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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성수영 기자
    성수영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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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입니다. 미술과 문화재, 문화체육관광부를 취재합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 [이 아침의 화가] 떴다 하면 MZ 들썩 '실드 스마일' 김지희

    김지희 작가(40)는 화려하게 장식된 커다란 안경을 쓴 캐릭터의 초상화로 MZ세대 컬렉터에게 인기가 높다. 그는 2008년부터 16년째 꾸준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실드 스마일(Sealed Smile)’ 시리즈를 그리고 있다. 그림에는 주로 동그란 얼굴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얼굴의 절반 이상은 화려한 보석 등으로 가득 꾸며진 안경에 가려져 있다.이는 인간이 바라보는 희망과 욕망 등을 상징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반면 교정기와 어색한 미소는 인간이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스스로 가하는 억압을 뜻한다. ‘봉인된 미소’ 혹은 ‘어색한 미소’를 뜻하는 시리즈 제목도 여기서 나왔다. 작가는 “여성 대신 동물을 그리거나 안경에 비친 이미지를 달리하는 등 여러 가지 변주를 통해 욕망과 존재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했다.그는 작업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손이 많이 가는 세밀화를 그리는데도 신작 수십 점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매년 2~3회씩 열고, 단체전과 아트페어 등 지금까지 참여한 전시를 모두 합하면 총 300회가 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신작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여전히 수요가 넘친다고 한다. 중화권에서 특히 인기가 뜨겁다. 중국 선양의 대표적 미술관 k11미술관에서 100점이 넘는 작품으로 4월 7일까지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있다.성수영 기자

    2024.02.20 18:41
  • 연기처럼 뿌연 선으로 잡아낸 풍경

    장재민 작가(39)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천착한다. 예컨대 물비린내가 뒤섞인 눅눅하고 기묘한 냄새(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 전시), 깜깜한 숲 속 몇 마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 부엉이들의 울음소리(2020년 학고재갤러리 전시)처럼. 물론 후각이나 청각 등 볼 수 없는 것들을 시각예술인 그림에 담는 건 쉽지 않다. 20대 때부터 ‘젊은 작가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온 장 작가가 끊임없이 기법과 재료를 바꿔 가며 실험을 거듭하는 이유다.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4년 만에 열린 그의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에는 새로운 실험의 결과물 22점이 나와 있다. 라인 앤 스모크는 ‘연기처럼 뿌연 선’으로 풍경을 잡아냈다는 의미다.가장 중요한 변화는 재료가 바뀌었다는 것. 장 작가는 그간 써온 유채 물감을 버리고 수성인 아크릴 과슈를 썼다. 두껍고 광택이 있는 유화와 달리 과슈는 가볍고 반투명하게 쌓아 올릴 수 있다. 작가는 “취미가 밤낚시인데, 고요한 낚시터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 보니 땅과 하늘이 구분되지 않았다”며 “어둠 속에서는 눈 말고 다른 감각들을 쓰게 되는데, 그 일상과 다른 느낌을 그림에 생생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오랫동안 써온 재료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어떤 풍경이나 사물을 처음 봤을 때 처음으로 받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새로운 모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료를 바꾸고 나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여러 작품을 버려야 했습니다. 모르는 언어를 새로 배우는 것 같은 고통이 따랐어요. 하지만 허공에 떠다니는 듯한 감각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것

    2024.02.19 17:46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낯설게 한다"

    미술 작품은 일상을 낯설게 해준다. 익숙한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여주면서 개인과 사회가 깨어있도록 자극한다. 한국 개념미술의 주요 작가인 김홍석(상명대 무대미술학과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미술의 역할이다.”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2·3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홍석의 개인전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의 작품 33점으로 채워졌다. 예컨대 2관 입구에 있는 작품 ‘내 발밑의 무게’는 언뜻 보면 평범하고 가벼운 카펫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브론즈로 제작된 무거운 조각 작품이다. 벽에 붙어있는 돌덩이를 손목으로 받치는 듯한 작품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 역시 무게에 대한 감각을 뒤집는다. 암석처럼 보이는 돌이 사실은 레진으로 만든 가벼운 조각(소조) 작품이기 때문이다.눈이 즐거워지는 재기발랄한 개념미술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연 전시로 큰 인기를 끈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연상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알맹이는 다르다. 카텔란이 현대미술을 조롱하며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 전략을 고수하는 데 비해 김홍석은 적극적으로 미술사적 요소들을 제시하며 설명에 나선다.작가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뒤엉킴’. 실재와 허구, 정상과 비정상, 세계 미술의 정통으로 여겨져 온 서양미술과 주변부에 있던 동양미술 등 여러 개념을 의도적으로 뒤섞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집어보자는 것이다. 그는 “한국적인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피자와 카레, 김치, 소주를 먹는 내 모습 즉 뒤엉킴이 한국적인 것

