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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수영 기자
    성수영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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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내 아들한테 자식이 있었다고?"…비밀 드러나자 '발칵'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제가 아드님이 생전 만나던 여자입니다. 아드님의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아들이 세상을 떠난 다음 날, 처음 보는 여자가 아기를 안고 불쑥 찾아와 들려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들을 떠나보낸 슬픔마저 순간 잊을 정도로,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뭐? 내 아들이 자식이 있었다고? 그럼 이 아기가 내 손주란 말이야? 그런데 왜 그걸 나한테 말도 안 하고….’아들은 과묵한 사람이었습니다. 매일같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있느냐”고 물어봐도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하던 아들. 그런데 사실은 자식까지 있었다니. ‘아무리 말이 없어도 그렇지, 매일 사이좋게 같이 밥을 먹었는데….’ 어머니는 그저 황당할 뿐이었습니다.아들의 이름은 조르주 쇠라(1859~1891). 점묘법의 창시자이자 신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로서 한국 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그는, 사실 자신의 어머니와 친구들에게 자식의 출산 소식조차 얘기하지 않을 정도로 비밀이 많은 독특한 사람이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내다미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쇠라의 이름이나 점묘법이라는 기법을 한 번쯤 들어봤거나 그의 작품 이미지가 눈에 익은 분이 많을 겁니다. 그만큼 쇠라와 그가 남긴 작품들이 미술의 역사에서 중요하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반 고흐 등 비슷하게 유명한 다른 화가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 생전 엄청나게 과묵했고 자신에 관한 기록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쇠라는 이런 성격을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습니다. 법원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필요한

    2024.07.27 08:19
  • 천년 뒤 북한산에 헬멧 쓴 아테나상…미래의 서울을 그린 다니엘 아샴

    미국 작가 다니엘 아샴(44)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 중 하나다. 2007년부터 조각·회화·건축·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온 그는 퍼렐 윌리엄스 등 세계적 뮤지션, 티파니·디올·포르쉐 등 명품 브랜드, 포켓몬스터 등 대중문화 브랜드와 끊임없이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44만여명에 달한다. “상업성이 지나치다”는 비판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누구나 쉽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상업적 성공도 독창성과 작품성이 받쳐 줘야 가능한 법. 아샴이 즐겨 다루는 주제는 ‘상상의 고고학’이다. 휴대폰과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현대 물건들이 수백~수천 년이 흐른 뒤 유물로 취급받는 상황을 표현한 회화나 조각 등을 제작하는 것이다. 자칫 허황돼 보일 수 있는 주제지만, 그의 작품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이 뉴욕현대미술관(MoMA)를 비롯한 수많은 권위 있는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이유다.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3024-발굴된 미래’는 아샴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250여점에 달하는 작품이 전시장에 나왔다.‘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 쓴 아테나상’은 아샴이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그린 신작이자 그의 대표적인 화풍이 반영된 그림이다. 작품 제목처럼 1000년 뒤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유물이 발견된 장면이 그려져 있다. ‘발굴 현장’도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설치 작품이다.

    2024.07.26 15:02
  • 암흑기에 홀로 빛나는 우국원, "'나의 우주' 태어나고 세상 뒤집혔다"

    모두가 꺾이는 가운데 홀로 우뚝 서 있다. 미술시장 불황이 무색하게 컬렉터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우국원 작가(48) 얘기다.2021~2022년 한국 미술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맞았을 때 가장 수혜를 본 이들은 30~40대 구상화가들이었다. 이들의 작품은 불과 2년만에 가격이 최대 20배 가까이 뛸 정도로 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골도 깊은 법. 지난해 불황이 닥치자 이들 중 대다수의 작품 값은 수직 하락했다. 오직 우국원만 빼고.지난 2월 우 작가의 2022년작 ‘Leader’는 서울옥션 경매에서 작가 최고가인 2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초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에서도 그의 그림은 개막 첫날 9만달러(약 1억2400만원)에 팔렸다.이제 그의 작품을 가져가려는 국내외 컬렉터들은 ‘대기 번호’를 뽑는 게 필수다. 국내 작가 전체를 통틀어도 현 시점에서 이렇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는 그 외에 찾기 힘들다. 우 작가는 자신의 이런 인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영감의 원천은 무엇이고, 다음 목표는 뭘까. 7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 청담동 탕컨템포러리아트에서 열리는 개인전 ‘나의 우주’를 계기로 우 작가를 서면 인터뷰했다.▷인기가 대단합니다.“기이한 일입니다. 사실은 나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MZ세대 컬렉터들이 특히 내 작품을 좋아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뿐입니다. 나는 그저 내 작업을 계속 이어가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아기자기한 도상, 텍스트가 들어간 감각적인 구성이 MZ세대의 마음을 특히 잡아끄는 듯합니다.“텍스트는

    2024.07.26 15:01
  • "징그럽고 무서워" 욕먹던 백수 男…수십년 뒤 '대반전'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남자의 마음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남자는 어린 시절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골칫덩이 취급을 받으며 친척 집에 맡겨졌습니다. 병이 나은 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뭘 시켜도 서투른 그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재능 있는 형만 예뻐하며 그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했습니다. 학교에도, 사회에도 남자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의 나이는 어느새 30대. 이룬 건 없는데 앞날은 막막했습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남자는 쌓인 울분을 풀듯 그림을 그렸습니다. 칙칙하고 우울한 그의 흑백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무섭고 꺼림칙하다”는 반응만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몰랐습니다. 머지않아 본인의 작품 세계가 꽃을 피우고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모네, 고흐, 세잔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찬사를 받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먼 훗날에는, 꽃 그림을 그리며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하게 될 미래를. 그 남자,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거장 오딜롱 르동(1840~1916)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실패, 실패, 실패르동은 1840년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중산층 가정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는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뇌전증(간질)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이런 그를 부모님은 멀리 페이를르바드라는 지역에 있는 친척 집에 맡겼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르동을 요양시킨다는 명목이었지만,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유럽에는 뇌전증에 대해 잘못된 생각이 퍼져 있었거든요.

