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아니야?…한국화가 오용길 화백의 '쨍한 풍경'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서
봄 맞이 개인전
봄 맞이 개인전
작품의 느낌과는 달리 오용길은 한국화 외길을 걸어온 작가다. 1970년대부터 실경(實景) 기반 수묵화를 그려왔다. 그사이 한국화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서양화와 추상미술, 단색화가 미술 시장과 비평계를 장악했다. 한국화 안에서도 추상 양식을 도입하고 전통 재료를 포기하는 등 여러 실험이 생겨났다 사그라들기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도 오 화백은 먹과 붓, 화선지를 버리지 않았다. 대신 그 재료 안에서 서양 풍경화의 구성과 색채 감각을 녹여냈다.
이런 재료로 실제 풍경에 가까운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50년 넘게 쌓아온 탁월한 필력 덕분이다. 오 화백은 27세 때인 1973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으며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월전미술상, 선미술상, 의재 허백련 예술상 등 주요 상을 휩쓸었고 실경산수화를 현대화해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했다. 2024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복잡하게 해석하지 않아도 딱 보면 좋다고 느끼는 그림, 그냥 봐도 좋고 자세히 봐도 좋은 그림을 그리려 한다”며 “내 그림을 본 관객들이 봄을 느끼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