    2024.02.18 17:46
  • 곰팡이와 막걸리로 '아버지 삼년상' 풀어낸 브라질 작가

    풀을 먹는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에 먹히고, 육식동물이 쓰러져 죽은 자리에서는 새로운 싹이 움을 틔운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맞물려 이어지는 이 같은 신비로운 순환은 언제나 예술가들을 매혹하는 주제다. ‘생명의 순환’을 다룬 예술 작품이 무수히 많은 이유다. 물방울을 그린 그림(김창열 화백)부터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장대한 무대극(뮤지컬 ‘라이온 킹’)까지, 작가마다 풀어내는 장르와 방식도 제각각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계 브라질인 작가 댄 리(36)가 생명의 순환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특이하다. 그는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에 주목했다. 죽은 생물이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의 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미생물이니, 순환의 핵심도 미생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는 작품 속에서 흙과 꽃, 버섯종자와 균류를 사용해 일종의 미생물 생태계를 만들어 생명의 순환을 표현한다.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지난 16일 개막한 개인전 ‘상실의 서른 여섯 달’에서도 그는 미생물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2년 뉴욕 뉴뮤지엄에서 호평받았던 개인전,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싱가포르 비엔날레 등에서 연 전시와 달리 이번에는 삼베와 국화 등 한국적인 재료를 주로 사용했다.작가는 “아버지가 코로나19로 3년 전 세상을 떠났는데, 한국의 장례 문화 중 삼년상이라는 전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삼년상을 치르는 느낌으로 짚풀, 베 등 한국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전시 제목도 이와 연관지어 정했다”고 설명했다.작품 두 점은 본관 1층과 한옥 전시공간에 각각 배치돼 있

    2024.02.17 23:34
  • 곰팡이와 막걸리로 '아버지 삼년상'을 풀어낸 브라질 작가

    풀을 먹는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에 먹히고, 육식동물이 쓰러져 죽은 자리에서는 새로운 싹이 움을 틔운다. 삶과 죽음이 끝없이 맞물려 이어지는 이 같은 신비로운 순환은 언제나 예술가들을 매혹하는 주제다. ‘생명의 순환’을 다룬 예술 작품이 무수히 많은 이유다. 물방울을 그린 그림(김창열 화백)부터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장대한 무대극(뮤지컬 ‘라이온 킹’)까지, 작가마다 풀어내는 장르와 방식도 제각각이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계 브라질인 작가 댄 리(36)가 생명의 순환을 표현하는 방식은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특이하다. 그는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에 주목했다. 죽은 생물이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의 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미생물이니, 순환의 핵심도 미생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는 작품 속에서 흙과 꽃, 버섯종자와 균류를 사용해 일종의 미생물 생태계를 만들어 생명의 순환을 표현한다.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지난 16일 개막한 개인전 ‘상실의 서른 여섯 달’에서도 그는 미생물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2년 뉴욕 뉴뮤지엄에서 호평받았던 개인전,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싱가포르 비엔날레 등에서 연 전시와 달리 이번에는 삼베와 국화 등 한국적인 재료를 주로 사용했다.작가는 “아버지가 코로나19로 3년 전 세상을 떠났는데, 한국의 장례 문화 중 삼년상이라는 전통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삼년상을 치르는 느낌으로 짚풀, 베 등 한국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전시 제목도 이와 연관지어 정했다”고 설명했다.작품 두 점은 본관 1층과 한옥 전시공간에 각각 배치돼 있

    2024.02.17 23:14
  • '연기처럼 뿌연 선'으로 붕 떠 있는 느낌을 표현한다면

    장재민 작가(39)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천착한다. 예컨대 물비린내가 뒤섞인 눅눅하고 기묘한 냄새(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 전시), 깜깜한 숲 속 몇 마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 부엉이들의 울음소리(2020년 학고재갤러리 전시)처럼. 하지만 후각이나 청각 등 볼 수 없는 것들을 시각예술인 그림에 담는 건 쉽지 않다. 20대 때부터 ‘젊은 작가상’을 여러차례 수상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온 장 작가가 끊임없이 기법과 재료를 바꿔 가며 실험을 거듭하는 이유다.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4년만에 열린 그의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에는 새로운 실험의 결과물 22점이 나와 있다. 라인 앤 스모크는 ‘연기처럼 뿌연 선’으로 풍경을 잡아냈다는 의미다.가장 중요한 변화는 재료가 바뀌었다는 것. 장 작가는 그간 써온 유채 물감을 버리고 수성인 아크릴 과슈를 썼다. 두껍고 광택이 있는 유화와 달리 과슈는 가볍고 반투명하게 쌓아올릴 수 있다. 작가는 “취미가 밤 낚시인데, 고요한 낚시터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 보니 땅과 하늘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며 “어둠 속에서는 눈 말고 다른 감각들을 쓰게 되는데, 그 일상과 다른 느낌을 그림에 생생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오랫동안 써온 재료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어떤 풍경이나 사물을 처음 봤을 때 처음으로 받는 느낌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다 새로운 모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료를 바꾸고 나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고 여러 작품을 버려야 했습니다. 모르는 언어를 새로 배우는 것 같은 고통이 따랐어요. 하지만 허공에 떠다니는 듯한 감각을