    2024.07.20 09:12
  • '천경자의 둘째딸' 수미타 김, 한국 첫 전시 펼쳤다

    유명인의 자식으로 태어나 ‘누군가의 아들·딸’로 불리며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천경자 화백(1924~2015)의 차녀 수미타 김(김정희·70)은 자신의 삶이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미국으로 이민을 택한 것도, 연방공무원으로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한 것도 ‘천경자의 딸’이 아닌 ‘수미타 김’으로서의 독립적인 주체성을 찾는 여정의 일환이었다.하지만 40대에 접어들어 그가 마침내 도달한 곳은, 어머니와 똑같은 화가의 길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뒤늦게 미술 공부를 한 뒤 1999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피 때문인지, 어머니가 예술혼을 불태우던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갈 길이 미술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 수 있었다.”서울 역삼동 맨션나인에서 열리고 있는 ‘VESTIGE_존재의 리좀’은 수미타 김이 1999년 이후 25년간 그려온 작품 세계를 펼친 전시다. 김 작가의 첫 번째 한국 전시로, 총 35점의 작품이 나왔다. 그는 “모국인 한국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올해는 천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과거에는 ‘천경자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지만, 막상 서울 전시가 결정됐을 때는 어머님의 탄생 100주년을 한국에서 기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며 “작품을 할 때는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작가정신을 존경하고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7월 26일부터 8월 20일까지.성수영 기자 syoung@h

    2024.07.18 13:48
  • 북한산에 헬멧 쓴 아테나 여신상…천년 뒤 서울 그려온 다니엘 아샴

    미국 작가 다니엘 아샴(44·사진)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 중 하나다. 2007년부터 조각, 회화, 건축,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온 그는 퍼렐 윌리엄스 등 세계적 뮤지션, 티파니·디올·포르쉐 등 명품 브랜드, 포켓몬스터 등 대중문화 브랜드와 끊임없이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44만여 명에 달한다. “상업성이 지나치다”는 비판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누구나 쉽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상업적 성공도 독창성과 작품성이 받쳐줘야 가능한 법. 아샴이 즐겨 다루는 주제는 ‘상상의 고고학’이다. 휴대폰과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현대 물건들이 수백~수천 년이 흐른 뒤 유물로 취급받는 상황을 표현한 회화, 조각 등을 제작하는 것이다. 자칫 허황돼 보일 수 있는 주제지만 그의 작품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을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비롯한 수많은 권위 있는 미술관이 소장한 이유다.서울 롯데월드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 3024-발굴된 미래’는 아샴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전시다. 25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이 전시장에 나왔다.‘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 쓴 아테나상’은 아샴이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그린 신작이자 그의 대표적인 화풍이 반영된 그림이다. 작품 제목처럼 1000년 뒤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유물이 발견된 장면이 그려져 있다. ‘발굴 현장’도 같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설치 작품이다. 폐허가 된 서울의 지하를 구현한 공간을 만든 뒤 부식

    2024.07.17 17:52
  • 붙이고 새기고 뿌린다…저마다 신비로운 '칠기 삼국지'

    ‘시간의 예술.’ 옻나무 수액을 기물에 발라 제작한 공예품인 칠기를 일컫는 말이다. 옻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고 정제하는 과정만 수개월. 옻칠을 할 때도 칠하고 건조하기를 반복하며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나전칠기의 제작 과정은 더 길고 고되다. 전복 껍데기나 거북 등 껍데기 등을 오리고 갈아 작게는 1㎜ 미만 조각을 수천~수만 개 만들고, 이를 일일이 붙여 원하는 문양을 이루는 ‘극한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과물은 이 모든 수고를 잊을 만큼 아름답고 오래간다.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삼국삼색(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는 나전칠기를 비롯한 다양한 칠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전시장에서는 12~19세기 제작된 한·중·일의 칠기 46점을 통해 각국 칠기 장식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14년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중국 국가박물관 공동특별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붙이고 뿌리고 새기다세계에서 칠기를 만들고 사용한 지역은 동아시아뿐이다. 한·중·일 세 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칠기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칠기를 장식하는 방식은 세 나라가 판이했다. 전인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삼국 칠기의 ‘장식 기법’ 차이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차이의 핵심은 ‘붙이고(한국) 뿌리고(일본) 새겼다(중국)’는 말로 요약된다. 한국 나전칠기는 진줏빛이 영롱한 자개로 꾸몄다. 나전이란 조개 등을 붙여서 장식하는 공예기법이다. 전시장에 나온 고려시대 나전칠기들은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

