과 비교했을 경우 지난해에는 국내 작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경우 여성작가인 김초엽과 정세랑의 도서가 2개씩 10위권에 올랐다. 상위 5위 도서 대출 건수의 39%를 40대가 기록했다. 40대의 대출 성향이 최다 대출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성별 대출 데이터를 보면 여성의 경우 상위 10개 중 9개가 소설인 반면 남성의 경우 소설, 경영, 철학, 역사 등의 분야에 걸쳐 있었다. 김동주 경기도 도서관정책과장은 "이번 통계를 바탕으로 양질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4.02.27 09:09
  • 뉴욕필 지휘 첫 데뷔 김은선, 치밀하고도 강하게 밀어붙였다

    올 초 뉴욕은 유난히 특별하다. 평범한 유학생이었던 바리톤 백석종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 테너가 되었다. 이달 28일을 시작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해 12회에 걸쳐 칼라프 왕자를 노래한다. 지난 2월 10일부터 3일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의 뉴욕필하모닉 데뷔가 있었다. 그리고 20일에는 클라라 주미 강이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뉴욕필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뉴욕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튿날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카네기홀 ‘건반의 거장’ 시리즈에 초청되어 쇼팽의 작품들로 데뷔 리사이틀을 가졌다. 까칠한 평론으로 소문난 자카리 울프(Zachary Woolfe)는 뉴욕타임스 리뷰 기사를 통해 그의 연주를 극찬했다. 그리고 22일부터 24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음악감독 김은선의 뉴욕필의 데뷔 공연이 열렸다. 그의 뉴욕필 데뷔는 지난 2020년 연말로 예정되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된 이후 4년 만에 성사되었다. 첫 곡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는 쉽게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은선은 에너지가 폭발하는 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힘겨루기’라는 표현이 떠오를 만큼 강하게 밀어붙였다. 지휘자의 비트를 따라오는 트럼펫군과 이에 저항하는 다른 악기들 사이에 균열이 생기는 곳도 있었다. 인심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 인상의 이매뉴얼 액스는 안데르스 힐보리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뉴욕 초연했다.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스웨덴 출신의 작곡가 힐보리는 팝 음악을 했던 이력을 가졌다. 그는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들과 많은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작품 역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에사페카 살로

    2024.02.27 09:07
  • 조수미·연광철·토머스 햄프슨…최고 성악가들 내달 줄줄이 무대

    조수미, KBS교향악단 800회 연주회…연광철, 선우예권과 듀오 공연토머스 햄프슨, 서울시향과 협연…정명훈 지휘로 베르디의 '레퀴엠' 3월에는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성악가들이 줄줄이 무대에 선다. 27일 공연계에 따르면 다음 달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조수미, 독일 정통 가곡 리트의 거장으로 불리는 베이스 연광철, 전설적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각각 관객들을 만난다. 화려한 기교와 고음을 구사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오랜 기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조수미는 다음 달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제800회 정기연주회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1956년 출범한 KBS교향악단은 68년 만에 맞은 800회 연주회를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의 지휘로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과 조수미의 노래로 꾸민다. 조수미는 벨칸토 창법이 돋보이는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이여', 도니체티의 오페라 '연대의 딸' 중 '모두가 알고 있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아, 그대였던가'를 부른다. 세 곡 모두 음정이 높고 까다로운 작품으로 조수미의 기교를 만끽할 수 있다. 독일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캄머쟁어'(Kammersanger·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연광철은 다음 달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시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을 붙인 듀오 공연을 연다. 연광철은 독일 바이로이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국 로열코벤트 가든 등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를 누비며 '최고의 바그너 가수'로 평가받는 성악가다. 지난해에는 '비목', '청산에 살리라' 등 한국 가곡 18곡이 담긴 앨범을 내 국내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이번 공연에서

    2024.02.27 07:02
  • '3.1'절 앞두고도 "벚꽃은 못참지"…日여행 '완판' 시끌 [이슈+]