    2024.02.11 08:37
  • "다리 잘 보이게"…'건당 수십억' 몸값男, 어떻게 몰락했나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내 애인이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을 그려주게나. 나는 적당히 구석에 그려줘. 애인의 다리를 잘 볼 수 있는 위치에다.”“아, 예…. 다리 말이지요. 알겠습니다.”“그리고 그네를 미는 사람도 있어야겠는데…. 그렇지. 주교님으로 하는 게 좋겠군.”“예…. 예?”어처구니없는 의뢰인의 요구에 화가의 표정은 순간 일그러졌습니다. ‘주교는 도대체 왜 그려달라는 거야?’ 하지만 화가는 곧바로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아, 주교님요. 알겠습니다. 언제까지 갖다 드리면 될까요?” 의뢰인이 그림의 대가로 제시한 액수는 4만 프랑(현재 수십억 원 가치). 그리고 화가는, 의뢰인이 요구한 그림을 다른 누구보다도 잘 그려낼 수 있는 남자였습니다.화가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능을 낭비하고 있어.” 이렇게 수군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돈만 주면 뭐든 그려주다니, 저질이야.” 하지만 화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려한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그려낸 작품은 훗날 그 시대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남았습니다.화가의 이름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 오늘은 그가 그린 화려한 그림과 삶, 18세기 로코코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화려하고 달콤했던, 로코코미술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그런 유행들의 이름을 고상하게 표현하면 ‘미술사조’라는 말이 됩니다. 인상주의, 입체주의, 바로크 미술, 로코코 미술 같은 것들요. 이 중 로코코 미술은 18세기 초중반 수십년간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사조입니다. 극도로 화려하고, 섬세하고, 우아한 게 특징

    2024.02.10 12:40
  • 갤러리 천장을 뚫고 운석이 떨어졌다…"미술의 역할은 낯설게 하기"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굳이 시간을 내서 미술 작품을 봐야 할까. 작가들과 학자들이 가장 자주 내놓는 답 중 하나는 ‘일상을 낯설게 보기 위해서’다. 예술 작품은 매일 지나치는 익숙한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게 만든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깊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해서, 개인의 정신과 사회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게 예술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 개념미술의 주요 작가인 김홍석(상명대 무대미술학과 교수)도 그렇게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미술의 역할이다.”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2관과 3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홍석의 개인전에 나온 작품 33점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예컨대 2관 입구에 있는 작품 ‘내 발 밑의 무게’는 언뜻 보면 평범하고 가벼운 카펫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브론즈로 제작된 무거운 조각 작품이다. 벽에 붙어있는 돌덩이를 손목으로 받치는 듯한 작품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 역시 무게에 대한 감각을 뒤집는다. 실제 암석처럼 보이는 돌이 사실은 레진으로 만든 가벼운 조각 작품이기 때문이다.눈이 즐거워지는 재기발랄한 개념미술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연 전시로 큰 인기를 끈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연상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알맹이는 다르다. 카텔란이 현대미술을 조롱하며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 전략을 고수한다면, 김홍석은 적극적으로 미술사적 요소들을 제시하며 설명에 나선다.작가에 따르면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뒤엉킴’. 실재와 허구, 정상과 비정상, 세계 미술의

    2024.02.08 15:14
  • 당신의 '벨 에포크'를 기억하나요…함박눈처럼 포근했던

    ‘아름다운 시절’(벨 에포크).유럽사를 보다 보면 이런 이름으로 구분되는 시대가 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전 유럽이 평화를 누리며 경제와 문화를 꽃피웠던 시기입니다. 예술에서는 고흐와 고갱, 로트레크가 카페에서 예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과학에서는 전화, 철도, 엘리베이터, 자가용, 비행기가 등장한 때. 미래에 대한 낙관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시절이었습니다.당신 인생의 ‘벨 에포크’는 언제였나요. 가장 많이 나오는 답은, 어린 시절일 겁니다. 모든 색과 향과 맛이 지금보다 신선하고 선명하게 느껴졌던 시기.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즐거울 거라고 기대하던 시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듬뿍 사랑받으며, 매일 밤 아무 걱정 없이 잠들던 그 때. 어쩌면 우리 모두는 평생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에서 힘을 얻어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프랑스의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91)도 그렇습니다. 1933년생인 그만의 ‘벨 에포크’는 프랑스 파리의 1930~1940년대였습니다.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개선문 등 파리의 랜드마크부터 어릴 적 눈 속에서 강아지와 뛰놀던 기억, 그리고 엄마와 나비를 잡았던 추억까지. 들라크루아는 지난 50여년간 그 시절을 화폭에 담아왔습니다. 순수하고 동화 같은 붓 터치로 그림에 담은 들라크루아의 따뜻한 기억들은 세계 곳곳에서 300번 넘는 개인전을 통해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오는 3월 31일까지 열리는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전시장에는 그의 추억이 담긴 그림이 가득합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 눈싸