    2024.07.15 17:21
  • 김종학 '여름 설악'에서 가구·러그까지…양대 옥션 하반기 첫 경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하반기 첫 경매를 연다. 여름을 맞아 케이옥션은 시원한 느낌을 주는 김종학의 여름 그림들을 경매의 ‘얼굴’로 내세웠다. 반면 서울옥션은 ‘한여름의 축제’를 콘셉트로 다양한 종류의 상품과 부대 행사를 준비했다.케이옥션은 오는 24일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7월 경매를 열고 75점(총 64억원 규모)의 미술품을 경매에 올린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전면에 내세운 김종학의 가로 2.5m 대작 ‘여름 설악’. 경매 시작가는 4억5000만원이다. 이 밖에도 ‘여름 폭포’를 비롯해 총 4점의 김종학 작품이 경매에 나왔다.이중섭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편지지에 그린 ‘물고기와 게와 아이들’(추정가 1억4000만∼3억5000만원)도 주목할 만하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나왔던 작품이다. 윤형근의 ‘무제’(6억500만~8억원), 이우환의 ‘조응’(6억9000만~9억5000만)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이번 경매에도 어김없이 출품됐다. 오는 24일까지 케이옥션 본사 전시장에서 출품작들을 관람 가능하다.서울옥션은 오는 23~24일 이틀에 걸쳐 ‘아트 라이프 밸런스’ 경매를 연다. 23일 열리는 ‘데이(Day) 1 경매’는 미술품 위주의 일반적인 경매다. 노은님, 이배, 전광영, 정영주 등 국내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7억~10억원), 살보의 풍경화(1억2000만~2억원)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청자참외주자형연적’, ‘백자투각포도문필통’ 등 고미술품들도 함께 나왔다. 이날 경매는 현장 참석자 없이 온라

    2024.07.15 14:18
  • "나야 그 여자야 선택해"…조강지처 쫓아내려던 천재, 결국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어요. 지금 당장 선택해요. 그 여자를 버리고 나랑 결혼할 건지, 계속 그 여자랑 살 건지.”카미유 클로델의 말에 거장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클로델은 로댕의 수제자이자, 천재적인 재능의 조각가면서, 로댕이 그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는 아름다운 사람. 반면 로댕이 함께 살고 있는 그 여자는 젊지도, 똑똑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로댕이 가장 가난하고 힘들었을 때 로댕을 지탱해준 사람이었습니다. 오랜 침묵 끝에 로댕은 입을 뗐습니다. “나는 도저히 그녀를 떠날 수 없어.”클로델의 표정은 차갑게 굳었습니다. 곧이어 클로델이 말했습니다. “나와 결혼한다는 그 말은 역시 다 거짓말이었군요. 그럼 우리는 여기까지네요.” 돌아서서 떠나는 클로델의 뒷모습을 보며 로댕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하지만 로댕은 몰랐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로 20년 뒤 클로델은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하고 만다는 것을요. 그리고 클로델은 그곳에서 30년을 갇혀 살다 쓸쓸하게 세상을 떠나고 만다는 사실을요. ‘세기의 천재 조각가 커플’이었던,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이야기.조각을 한다는 것“조각가가 되는 건 미친 짓이다.” 19세기 프랑스 예술계에는 이런 말이 나돌았습니다. 재료를 깎아내는 고되고 지저분한 작업 과정, 오랜 제작 기간과 막대한 재료비보다도 조각가들을 더 괴롭게 했던 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실. 조각은 그림보다 비싸고 전시하기도 어려워서, 작품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당시 조각

    2024.07.13 10:10
  • [이 아침의 화가] 세계 최초 월드 클래스 화가, 티치아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1488~1576)는 세계 최초 ‘월드 클래스’ 화가였다. 지금은 ‘르네상스 3대 천재’로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조차 당대 국제적인 명성은 티치아노에게 한참 못 미쳤다.신성로마제국 황제이자 스페인 왕인 카를 5세,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 등 유럽 각국의 왕은 그의 그림을 한 점이라도 더 갖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티치아노가 떨어뜨린 붓을 카를 5세가 주워주며 했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자네 정도면 황제의 시중을 받을 자격이 있어.”티치아노는 ‘캔버스에 유채’ 기법을 발전시키고 널리 보급한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전까지 유화는 주로 나무판에 그렸는데 티치아노 등 베네치아 화가들이 배의 돛을 만드는 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캔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그의 그림은 풍부하고 생기 있는 색채로도 유명하다. 최고의 물감 재료를 입수해 풍부한 색채를 표현해냈고, 물감을 얇게 여러 번 바르는 기법(글레이징)으로 유화 표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티치아노의 작품은 300여 점이 남아 