    "친구가 3·1절(삼일절)에 일본 여행 간다고 하면 어떠세요?"3·1절 연휴를 앞두고 일본행 항공권이 일찌감치 마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나온 반응 중 하나다. 이를 두고 일부는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을 냈지만, "굳이 3·1절에 일본에 가야 하나", "3·1절은 그냥 빨간 날일 뿐인가", "생각이 있다면 다녀와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등 날 선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3·1절 연휴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근거리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일본은 최대 관심 여행지다. 실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3·1절 당일 일본행 항공편은 대부분 만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지난 21일 기준 내달 1∼3일 인천발 국제선 노선 가운데 일본 마쓰야마행 노선의 예약률이 90% 후반대의 예약률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 항공사 전체 일본 노선(왕복) 평균 예약률도 80% 후반에 달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은 85% 수준으로, 3·1절 당일만 보면 티웨이항공의 일본행 노선 평균 예약률은 94%다.이스타항공의 전체 일본 노선(왕복) 예약률은 평균 90∼95%였고, 진에어의 전체 국제선 예약률 1위는 일본행(인천∼후쿠오카) 노선이었다. 대한항공도 일본행 주요 노선 예약률이 90% 이상이며, 인천∼도쿄 등 인기 노선은 만석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예약률 상위 3개 노선은 인천∼삿포로, 인천∼후쿠오카, 김포∼오사카로 모두 일본행이었고, 예약률은 모두 90%를 웃돌고

    2024.02.26 19:58
  • 가족·젊은이들 '우르르' 몰렸다…싱가포르 돼지농장의 '파격'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돼지농장이었죠. 최근 들어선 싱가포르 최대 규모 공공도서관 덕에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책을 들고 찾는 사람으로 북적입니다.”싱가포르 북동부 풍골에서 나고 자란 크자이아 청(58)은 자신의 고향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4월 개관한 풍골지역도서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그는 “예전엔 농가를 관리하는 어른들이 마을 주민의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말했다.공공도서관 확충 나선 싱가포르1990년대까지만 해도 1차산업이 주력이던 풍골은 최근 신도시 프로젝트로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스타디움과 공공주택 등이 아직 뼈대만 갖춘 상태인데도 신도시 중심부에 지상 5층의 대규모 도서관이 먼저 들어섰다. 기자를 안내하던 싱가포르 국립도서관위원회(NLB) 관계자한테 이유를 묻자 이런 답을 내놨다. “국력은 곧 지력(知力)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정부 차원에서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의 우선순위를 높게 정한 결과입니다.”싱가포르가 공공도서관 확충에 팔을 걷어붙였다. NLB는 2021년 ‘LAB 25’라는 5개년 계획을 마련해 도서관 신설과 전반적인 시설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누구나 5분 거리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025년까지 싱가포르 중심부 20여 곳과 동서남북 외곽 거점에 지역도서관을 1개씩 개설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풍골지역도서관은 이런 ‘전 국민 도서관 생활권’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다. 주룽, 템피니스, 우드랜드 등 기존 지역거점도서관 세 곳에 이어 북동부의 도

    2024.02.26 19:03
  • 해안절벽 위 水中책방…中 도서관은 하나하나가 예술

    “도서관의 황금시대(The Golden Age)가 다시 도래했다.”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022년 1월 1일 이같이 보도했다. 유력 언론사가 새해 첫 사설의 주제를 도서관으로 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핀란드 독일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공공도서관을 지역 랜드마크로 키우던 당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세계적인 ‘도서관 패권 경쟁’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최근 10년간 중국의 도서관 인프라는 경제 성장과 함께 발전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공공도서관은 3303곳으로, 10년 전에 비해 227개 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이난성의 웜홀도서관을 ‘문화적 걸작’이라며 세계 유수 도서관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소개했다.국제무대에서 사회 인프라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중국은 공공도서관 분야에선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독서 장려와 독서 사회 건설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식 사업을 시행한 결과다. 중국이 잇달아 신축하거나 개조해 재개관한 공공도서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수십만 권에 달하는 장서와 10만㎡에 이르는 규모, 특색있는 건축미로 각 성(省)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2022년 9월 개관한 상하이도서관 동분관이다. 지하 2층, 지상 7층에 11만5000㎡ 규모다. 단일 도서관 건물로는 중국 내 최대다. 상하이의 도시공원인 센추리공원과 도심의 마천루가 한눈에 보이는 덕분에 각종 전시와 강연의 명소로도 자리 잡았다. 첸차오 상하이도서관 디렉터는 “동분관의 강점은 방대한 장서와 더불어 문화·예술에도 열린 공간이라는 데 있다”고 했다.저장도서관도 지난해 8월 재단장을 마치고