    2024.02.07 16:17
  • 100살 할아버지가 빛으로 그린 '동양의 디즈니'

    “그림자가 있는 곳엔 반드시 빛이 있다.” ‘가게에’(影繪·그림자 그림) 작품을 만드는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100)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말을 되새기며 살아왔다. 그 긴 세월 동안 후지시로는 전쟁과 가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등 삶의 어두운 순간을 숱하게 지나왔다. 하지만 그는 그림자보다 빛에 집중했다. 빛을 쏘면 나타나는 그림자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동화적인 모양과 따뜻한 색을 즐겨 쓰는 것도, 100세가 된 지금까지 사랑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작품에 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사카 파노라마’는 후지시로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작품 20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다. 국내에서 열린 그의 전시 중 최대 규모로, 1940년대부터 80여 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망라한다.후지시로가 창시한 가게에는 면도칼로 오려낸 종이와 컬러필름에 빛을 투사해 빛과 그림자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법이다. 처음 기법을 고안한 시기는 일본이 전쟁으로 황폐화된 1940년대. 물감을 비롯한 그림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후지시로가 들판에 굴러다니는 골판지와 철사, 전구 등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게이오대 경제학부 재학 시절 접한 인형극과 일본 전통 그림자 연극의 요소를 가미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1950년대부터 그는 신문과 인기 잡지 등에 작품들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그의 작품은 1970년 오사카 만국 박람회 포스터에 실렸고, 인형극은 역사 깊은 공연장인 부도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훗날 일본의 대중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후로도 그의 작품은 ‘

    2024.02.06 18:10
  • 물의 순수함을 수채화로...피터문 인사1010 개인전

    물의 순수함을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 피터문의 초대전이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 1010에서 열리고 있다. 피터문은 미국 뉴욕과 유럽 등지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다. 그는 “생태계를 순환하며 생명의 싹을 틔워내고 키우고 되살리는 물을 표현했다”며 “수채화를 통해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다양한 장르 예술가들과의 협업이 눈에 띈다. 광화문 ‘빛의 축제’에 작품을 내놨던 신지호 건국대 영상영화학과 교수는 피터문의 작품을 주제로 만든 미디어아트를 전시한다. 이수현 동덕여대 겸임교수는 물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벌인다. 전시는 3월 3일까지.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2024.02.06 13:57
  • 기괴한 초상화에 담은 현대인의 불안

    히노 코레히코(48)의 작품 속 인물들은 기괴하다. 과장되게 크게 뜬 눈에는 초점이 없고, 감정이 사라진 표정은 마치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기 직전인 듯한 느낌을 준다. 자세도 마네킹처럼 부자연스럽다. 반면 배경은 묘하게 밝은 분위기다. 그래서 한때 한국 인터넷상에서는 그의 작품 이미지가 ‘기분 이상해지는 일본 작가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돌아다닌 적도 있다.이처럼 독특한 그의 작품이 지금 서울 소공로 금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PORTRAITS(초상화)’에 20여점 나와 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겪는 불안과 공허함, 걱정, 공포를 상징한다. 이는 사회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를 뜻하는 밝은 배경과 대비를 이루며 기괴함을 더한다. 그림 그리는 방식도 독특하다. 작가 자신이 직접 초상화의 모델이 된다. 가발을 쓰고 포즈를 취한 뒤 스스로 사진을 찍고, 이를 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식이다. 특이한 방식과 구도 및 구성, 섬세한 터치와 세밀한 표현력 덕분에 작품이 풍기는 이질적인 분위기는 한층 더 강해졌다. 전시는 2월 20일까지.성수영 기자

    2024.02.06 13:45
  • [이 아침의 화가] 컴퓨터 그래픽 닮은 이미지…'기하학적 추상화가' 이상남

    추상화가 이상남(71)이 세계 미술 무대를 처음 ‘노크’한 건 45년 전,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다. 20대 초반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의 실험미술전 ‘앙데팡당’에 참여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덕분에 한국 대표 중 한 명으로 나설 수 있었다. 2년 뒤 박서보 윤형근 등과 함께 참여한 ‘코리안 드로잉 나우’ 전시는 미국 브루클린 현대미술관과 스미스소니언미술관 전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가 1981년 미국 뉴욕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하지만 세계 미술의 수도 뉴욕에서 작가로 살아남는 건 쉽지 않았다. 자신만의 화풍을 찾던 그의 눈에 문득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들어왔다.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도형을 조합해 만든 컴퓨터그래픽 같은 낯선 이미지로 캔버스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상남표 ‘기하학적 추상’의 시작이었다. 그는 “관객들이 낯설면서도 익숙한 여러 모양을 보고 마음껏 상상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이후 40여 년간 그의 작업은 한국과 뉴욕을 오가며 이어져 왔다. 세계적 화랑 가운데 하나인 페로탕의 한국 지점이 최근 그를 조명하는 전시를 연 건 작품 세계의 독창성과 그의 꾸준함, 성실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페로탕 도산에서 3월 16일까지 만날 수 있다.성수영 기자