    2024.07.11 18:13
  • 韓·中·日 3국3색 칠기 … 시간의 예술을 만나다

    ‘시간의 예술’. 옻나무 수액을 기물에 발라 제작한 공예품인 칠기를 일컫는 말이다. 옻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고 정제하는 과정만 해도 수 개월. 옻칠을 할 때도 옻을 칠하고 건조하기를 반복하며 인고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나전칠기의 제작 과정은 더욱 길고 고되다. 전복 껍질이나 거북 등껍질 등을 오리고 갈아 작게는 1mm 미만의 조각을 수천~수만개 만들고, 이를 일일이 붙여 원하는 문양을 만드는 ‘극한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결과물은 그 모든 수고를 잊을 만큼 아름답고, 오래 간다.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삼국삼색(三國三色)-동아시아의 칠기’는 나전칠기를 비롯한 다양한 칠기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제목처럼 전시장에는 한국의 칠기 외에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일본 칠기들과 중국 국가박물관이 소장한 중국 칠기 유물들이 함께 나와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14년부터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는 한국·일본·중국 국립박물관 공동특별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붙이고 뿌리고 새기다전 세계에서 칠기를 만들고 사용했던 지역은 오직 동아시아 뿐. 한·중·일 세 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칠기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칠기를 장식하는 방식은 세 나라가 판이하게 달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점에 주목했다. 전인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삼국 칠기들의 ‘장식 기법’ 차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12~19세기 제작된 한·일·중의 칠기 총 46점을 통해 각국 칠기 장식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감상할

    2024.07.10 08:40
  • 엔저 덕분에 외국인 북적북적…日 도쿄 겐다이 '씁쓸한' 흥행

    “지난해보다 사람이 훨씬 많이 왔어요. 개막 첫날 우국원 작가 작품을 9만달러(약 1억2400만원)에 팔았습니다.”(한동민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 팀장)지난 4~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로 두 해째를 맞는 도쿄 겐다이는 서울의 KIAF(한국국제아트페어)-프리즈 서울(프리즈), 아트바젤 홍콩과 싱가포르 아트SG 등에 맞서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어진 아트페어다.올해 도쿄 겐다이가 좋은 흥행 성적을 낼 수 있던 것은 엔저(低) 현상을 기회로 삼아 미술품 쇼핑과 관광을 싼값에 즐기려는 외국인 관람객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8일 도쿄 겐다이 참여 화랑 관계자들에 따르면 행사는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아트페어에 참석한 화랑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페이스갤러리는 9만달러에서 75만달러에 달하는 로버트 롱고의 8개 작품을 첫날 모두 팔아치웠다.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거점으로 하는 블룸갤러리는 하종현의 작품(25만달러)과 나라 요시토모의 종이 작품(18만달러) 등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공식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체감 관람객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도쿄 겐다이에 참석한 국내의 한 컬렉터는 “지난해보다 관람객 수가 50%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은 “엔화 약세로 해외 컬렉터의 방문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중국에서 온 컬렉터들이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도쿄 겐다이에 참석한 김에 이달 13일 열리는 대형 미술 축제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를 함께 관람하고 돌아가겠다는 방문객도 있었다.행사를 견학하고 온 한국화랑협

    2024.07.08 18:23
  • 엔저 덕분에 외국인들 북적… 도쿄 겐다이 ‘씁쓸한’ 흥행

    “지난해보다 사람이 훨씬 많이 왔어요. 개막 첫날 우국원 작가 작품을 9만달러(약 1억2400만원)에 팔았습니다.”(한동민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 팀장)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로 두 해째를 맞는 '도쿄 겐다이'는 서울의 KIAF(한국국제아트페어)-프리즈 서울(프리즈), 아트바젤 홍콩과 싱가포르 아트SG 등에 맞서기 위해 야심차게 만들어진 아트페어다. 올해 도쿄 겐다이가 좋은 흥행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엔저(低) 현상을 기회로 삼아 미술품 쇼핑과 관광을 싼 값에 즐기려는 외국인 관람객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8일 도쿄 겐다이 참여 화랑 관계자들에 따르면 행사는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아트페어에 참석한 화랑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페이스 갤러리는 9만달러에서 75만달러에 달하는 로버트 롱고의 8개 작품을 첫날 모두 팔아치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거점으로 하는 블룸 갤러리는 하종현의 작품(25만달러)과 요시토모 나라의 종이 작품(18만달러) 등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공식 통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체감 관람객도 큰 폭으로 늘었다. 도쿄 겐다이에 참석한 국내의 한 컬렉터는 “지난해보다 관람객 수가 50%는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은 “엔화 약세로 인해 해외 컬렉터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중국에서 온 컬렉터들이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도쿄 겐다이에 참석한 김에 오는 13일 열리는 대형 미술 축제인 ‘에치고-츠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를

    2024.07.08 15:23
  • "독일이 핵폭탄 만듭니다"…아인슈타인이 美에 쓴 편지, 9월 뉴욕 경매 나온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각하. 최근 핵물리학 연구가 진전되면서 우라늄이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매우 강력한 새로운 유형의 폭탄이 제작될 수도 있습니다. 독일은 우라늄 판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미국 물리학자들과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드림.”아인슈타인이 1939년 백악관에 보낸 이 같은 내용의 편지는 미국이 핵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만들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은 각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지며 제2차 세계대전을 끝냈고, 인류 역사를 영원히 바꿨다.20세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의 이 편지가 경매에 나왔다. 경매사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 편지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Gen One’(젠 원) 경매에 추정가 600만달러(약 83억4000만원)로 출품됐다. 크리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개봉 영화 ‘오펜하이머’에도 이 편지에 관한 내용이 있다”며 “핵 개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편지”라고 설명했다.이번 경매에 나온 유물 대부분은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으로 세운 폴 앨런(1953~2018)이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앨런은 2012년 미국 시애틀에 컴퓨터 박물관을 개관하고 이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박물관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다. 마크 포터 크리스티 아메리카 대표는 “독창적인 과학기술의 역사를 기록한 아름다운 컬렉션”이라고 말했다.편지 외에 눈에 띄는 물건은 1965년 6월 미국 우주비행사 에드 화이트가 미국인 최초로 우주 유영을 할