    2024.02.26 18:56
  • 英 버려진 탄광촌의 기적…연 1조 문화예술 '금광'을 캐다

    지난 4일 방문한 영국 북동부 게이츠헤드. 이 도시는 고속도로 초입부터 범상치 않은 경관으로 시선을 빼앗았다. 광활한 언덕 위에서 제트기도 족히 품을 듯한 거대한 양 날개를 펼친 채 관람자를 향해 약간 기울어져 있는 20m 높이의 철제 천사상은 보는 순간 말을 잃을 만큼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세계적인 현대 조각가 앤터니 곰리의 대표작 ‘북방의 천사’였다. 도심으로 들어섰을 땐 이미 상당한 인파가 길목 곳곳을 메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1999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음악당 ‘더 글라스 하우스’와 테이트 모던에 이어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현대미술관인 ‘발틱 현대미술관’을 연신 오가며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데 여념이 없었다.클래식 음악, 서양 미술의 본고장 유럽에 속한 만큼 애초부터 문화 예술 산업에 강했던 도시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게이츠헤드는 1900년대 초·중반까지 석탄·철강·조선 산업에 철저히 주력해온 ‘탄광촌’이었다. 1970~1980년대 중공업 전체가 무너지면서 대규모 실업자 발생, 인구 유출 등의 늪에 빠진 게이츠헤드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문화 예술이었다. 시의회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로 ‘랜드마크’를 고안했고, 1998년 그 결과물로 너비 54m, 무게 200t에 달하는 앤터니 곰리의 철제 조각상 ‘북방의 천사’를 세상에 내놓았다. 브라이언 휴잇슨 게이츠헤드 시의회 매니저는 “80만파운드(약 13억4000만원)라는 비용 부담에 주민들의 비난도 있었지만 우린 문화 예술 투자를 끝까지 고집했다”며 “그것이 우리의 도시를 특별하게

    2024.02.26 18:52
  • "예술로 도시 살리려면, 창조보다 '숨겨진 보석' 찾아야"

    게이츠헤드가 몰락한 탄광촌에서 ‘예술의 도시’로 천지개벽하기까지 든든한 동반자들이 있었다. 그중 핵심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뉴캐슬 게이츠헤드 이니셔티브(Newcastle Gateshead Initiative·NGI)’다. NGI는 2000년 영국 정부가 게이츠헤드와 그 인근 지역인 뉴캐슬의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설립한 준정부기관이다. 그 지역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도시 재생 사업을 홍보하며, 기업 투자 및 관광객을 유치하는 활동을 한다.이달 초 영국 뉴캐슬에 있는 어폰타인 네빌홀에서 세라 그린 NGI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인터뷰했다. 그는 “수천억원대 빌딩은 돈만 있으면 어디에나 지을 수 있다”면서도 “화려한 건물들이 생겨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람이 몰려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 CEO는 이어 “특정 시설을 공급하는 단편적인 프로젝트에서 나아가 그 시설에 어떤 콘텐츠를 채울지가 중요하다”며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 도시의 사업을 알리고, 얼마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변호사 출신인 그린 CEO는 영국산업연맹 지역 이사 등을 지낸 도시 재생 전문가다. 정부 주도 관광협의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에게 문화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 사업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가치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도시 재생 사업은 ‘숨겨진 보석’을 찾는 일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만이 지닌 문화적 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새롭게 보여주는 과정이 돼야 합니다.”