    2024.02.05 18:38
  • "꽃미남 후배 그놈, 죽을 만큼 싫었어"…男 결국 벌인 일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어딜 가나 패거리를 몰고 다니네. 자기가 무슨 깡패 두목인가? 허허.”추저분한 남자는 길을 걷다 마주친 ‘꽃미남’과 그의 친구들에게 이렇게 시비를 걸었습니다. 누가 봐도 그 말을 한 자신이 훨씬 더 깡패 두목처럼 생겼는데도 말이지요.추저분한 남자와 꽃미남은 많은 점에서 정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달랐습니다. 추저분한 남자는 인상이 험악한 데다 잘 씻지도 않아 냄새가 났습니다. 성격도 지독하게 나쁘니 가까이 가려는 사람이 없었고요. 반면 꽃미남은 멋진 외모와 깔끔한 매너, 온화하고 관대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하지만 둘에게는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둘 다 인류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천재 예술가라는 것.그래서 그 추저분한 남자, 미켈란젤로(1475~1564)는 자기보다 여덟 살 어린 꽃미남 라파엘로(1483~1520)가 죽을 만큼 싫었습니다. 숙명의 라이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제자인 그놈. 내 작품의 핵심을 순식간에 간파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애송이. 예술을 제외한 모든 걸 다 버린 자신과 달리, 반질반질한 얼굴로 연애나 하고 다니는 바람둥이. 그러면서도 천재적인 재능으로 내 ‘세계 최고 예술가’의 자리를 위협하는 그놈. 미켈란젤로의 마음에서는 증오심이 불타올랐습니다.그 순간, 라파엘로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받아쳤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저도 선배님을 보고 놀랐습니다. 누가 혼자 무서운 얼굴로 걸어가길래 사형 집행인인 줄 알았거든요.” 멋진 반격에 라파엘로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함께 멀어져 가는 라파엘로와 친구들을 보며, 미켈란

    2024.02.03 07:05
  • 韓 날아온 100세 일본 작가...환상적인 '동양의 디즈니' 펼치다

    “그림자가 있는 곳엔 반드시 빛이 있다.” ‘카게에’(그림자 그림) 작품을 만드는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100)는 지난 한 세기동안 이 말을 되새기며 살아왔다. 그 긴 세월동안 세이지는 전쟁과 가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 등 삶의 어두운 순간을 숱하게 지나왔다. 하지만 그는 그림자보다 빛에 집중했다. 빛을 쏘면 나타나는 그림자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동화적인 모양과 따뜻한 색을 즐겨 쓰는 것도, 100세가 된 지금까지 사랑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작품에 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사카 파노라마’는 세이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작품 200여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다. 국내에서 열린 그의 전시 중 최대 규모로, 1940년대부터 80여 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망라한다.세이지가 창시한 카게에는 면도칼로 오려낸 종이와 컬러필름에 빛을 투사해 빛과 그림자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법이다. 처음 기법을 고안한 때는 일본이 전쟁으로 황폐화됐던 1940년대. 물감을 비롯한 그림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세이지가 들판에 굴러다니는 골판지와 철사, 전구 등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게이오대 경제학부 재학 시절 접한 인형극과 일본 전통 그림자 연극의 요소를 가미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1950년대부터 그는 신문과 인기 잡지 등에 작품들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그의 작품은 1970년 오사카 만국 박람회 포스터에 실렸고, 인형극은 역사 깊은 공연장인 부도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훗날 일본의 대중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이후로도 그의 작품