    2024.07.07 17:54
  • "남편이 존경하는 할아버지와 불륜"…'그녀'의 반전 실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아픔을 겪었던 화가. 우리가 아는 위대한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이미지는 이렇습니다.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길, 꿈 많던 18세 소녀의 가녀린 몸은 느닷없는 교통사고로 철근에 꿰뚫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고로 소녀가 꿈꾸던 미래와 평온한 삶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끝내 다리 한쪽을 절단하고 맙니다. 결혼 생활이 준 정신적 고통은 더했습니다. 형편없는 바람둥이였던 남편은 허구한 날 외간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동생에게까지 손을 댔습니다. 프리다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나는 다친 게 아니라, 부서졌다.”그랬던 프리다를 구원한 건 그림이었습니다. 프리다는 자신의 삶과 아픔을 그림에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고통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꿋꿋이 작품을 그렸습니다. 마침내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끊임없이 몸과 마음에 밀어닥치는 비극, 그럼에도 당당히 고통을 마주하고 인생을 예찬하며 불후의 명작을 남긴 화가. 프리다의 ‘그림 같은 삶’은 지난 수십년간 책과 영화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다뤄졌고, 이 과정에서 프리다는 하나의 신화이자 상징이 되었습니다.하지만 사실 그는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비극을 당한 사람도, 당하고만 있었던 사람도 결코 아니었습니다. 애정결핍으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간절히 원했던 악동. 관심을 끌기 위해 연기를 하고, 불필요한 수술까지 받았던 타고난 배우.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편이 존경하는 할아버지와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내

    2024.07.06 07:31
  • "F.루즈벨트 대통령께, 독일이 핵폭탄 모의를 합니다. 아인슈타인 드림" 편지 경매 나온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각하. 최근 핵물리학 연구가 진전되면서 우라늄이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매우 강력한 새로운 유형의 폭탄이 제작될 수도 있습니다. 독일은 우라늄 판매를 중단했다고 합니다. 미국 물리학자들과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드림.” 아인슈타인이 1939년 백악관에 보낸 이 같은 내용의 편지는 미국이 핵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은 각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지며 제2차 세계대전을 끝냈고, 인류 역사를 영원히 바꿨다. 20세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의 이 편지가 경매에 나왔다. 3일 크리스티에 따르면 이 편지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Gen One’(젠 원) 경매에 추정가 600만달러(약 83억4000만원)로 출품됐다. 크리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나와 인기를 끈 영화 오펜하이머에도 이 편지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며 “그만큼 핵 개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편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유물 대부분은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으로 세운 폴 앨런(1953~2018)이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앨런은 2012년 미국 시애틀에 컴퓨터 박물관을 개관하고 이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박물관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다. 마크 포터 크리스티 아메리카 대표는 “독창적인 과학기술의 역사를 기록한 아름다운 컬렉션”이라고 말했다.편지 외에도 눈에 띄는 물건은 1965년 6월 미

    2024.07.03 14:33
  • [이 아침의 사진가] BTS·비욘세도 줄선다…'김명중'과 촬영이라면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명중(52·사진)은 ‘폴 매카트니의 사진작가’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스파이스걸스, 마이클 잭슨 등을 촬영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인정받은 그는 2008년부터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를 맡고 있다.1990년대 영국 유학 시절 사진을 처음으로 접한 김 작가는 지역 신문사의 사진기자 견습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영국 핵심 통신사인 프레스어소시에이션(PA), 게티이미지 등으로 자리를 옮기며 ‘연예부 에이스 사진기자’로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2007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후에는 매카트니를 비롯해 조니 뎁, 존 말코비치, 비욘세,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촬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2010년대 후반부터 그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사진 작업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서울 을지로 일대 공업소 골목의 장인들을 촬영한 ‘어이 주물씨, 왜 목형씨’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국가보훈부와 함께 전몰·순직 군경 유가족의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우리,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서울 번동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 드림갤러리에서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22세기 유물전’도 이런 사회 참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생활 쓰레기를 마치 귀중한 고대 유물처럼 보이도록 촬영해 쓰레기 문제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8월 11일까지.성수영 기자

    2024.07.02 17:55
  • '뜻밖의 흥행' 수원화랑미술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입니다. 깜짝 놀랐어요.”(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3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각 화랑의 판매 실적도 기대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흥행 성적은 한국화랑협회가 ‘아트페어 불모지’인 경기 남부 지역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수원 화랑미술제는 매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화랑미술제의 자매 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국내 95개 화랑이 작가 600여 명의 작품을 선보였다.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미술계의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올 들어 열린 대부분 아트페어가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아트페어 수는 늘어난 영향이다.하지만 방문객 수와 판매 실적 모두 기대를 뛰어넘었다는 게 참여 화랑들의 평가다. 삼성전자 등을 배후에 두면서 소득 기반이 탄탄한 직장인 위주의 젊은 컬렉터가 많은 지역인 만큼 신진 작가들의 수십만~수백만원대 중저가 작품 판매가 많았다. 황 회장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술을 대중화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행사인데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며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행사는 매년 6월 개최될 예정이다.성수영 기자