    2024.02.26 18:51
  • [이 아침의 영화감독] 사회 가장 낮은 곳 주목한 '日영화 거장'

    사카모토 준지(65)는 사회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스크린에 옮기는 영화감독이다. 최근작 ‘오키쿠와 세계’에서는 일본 에도시대 분뇨업자라는 낯선 소재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했다.사카모토 감독은 선 굵은 남성 영화들로 필모그래피를 쌓기 시작했다. 데뷔작 ‘팔꿈치로 치기’(1989)로 요코하마영화제 등 여러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다. 부상으로 은퇴한 권투선수가 다시 링 위에 복귀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얼굴’(2000)은 처음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이다. ‘히키코모리’ 여성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주인공이 동생을 살해하고 달아난다는 파격적인 줄거리로 일본 아카데미상 5관왕을 석권했다.논란도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도쿄에서 납치된 사건을 다룬 ‘KT’(2002)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파장을 일으켰다. 태국 내 아동 성매매를 지적한 ‘어둠의 아이들’(2010)은 도발적인 주제 때문에 방콕영화제 초청이 취소되기도 했다. 태평양전쟁 이후 미군정 치하 일본의 어두운 시대상을 그린 ‘클럽 진주만’(2006)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어느덧 거장 반열에 오른 그는 30번째 작품으로 ‘오키쿠와 세계’를 선보였다.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와 분뇨업자들의 청춘을 담은 시대극이다.안시욱 기자

    2024.02.26 18:48
  • [오늘의 arte] 독자 리뷰 : 아르텔필하모닉의 웅장한 후반부

    아르텔필하모닉의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두 작품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힘찬 피아노 연주와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연주 그리고 열정적인 지휘까지…. 두 번째 작품은 웅장한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 아르떼 회원 ‘아워’ 티켓 이벤트 : '베이스' 연광철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베이스 연광철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공연이 3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로베르트 슈만의 걸작 ‘시인의 사랑’ 등 사랑을 주제로 한 슈만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3월 11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5명을 뽑아 S석 2장씩을 준다. 당첨자 발표는 12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꼭 읽어야 할 칼럼● 창작 뮤지컬 여주인공들은 글을 쓴다많은 여성서사 창작 뮤지컬의 주인공이 작가다. ‘아가사’의 아가사, ‘메리셸리’의 메리셸리, ‘여기, 피화당’의 가은비 등이 그렇다. 폐막한 공연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그들은 ‘자신을 위한, 자신에 대한’ 서사를 쓴다. 그들의 소설은 진짜 자신들의 이야기로 더 깊어질 것이다. - 뮤지컬 평론가 최승연의 ‘뮤지컬 인물 열전’● 페인 감독이 감싸준 아웃사이더들의 고통감당할 수 없는 고통의 무게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바튼아카데미의 폴과 털리, 메리. 그들이 각자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괴팍하고 불손한 태도와 행동을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응시했기 때문이다. 감독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들을 되새겨 준다. - 영화평론가 이동윤

    2024.02.26 18:47
  • '버려진 탄광촌' 연 1조 금광 캤다…도시 운명 확 바뀐 비결

    영국에는 ‘문화와 예술로 먹고사는 도시’가 있다. 누구나 런던을 떠올리겠지만 아니다. 런던에서 차로 5시간30분, 비행기로는 1시간15분을 꼬박 들여야 만날 수 있는 북동부의 작은 도시 게이츠헤드다.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문화 예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 사이에서는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소문난 곳이다.인구가 20만 명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670만 명(2022년 기준)에 달한다.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6억6500만파운드(약 1조1150억원)로 추산된다.게이츠헤드는 불과 60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산업을 먹여 살린 탄광촌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굴뚝산업이 무너지면서 존립 위기를 맞았다. 당시 실업률은 15%를 웃돌았고, 주민이 하나둘 떠나갔다.게이츠헤드를 ‘문화 예술의 도시’로 바꾼 시작은 하나의 조각상이었다. 1998년 80만파운드(약 13억4000만원)를 들여 세계적인 조각가 앤터니 곰리의 ‘북방의 천사’(사진)를 도시에 세워놓자 이를 보기 위해 유럽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게이츠헤드는 활기를 되찾았다. 이를 계기로 게이츠헤드는 문화 예술 중심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게이츠헤드의 문화 예술 투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6일 현지에서 이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직접 확인했다. 英 버려진 탄광촌의 기적…연 1조 문화예술 '금광'을 캐다쇠퇴길 걷던 석탄도시…"경제 살릴 건 예술뿐" 곳간 털어 '천사상' 설치지난 4일 방문한 영국 북동부 게이츠헤드. 이 도시는 고속도로 초입부터 범상치 않은 경관으로 시선을 빼앗았다. 광활한 언덕 위에서 제트기도 족히 품