    2024.02.01 10:15
  • 이방인 신세 한국미술…세계미술 중심에 선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2년마다 열리는 베네치아비엔날레의 본전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 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세계 수많은 작가 중 이 전시에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작가는 수백 명(팀)뿐. 작품의 완성도와 독창성은 물론 예술감독이 생각하는 ‘시대 정신’을 담고 있어야 본전시 작가로 뽑힐 수 있다.올해 발표된 명단에 오른 작가는 332명(팀). 이 중 한국 작가는 4명이다. 최근 세계 미술계의 중심에 들어선 김윤신(89)과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강승(46·사진) 외에도 작고 작가인 이쾌대(1913~1965)와 월전 장우성(1912~2005)이 선정됐다. 근대 거장들 ‘이방인’의 면모 주목올해 60회를 맞는 베네치아비엔날레는 매번 다른 주제로 본전시를 연다. 예술감독을 맡은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노 페르노사는 올해 주제를 ‘포리너스 에브리웨어(Foreigners Everywhere,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로 정했다. 인종과 국적, 성별과 성 정체성 등으로 주류의 차별을 받으면서도 현실과 싸우고 적응해 나가는 ‘소수자’를 다룬 작품이 많이 나왔다.본전시에 나가는 작품은 이쾌대의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장우성의 ‘화실’이다. 페르노사는 이 작품들에 녹아 있는 ‘서양화(畵)를 받아들이는 근대기 조선인’이라는 요소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이쾌대의 자화상에는 두루마기와 붓, 중절모와 팔레트 등 동서양의 요소가 뒤섞여 있다. 자화상 뒤에 인물과 관련된 땅을 그려 넣는 것은 서양 르네상스 초상화의 전통이지만 한편으로 그 풍경은 동양적이기도 하다.미술계 관계자는 “올해 전시 주제는 ‘누구나 이방인(

    2024.01.31 22:49
  • 국립중앙박물관 소지품검사 5월부터 재개

    오는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한다.31일 박물관 관계자는 “5월부터 상설전시관 1층 입구에 엑스레이 검색기와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몸과 소지품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경복궁 담장이 낙서로 훼손되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환경운동가들이 ‘모나리자’ 작품 훼손을 시도하는 등 최근 국내외에서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영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들처럼 보안 검색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2017년 보안 검색을 했다가 2019년 관람객들의 불편을 이유로 철거한 적이 있다.유리 등 모든 보호장치 없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국보 78호, 국보 83호)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 전시실에도 보안 관련 장치가 설치될 전망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성수영 기자

    2024.01.31 18:53
  •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들어가려면 보안검색 받는다

    오는 5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한다. 전시 작품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30일 박물관 관계자는 “5월부터 상설전시관 1층 입구에 X-레이 검색기와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관람객들의 몸과 소지품을 검사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경복궁 담장이 낙서로 훼손되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환경운동가들이 ‘모나리자’ 작품 훼손을 시도하는 등 최근 국내외에서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대영박물관 등 해외 유명 박물관들처럼 보안 검색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2017년 보안 검색을 실시했다가 2019년 관람객들의 불편을 이유로 철거한 적이 있다.유리 등 일체의 보호장치 없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국보 78호, 국보 83호)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 전시실에도 보안 관련 장치가 설치될 전망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관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2024.01.31 15:55
  • 톡톡 튀는 작가들 '미술 전시 혹한기' 녹인다

    혹한의 1월에는 미술 전시도 얼어붙는다. 올해는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예년에 비해 더욱 줄었다. 상반기 대형 전시도 모두 2월 이후에 시작한다. 주요 대형 화랑도 대부분 2월부터 전시를 열 계획이다.‘전시 비수기’라는데 요즘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재미있는 전시가 많아서 즐겁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명 작가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줄었지만 예술성 있는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작가의 이름값이 높지 않고 언론 노출도 적지만 톡톡 튀는 조형이나 강렬한 색채 등으로 최근 미술계의 호평을 받고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전시를 정리했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 기괴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김정욱서울 인사동 OCI미술관에서는 한국화가 김정욱(54)의 개인전 ‘모든 것’이 열리고 있다. 한국화라고 해서 얌전한 산수화를 기대하면 안된다. 흑백으로 그린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릅뜬 눈과 시선, 마구 뒤섞인 이목구비 등이 기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조각과 도자기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독특하다.이미지와 달리 재료와 기법은 철저히 한국적이다. 한지와 장지, 먹 등 전통 재료를 사용했다. 취향에 따라 작품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창적인 작품세계’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전시다. 2월 8일까지 열린다. (2) 톡톡 튀는 색채, 최나무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열리고 있는 최나무 작가(46)의 개인전 ‘녹색 불을 지르는 사람’에 들어서면 통통 튀는 강렬한 개성의 색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형광빛이 도는 초록색과 노란색, 주황색 등을 사용해 내면의

    2024.01.30 17:57
  • 톡톡 튀는 작가들로 후끈 달아오르는 '미술 전시 혹한기'

    날이 추운 1월은 대표적인 ‘미술 전시 비수기’다. 주요 미술관에서 열리는 ‘블록버스터 전시’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 올해는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가 쉽다. 몇 안되는 상반기 대형 전시들도 모두 2월 이후에 시작한다. 화랑가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주요 대형 화랑 대부분이 2월부터 전시를 열 계획이다. 그런데도 요즘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초부터 재미있는 전시가 많아서 즐겁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명 작가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줄어든 대신, 예술성 있는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들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작가의 이름값이 높지 않고 언론 노출도 적지만 톡톡 튀는 조형이나 강렬한 색채 등으로 최근 미술계의 호평을 받고 있는 ‘숨겨진 보물’ 같은 전시들을 정리했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①기괴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김정욱서울 인사동 OCI미술관에서는 한국화가 김정욱(54)의 개인전 ‘모든 것’이 열리고 있다. 한국화라고 해서 얌전한 산수화를 기대하고 들어간 관객들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흑백으로 그린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부릅뚠 눈과 시선, 마구 뒤섞인 이목구비 등이 기괴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조각과 도자기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독특하다. 미술관 측은 “인간과 에너지, 생명,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김정욱스럽게’ 작품에 풀어낸 전시”라고 설명했다.이미지와 달리 재료와 기법은 철저히 한국적이다. 한지와 장지, 먹 등 전통재료를 사용했다. 취향에 따라 작품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독창적인 작품세계’라는 말이 무슨 뜻