    2024.07.01 18:07
  • ‘뜻밖의 열기’… 수원 화랑미술제, 3만명이 반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입니다. 깜짝 놀랐어요.”(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화랑미술제 in 수원’이 3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각 화랑의 판매 실적도 기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흥행성적은 한국화랑협회가 ‘아트페어 불모지’였던 경기 남부 지역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수원 화랑미술제는 매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의 자매 행사로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국내 95개 화랑이 작가 600여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행사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미술계의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올 들어 열린 대부분의 아트페어가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아트페어 수는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방문객 수와 판매실적 모두 기대를 뛰어넘었다는 게 참여 화랑들의 평가다. 삼성전자 등을 배후에 두면서 소득 기반이 탄탄한 직장인 위주의 젊은 컬렉터가 많은 지역인 만큼, 신진 작가들의 수십만~수백만원 대의 중저가 작품 판매가 많았다. 청작화랑에서는 백종은 강현서 김선우 등의 작품이 판매됐다. 리서울 갤러리의 홍세연과 김자혜, 맥화랑의 강혜은 김현수 박진성 등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았다. 갤러리나우의 이내 작가 작품도 여섯 점 판매됐다. 중진 및 원로 작가들의 작품도 고루 판매됐다. 갤러리조은의 변웅필, 학고재의 김재용·김현식 등이 대표적인 예다. 레고 브릭

    2024.07.01 13:29
  • "엄마는 도구에 불과해"…철없는 아들 '폭탄 발언' 이유가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엄마는 도구에 불과해요.”화가가 태연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내뱉자, 작품을 보러 모인 사람들의 분위기는 순간 싸해졌습니다. 화가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어머니는 그저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등장인물일 뿐이에요. 제목부터가 ‘회색과 검정의 배열’이잖아요. 그보다는 색채와 형태를 봐주세요. 정말 천재적인 솜씨 아닌가요?”‘뭐 이런 인간이 다 있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며 화가의 어머니 표정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저 조용히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을 뿐이었습니다.이 철없는 아들의 이름은 훗날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가 되는 제임스 휘슬러(1834~1903). 어머니의 이름은 안나 맥닐 휘슬러(1804~1881·기사에서는 안나로 표기)였습니다. 오늘은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어머니’를 만든 이 모자(母子)의 이야기, 그리고 아들이 그렇게 말했던 이유를 풀어 보겠습니다. 철 없는 사고뭉치휘슬러의 아버지는 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민간 엔지니어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철도를 깔고, 기관차를 만들고, 다리를 놓는 일을 하며 많은 돈을 벌었지요. 훤칠하고 남자다운데다 능력도 출중했던 그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열다섯살의 안나도 그런 ‘여성 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나의 첫사랑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가 안나의 절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져 결혼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7년 후, 안나는 뜻밖의 연락을 받습니다. 첫사랑과 결혼해 아이 셋 낳고 잘 살던 그 친구가 장티푸스에 걸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였습니다. 유언은 더욱

    2024.06.29 07:00
  • 검열과 무관심을 넘어, 실험미술의 화려한 귀환

    “전위(前衛·아방가르드)를 위장한 사이비 미술, 옥내 전시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미술행위는 삼가 주시기를 바랍니다.”1976년 3월 국내 미술 관련 단체들은 일제히 이런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청년 작가들의 ‘실험미술’이 사회 질서를 해치고 퇴폐적이니 전시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발신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그야말로 노골적인 문화 검열이자 탄압이었다.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실험미술가들의 활동은 신문 문화면에 나오는 예술이 아니라 사회면에 나오는 ‘사건·사고’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럴 만도 했다. 실제로 당대 실험미술가들의 퍼포먼스 중 일부는 평범한 사람들이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진적이었다. 정강자의 누드 퍼포먼스(투명풍선과 누드)가 당시 언론 매체에 ‘미친 짓’으로 보도된 게 단적인 예다.한때 대세였던 실험미술은 그렇게 검열과 무관심 속에 몰락해갔다. 1980년대 이후에도 실험미술은 단색화와 민중 미술에 밀려 비주류로 남았다. 퍼포먼스나 설치작품이 많고 난해해 작품을 팔기도 어려운 것도 문제였다. 많은 작가들이 생활고에 시달렸고, 정신 질환을 겪거나 세상을 떠난 이들도 많았다. 2000년대 들어 재평가가 이뤄진 뒤에도 실험미술이라는 단어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여전히 바닥이었다. 실험미술의 화려한 귀환 왜?이렇게 ‘찬밥’ 취급받던 실험미술이 한국 미술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5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막한 ‘한국 실험미술 1960~1970년대’가 직접적인 계기였다. 당대의 실험미술 전

    2024.06.26 17:00
  • "할아버지라 불러"...유쾌한 거장의 '예술적 삶'