    2024.02.26 18:45
  • 미술 작품에 돈만 잔뜩 보이고 사람이 안 보여 뭉쳤다는 작가

    “세속적 물욕과 공명심에 얽매여서는 생각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함이고, 자유롭지 못한 정신 상태에서 어떻게 심금을 울리는 예술작품이 생겨나겠는가.”한국 근대조각의 선구자 김종영 화백(1915~1982)은 ‘유희삼매’라는 제목의 글에 이런 문장을 남겼다. ‘작품이 잘 팔리는 작가’가 성공의 척도가 되고, 미술 속 인간에 대한 고민이 점차 옅어지던 세태에 대한 지적이었다. 김 화백은 이렇게 덧붙였다. “자유와 용기와 사랑을 겸한 ‘휴매니티’가 있다면 예술이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김종영 화백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4인의 작가가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한 미술관에 모였다.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새해 첫 전시로 마련한 김을·김주호·김진열·서용선의 단체전 ‘용(龍·用·勇)’이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미술에서 인간이 사라졌다’는 한 원로작가의 한탄을 듣고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작품의 환금성(用)이 주목받는 시대에도 용기(勇) 있게 휴머니즘을 추구한 작가들에게 주목했다”고 설명했다.일상을 담은 그림일기부터 테라코타, 대형 조각까지. 네 명의 작가가 선택한 작업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개천에서 용(龍) 난다’는 성공 신화 이면에 외면받곤 했던 이들, 바로 ‘인간’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아기자기한 쪽은 김을 작가(69)다. 귀금속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화상’과 가족사를 소재로 한 ‘혈류도’ 연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회화와 조각은 공방에서 만들어낸 듯 손가방에 쏙

    2024.02.26 18:22
  • '세금 구박' 받고 독립국 세우는 노인들

    “가장 먼저 경로연금을 대폭 삭감하고 다음으로 고령자에 대한 무상교통과 무상의료를 전면 폐지했다. 국민연금은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지급을 미루기로 했다.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 젊은이들은 환호했다.”최근 발간된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정성문 지음, 예미·사진)는 지금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세상을 상상해 쓴 사회과학소설이다. 통계청이 예상하기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게 된다는 2060년이 배경이다.소설 속 새로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분으로 고령층에 대한 연금 지급과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폐지하고 나선다.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에 의존해 살던 노인들은 순식간에 생활이 어려워졌다. 무료 급식소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의 줄이 길어져만 갔다. 아침을 먹고 나면 바로 점심 줄을 서야만 제때 끼니를 먹을 수 있었다.소설의 배경은 2060년의 이름 모를 한 공화국이지만 그다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내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기준 70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78.8명 수준으로 모든 세대 중 가장 높다.소설의 후반부는 더 파격적이다. 참다못한 이른바 ‘앵그리 실버’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시위가 거세지자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거리의 노인들을 무력으로 진압한다. 마침내 노인들은 노인만을 위한 나라를 따로 세워 독립하기에 이른다.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국가다.책은 초고령화 사회의 단면, 단면을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성(性), 존엄사 등 여러