    2024.01.29 15:09
  • 빈우혁 개인전, 뼈저린 가난을 평화로운 풍경으로 이겨내다

    화가 빈우혁(43·사진)의 집은 어렸을 때부터 빚쟁이들에게 시달렸다. 친구 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은 날도 많았다. 서른이 넘어서도 생계를 걱정하며 동료들이 버리는 종이와 목탄으로 그림을 그려야 했다.그런데 빈 작가의 그림은 평온하고 고요하다. 전쟁 같았던 지난날과 정반대의 분위기다. “빈 작가의 작품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는 마니아들이 생겼고, 국립현대미술관과 OCI미술관 등 그의 작품을 소장한 국내외 기관도 늘고 있다. 그는 지금 독일에서 살면서 산책길과 연못 등 유럽의 평화로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멧돼지 사냥’을 계기로 한국에 찾아온 빈 작가를 최근 만났다. 그의 삶과 작품세계의 관계를 물었다. 작가는 “내가 겪은 여러 괴로운 일로 작품 세계를 포장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살아온 얘기를 들려줬다.어릴 적 그의 집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빚쟁이들이 들이닥쳤다. 서울 월곡동 달동네 방 한 칸에서 네 식구가 살았기에 자기만의 공간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친구 집에 몇 달씩 얹혀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눈치가 보였다. 지친 마음을 산과 들을 산책하고 그림을 그리며 달랬다.다행히 그는 공부를 곧잘 했다. ‘가난한 집 애라서 공부도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 악착같이 매달린 결과였다. 경복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인문학과에 입학했다. 서화(書花) 동아리에 들었다. 살 곳이 없으니 동아리방에서 생활하며 그림을 그렸다. 선배들이 밥과 술을 사줬고, 밤이면 동아리방에서 잠이 들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그에게 늘 그림은 힘든

    2024.01.28 17:35
  • "욕하고 때리고 돈 떼먹고"…'슈퍼 갑질'이 낳은 반전 결말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선생님, 제발요. 같이 가주세요.”1506년 이탈리아 산골의 한 여관방에 다섯 명의 괴한이 들이닥쳤습니다. 강도로 착각할 만큼 인상은 험악하고 몸은 건장한 남자들이었지요. 하지만 이들은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가시면 어떡합니까. 상대는 ‘그분’이라고요. 뒷일은 생각 안 해요?” “그분 성격 아시잖아요. 선생님 다시 못 데려가면 저희가 죽어요.” 하지만 앉아 있던 사람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돈 떼먹고, 문전박대하고, 욕하고, 때리려고?” 빈정거리는 그 사람, 미켈란젤로(1475~1564)의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이 떠올랐습니다.괴한들의 정체는 바로 교황이 보낸 추적자들. 교황의 ‘슈퍼 갑질’을 견디다 못해 도망간 미켈란젤로를 다시 잡아 오라는 명을 받은 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강제로 모셔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추적자들은 미켈란젤로를 협박했습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쉽게 굴복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한밤중 출발해 중간중간 말을 갈아타 가며 밤새 달린 것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 어디 한 번 잡아가 봐. 여기는 로마가 아니라 피렌체 공국 땅이야. 교황 땅이 아니라고. 당장 외교 문제가 될걸?”추적자들은 울상이 돼 돌아갔지만, 미켈란젤로의 표정은 착잡했습니다. ‘아…. 이거 어떡하냐. 교황 말인데 안 들을 수도 없고….’ 대체 왜 미켈란젤로는 당시 서양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교황과 대판 싸우고 쫓기는 몸이 됐을까요. 미켈란젤로와 당시 교황, 그리

    2024.01.27 02:22
  • [이 아침의 조각가] 진짜 사람 같은 조각 '극사실주의'…론 뮤익

    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익(66)의 극사실주의 조각은 진짜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관객들은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괴함 때문에, 그다음으로는 이렇게 사실적인 조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마지막으로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에 직면하면서”(영국의 미술평론가 마리나 워너).뮤익은 장난감을 만드는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손재주 덕분에 뮤익도 영화와 텔레비전, 광고에 쓰이는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일을 하며 방송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내 일을 하고 싶다”며 순수예술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영국의 전설적인 갤러리스트 찰스 사치의 눈에 띄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미술계는 “비평가나 큐레이터의 어려운 설명 없이도 그의 작품은 충격적인 신비로움을 전달한다”고 찬사를 보냈다.이후 뮤익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현대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2021년 리움미술관 재개관전인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의 첫 부분에 그의 작품 ‘마스크 Ⅱ’(2002)가 전시되면서다. 내년 초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대규모 전시가 예정돼 있다. 보기만 해도 탄성이 나오는 뮤익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기회다.성수영 기자