    “나를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되고, 그것도 너무 길다 싶으면 영감이라고 불러요. 나 같은 사람 만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지요?” 이건용 작가(82)가 인터뷰에서 처음 한 말은 이랬다. 품이 넓고 유쾌한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을 만든, 인생의 우여곡절들. 말 안 듣는 미술 신동이 작가는 1942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목사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났다. 4남 1녀 중 맏이였다. 헌신적이고 사려 깊은 부모님 덕분에 그는 해방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유년기를 보낼 수 있었다.“예술에 대해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건 아홉살 때 부산으로 피란을 갔을 때였어요. 바닷가에 있는 군함, 산동네 판잣집들을 보고는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복잡한 걸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외삼촌이 그림 그리는 걸 봤어요. 인간이 하는 일 중에 이런 것도 있구나 싶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독서가였던 아버지가 수집한 장서는 이 작가의 탐구욕에 불을 질렀다. 집에 있는 책이 만 권이 넘었다. “집안을 돌아다니려면 천장까지 쌓은&n

    2024.06.26 17:00
  • "그린다는 건 세상과 내가 관계맺는 방식을 표현하는 것이다"

    캔버스를 등지고 선 이건용 작가(82)의 손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의 궤적이 캔버스에 하나둘 쌓이면서 어느새 ‘신체 드로잉’ 작품이 완성됐다. <아르떼>와의 인터뷰 도중 반 년의 공백기를 깨고 나온, 한국 실험미술 대표 작가의 신작이었다.1세대 개념미술가이자 행위예술가, 미술계 원로로 평생을 성실하게 작업해온 그다. 하지만 지난 10여년의 행적은 특히나 숨가빴다.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전시를 열며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한 그는 2018년 중국 북경의 페이스갤러리 전시를 계기로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전시를 거듭할 때마다 그의 명성과 작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경매에서 1000만원 가량에 낙찰되던 그의 작품 가격은 요즘 3억원에 육박한다.지난해 10월 세계 현대미술의 심장부인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를 한 건 이런 성취의 정점이었다. 수많은 미술계 인사와 뉴요커들이 그의 몸짓에 환호했다. 눈물을 글썽이며 악수를 청하는 관객도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말, 이 작가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찾아왔다. 

    2024.06.24 17:00
  • '노예 원숭이 묘사'로 일본 발칵…그들이 몰랐던 사연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그 많은 회사 관계자 중에 역사 공부를 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나요?”지난 12일 일본 인기 밴드 ‘미세스 그린 애플’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 공개되자 댓글 창은 이런 비판으로 뒤덮였습니다.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랬을까요.신곡 제목은 ‘콜럼버스’. 뮤직비디오는 콜럼버스·나폴레옹·베토벤 등 유럽 역사 속 인물로 분장한 밴드 멤버들이 ‘원숭이가 사는 섬’에 상륙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밴드 멤버들은 원숭이들의 집에 찾아가 그들에게 말 타는 법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법 등 ‘문명’을 가르칩니다. 원숭이들에게 인력거를 끌게 하는 장면도 있지요. 이를 두고 “미국 원주민을 열등한 존재로 표현했다” “미 원주민을 학살하고 노예로 팔아치운 콜럼버스를 미화했다” 등의 비판이 빗발쳤습니다.영국 BBC 등 세계 각지 언론에서 사건이 화제가 되자, 다음날 발매사인 유니버설 뮤직 재팬은 사과하고 동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밴드 멤버들도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잘 몰라서 그랬다”는 내용인데, 실제로 인종차별을 의도하고 벌인 일은 아닐 거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 곡이 미국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와의 컬래버레이션 곡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씁쓸함은 여전합니다. 제작 과정에서 그 내용이 문제가 될 거란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는 얘기니까요.그러던 참에 공교롭게도 지난 1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북미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특별전이 개막했습니다. 제목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북미 원주민과 관련해서 최고로 꼽히

    2024.06.22 06:49
  • "상상서 나온 작품은 말장난일뿐…몸과 상호작용해야 진짜 예술"

    캔버스를 등지고 선 이건용 작가(82)의 손끝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의 궤적이 캔버스에 하나둘 쌓이자 어느새 ‘신체 드로잉’ 작품이 완성됐다. 반년의 공백기를 깨고 나온, 한국 실험미술 대표 작가의 신작이었다.1세대 개념미술가이자 행위예술가로 평생을 산 그다. 지난 10여 년의 행적은 특히나 숨가빴다.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그의 작품은 전 세계를 돌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세계 현대미술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를 한 건 그 정점이었다.그러던 지난해 말, 이 작가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일종의 ‘번아웃’이 찾아온 것. 지난 반년간 그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였다. 지난 12일 경기 고양에 있는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는 이 작가의 올해 첫 공식 행보였다. 잠시 억눌려 있던 예술혼이 지난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며 다시 불타올랐던 걸까. 인터뷰 도중 그는 올해 첫 신작을 그려냈다.▷오랜만의 신작입니다.“좀 쉬었는데, 오늘 다시 작업해보니 괜찮을 것 같아요. 할 일이 많은데 괜히 엄살을 떨고 있었다 싶습니다.(웃음)”▷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지난해 10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를 했어요. 긴 베니어판에 쪼그려 앉아 백묵으로 손이 닿는 범위만큼 선을 그으며 앞으로 나가는 작업이지요. 앞으로 나가면서 선의 일부는 내 발에 지워집니다. ‘그리고 지운다’는 행위를 통해 그림, 인생, 나아가 자연의 의미를 표현한 작업이지요. 관람