    2024.02.26 18:21
  • 1500년 역사의 거문고가 악기의 세계를 지배하다

    거문고는 5세기 이전 고구려에서 만들어진 우리나라 전통 악기다. 밤나무와 오동나무로 만든 울림통 위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줄을 이어 맨 형태다. 이 줄을 술대라고 불리는 막대로 치고 튕겨 소리를 내는 현악기다.1500년 넘게 전해 내려오는 거문고가 클라리넷과 화음을 쌓고 전자음악의 박자에 맞춰 노래한다. 전통 음악극 ‘무한수렴의 멀티버스’(사진)는 거문고가 시공간을 초월한 음악적 세계관을 여행하는 모습을 8개 곡으로 표현한다. 각각의 음악 ‘멀티버스’ 속에서 동서양의 악기가 함께 과거의 음악이 현대 음악 장르와 뒤섞인 무대를 선보인다.막이 오른 무대 위에는 거문고 한 대가 떡하니 올려져 있다. 이내 아쟁과 판소리꾼이 합세해 첫 곡 ‘끌림’을 선보인다. 진도 ‘씻김굿’의 흘림 장단을 재해석한 무대가 펼쳐지며 우리 전통 음악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작품이 진행되면서 첼로, 트롬본, 피아노 등 서양의 악기가 합세한다. 거문고의 소리가 민속음악, 재즈, 클래식 등 서양 역사 속 다양한 음악 장르와 합을 맞춘다. 거문고가 서양의 악기들과 번갈아 연주하며 평화롭게 화답하다가 격정적인 연주로 무대를 장악하기도 한다.7번 곡 ‘궤도 공명’에서는 거문고가 컴퓨터로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전자음악과 만나며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음악 세계에 도달한다. 무대 위에 송출한 클라리넷 연주 영상과 거문고가 합주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미래 음악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마지막 무대 ‘시나위’에서는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모든 악기가 총동원된다. 시간을 역행하듯 서양과 미래의 악기는 하나둘씩 무대 뒤로 사라진다. 마지막에는

    2024.02.26 18:21
  • 시작부터 꼬여가는 '강릉 랜드마크' 미술관

    강원 강릉시 솔올로. 소나무 숲이 늘어서 솔올이라는 이름이 붙은 지역에 ‘강릉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포부로 문을 연 미술관이 있다. 지난 14일 개관한 솔올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마이어파트너스가 맡았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처드 마이어가 세운 회사다. 솔올미술관은 ‘백색 건축 거장’의 철학을 반영한 듯 하얀색으로 지어졌다. 외벽을 대형 유리로 마감해 채광이 좋았다.개관전의 주인공은 ‘공간 개념의 창시자’ 루치오 폰타나(1899~1968)였다. 새로운 시설에서 현대미술의 슈퍼스타를 끌어들인다는 이야기는 미술계의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국내에서 폰타나 작품으로 전시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시작이었지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으로의 운영이 걱정이라는 얘기다.연덕호 마이어파트너스 대표는 솔올미술관 개관전 오프닝에서 “이번 미술관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철학은 미니멀리즘이었다”며 “건축물은 그 내부에 놓인 전시 작품과 주변 조경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첫 번째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미술관이 단조롭다는 느낌까지 주는 이유다. 하지만 미술관이 주변 조경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마이어 이름값’을 경험하게 된다. 마이어파트너스는 4년 전부터 미술관 디자인을 시작했다고 한다.첫 전시로 모셔온 작가는 현대미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루치오 폰타나. 폰타나는 캔버스 뒤에 ‘다른 3차원의 공간’이 있다고 주장한 작가다. 그의 주장은 ‘공간주의’라는 이름이

    2024.02.26 18:20
  • 쿠팡서 빠졌지만…햇반 작년 8503억어치 팔려 '최대 매출'

    CJ제일제당의 국내 1위 즉석밥 브랜드 '햇반'이 지난해 단일 브랜드 기준 8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2년 말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에 납품을 중단했지만 유통 경로 다각화와 해외 매출 증가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3% 증가한 8503억원(소비자가 환산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4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 늘어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였다.연간으로 해외 매출 증가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보다 1.4% 증가했고, 해외 매출은 21% 성장했다.햇반은 지난해에도 국내 1위 시장점유율을 지켰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프라인 즉석밥 시장에서 햇반의 점유율은 68%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란 설명이다. 대표 제품인 '햇반 백미'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66.4%로 전년보다 3.4%포인트 뛰었다. 또한 지난해 '햇반 곤약밥'과 '솥반'을 앞세운 웰니스 카테고리 매출증가율은 전년보다 2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매출 성장 배경으로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제품 가격 결정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인 끝에 2022년 말부터 햇반 등 제품 납품을 중단했고, 다양한 이커머스와 협력에 나섰다.우선 지난해 네이버에서 햇반 거래액은 39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배 늘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자사몰인 'CJ더마켓' 성과도 돋보였다. 해당 쇼핑몰에서 지난해 햇반 매출은 약 238억원으로 전년보

    2024.02.26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