    2024.06.20 17:51
  • [이 아침의 작가] 개념미술 듀오, 로와정

    개념미술은 어렵다.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미술이기에 제대로 감상하려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야 한다. 보기 좋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서 회화나 조각에 비하면 잘 팔리지 않는다.로와정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개념미술가 그룹이다. 1981년생 동갑내기 부부인 이들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왔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물건이나 고민을 작품에 잘 녹여낸다는 게 미술계 평가다.서울 학고재갤러리에 전시 중인 이들의 작품 19점이 단적인 예다. 관객을 처음으로 맞는 설치작품은 ‘2184’. 미래의 달력을 통해 역법(그레고리력)의 오차를 보여줘 ‘시간과 날짜라는 개념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지구의 소금’도 인상적이다. 소금을 흩뿌리면서 동시에 그 소금을 쓸어모으는 빗자루를 설치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어떤 일의 결과와 과정을 서로 분리하기 어렵다는 뜻을 표현했다. 전시는 7월 6일까지.성수영 기자

    2024.06.18 18:37
  • '광화문 세종대왕 조각가' 김영원 개인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종대왕 동상으로 유명한 김영원 조각가(77)의 개인전이 서울 압구정동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다.1976년 한국 구상조각회를 결성한 작가는 평생 구상 조각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는 각종 대형 공공 조각 작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광화문 세종대왕상과 청남대의 역대 대통령 동상,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인체 조형물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구상 조각들과 함께 수년 전부터 작업해온 추상회화 작품을 선보인다.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김영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구상 조각가”라며 “2025년 고향 김해에 그의 이름을 딴 조각공원과 미술관이 문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성수영 기자

    2024.06.18 18:14
  • '세계적 화랑' 글래드스톤 창립자… 바바라 글래드스톤 타계

    세계적 화랑인 글래드스톤 갤러리의 창립자 바바라 글래드스톤이 영면에 들었다. 향년 89세.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지난 16일 창립자 글래드스톤이 프랑스 파리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18일 발표했다. 미국 뉴욕주 호프스트라 대학의 미술사학 교수였던 글래드스톤은 40대였던 1980년 뉴욕 맨해튼에 작은 갤러리를 열며 미술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미술시장과 미술계 양쪽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세계 최고의 갤러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글래드스톤의 진두지휘 아래 제니 홀저를 비롯해 수많은 대가들을 발굴하며 가장 혁신적인 갤러리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현재는 매튜 바니, 이안 쳉, 키스 헤링, 알렉스 카츠, 필립 파레노 등 현대미술계의 거물들을 포함해 70명이 넘는 예술가와 예술가 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미국 뉴욕을 비롯해 서울,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영국 첼시 등에 지점을 두고 있다.▶▶▶(관련 기사) 그림 한 점에 수십억…세계 최정상 여성 화가가 청담동에 떴다 향후 갤러리는 개빈 브라운, 맥스 퍼켄슈타인, 캐롤라인 루스, 폴라 차이 등 4명의 이사가 운영하는 공동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갤러리는 18일 발표한 성명에서 “맥스는 리더십 팀을 이끌고 개빈이 예술가 관련 업무를 주도하며 캐롤라인은 갤러리 운영 및 HR을 담당, 폴라는 갤러리의 커뮤니케이션과 아시아 지역을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2024.06.18 17:57
  • '광화문 세종대왕 조각가' 김영원, 청작화랑서 개인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종대왕 동상으로 유명한 김영원 조각가(77)의 개인전이 서울 압구정동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1976년 한국 구상조각회를 결성한 작가는 평생 구상 조각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는 각종 대형 공공 조각 작품으로 유명하다. 광화문 세종대왕상과 청남대의 역대 대통령 동상,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인체 조형물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구상 조각들과 함께 수년 전부터 작업해온 추상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손성례 청작화랑 대표는 “김영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구상 조각가”라며 “2025년 고향 김해에 김영원 작가의 이름을 딴 조각공원과 미술관이 개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2024.06.17 13:43
  • 1년 동안 개인전 네번 여는 서용선

    서용선(73·사진)은 작년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시를 연 작가 중 한 명이다. 지난해 7월 개막한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대규모 전시를 시작으로 1년 새 연 개인전만 4회. 페이스갤러리와 김종영미술관 등 단체전까지 합치면 총 전시 횟수는 6회에 달한다. 더 놀라운 건 전시마다 새로운 성격과 내용의 신작들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평균적인 작가들의 두 배가 넘는 생산력이다.지금 서울 청담동 원앤제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뉴 웍스(New Works)’는 아예 신작만으로 꾸린 전시다. ‘새로운 작업’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작품 18점 모두 최근 완성해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작가가 1980년대 시작해 지금까지 40년 넘게 그리고 있는 ‘도시’ 연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서울을 비롯해 중국의 베이징, 미국 뉴욕의 맨해튼, 독일의 베를린 등 작가가 세계 각국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마주친 풍경을 그린 작품들이다.작가는 “도시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가 다른데, 대중교통은 이를 포착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뉴욕 지하철은 지하 공간이 많아 그림 색채가 어두운 반면 호주는 지상으로 달리는 트램이 많아 대체로 색이 밝다. 이런 환경은 사람들의 마음과 태도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미술계 일각에서는 그의 행보를 두고 “전시를 너무 자주 여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서 작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2008년 온전히 그림에 집중하기 위해 정년이 10년이나 남은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직을 스스로 그만둔 사람답다.그는 “그림은 자신이 보는 현실을 화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캔버스 화면으로

    2024.06.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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