    2024.01.26 18:03
  • 불편한데 끌리나요…사회생활이 피곤하군요

    “현대미술은 아름답지도 않은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일본 홋카이도 출신 작가 카이토 이츠키(31)의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의 작품은 예쁘장하지 않은 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혈관과 배설물 등 기이한 소재와 독특한 색상이 자아내는 불협화음은 보는 이에게 불편한 감정마저 자아낸다. ‘사회와 개인의 관계’라는 주제도 난해하다.그런데도 미술 애호가들과 미술계는 그의 작품에 환호한다. 20대 중반부터 일본 미술 전문 매체들의 ‘주목할 만한 작가’ 목록에 단골로 이름을 올려온 카이토는 지난 몇 년 새 한·중·일과 영국, 스위스 등지에서 총 1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며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중국 유명 현대미술관과 대규모 특별전 개최를 조율 중이다. ○아시아·유럽 등에서 10여 차례 개인전기이하고 어려운 카이토의 그림이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독창적인 화풍, 독특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더 자세한 답이 필요했다. 그래서 카이토 특별전이 개막한 지난 17일, 전시장인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을 찾아가 물었다. “당신 작품이 기괴해 보이는데도 인기가 많은 이유는 뭔가요?”“그래요? 저는 제 그림이 귀엽다고 생각하는데요.” 카이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 작품의 주제는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옭아매는 모습’입니다. 제 그림이 왠지 마음에 든다면, 보는 사람 역시 ‘사회생활’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어서가 아닐까요.”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카이토는 중·고교

    2024.01.24 17:37
  • 버린 종이 주워 쓰던 가난한 화가, "평화로운 풍경만 그리고 싶다"는 사연

    젊은 작가 대부분이 ‘있는 집’ 출신이라는 건 미술계의 공공연한 상식이다. 빈우혁 작가(43)는 드문 예외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집은 빚쟁이들에게 시달렸다. 친구 집을 전전하며 눈치밥도 먹었다. 천신만고 끝에 제대로 미술 공부를 시작했지만, 서른 살이 넘은 나이에도 생계를 걱정하며 동료들이 버리는 종이와 목탄으로 그림을 그려야 했다.그런데 빈 작가의 그림은 또래 한국 작가 그 누구의 그림보다도 평온하고 고요하다. 전쟁 같았던 지난날과 정반대의 분위기다. 그는 지금 독일에서 거주하며 산책길과 연못 등 유럽 자연의 평화로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빈 작가의 작품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는 마니아들도 생겼고, 국립현대미술관과 OCI미술관 등 그의 작품을 소장하는 국내외 기관도 늘고 있다.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멧돼지 사냥’을 계기로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빈 작가를 지난 17일 만났다. 그리고 그의 삶과 작품세계의 관계를 물었다. 작가는 “내가 겪었던 여러 괴로운 일들로 작품 세계를 포장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살아온 얘기를 들려줬다. 남이 버린 종이에 그린 그림어릴 적 그의 집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빚쟁이들이 들이닥쳤다. 서울 월곡동 달동네 방 한 칸에서 네 식구가 살았기에, 자기만의 공간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친구 집에 몇 달씩 얹혀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눈치가 보였다. 지친 마음을 산과 들을 산책하고 그림을 그리며 달랬다.다행히 그는 공부를 곧잘 했다. ‘가난한 집 애라서 공부도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 악착같이 매달린 결과였다. 경복고등

    2024.01.24 08:52
  • 불편한데 왠지 끌려…당신도 사회생활이 피곤한가요

    “현대미술은 아름답지도 않은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일본 홋카이도 출신 작가 카이토 이츠키(31)의 작품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의 작품은 예쁘장하지 않은 데다 사실적이지도 않다. 혈관과 배설물 등 기이한 소재와 독특한 색상이 자아내는 불협화음은 보는 이에게 불편한 감정마저 자아낸다. ‘사회와 개인의 관계’라는 주제도 난해하다. 그런데도 미술 애호가들과 미술계는 그의 작품에 환호한다. 20대 중반부터 일본 미술 전문 매체들의 ‘주목할 만한 작가’ 목록에 단골로 이름을 올려온 카이토는 지난 몇 년 새 한·중·일과 영국, 스위스 등지에서 총 10여차례의 개인전을 열며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중국 유명 현대미술관과 대규모 특별전 개최를 조율 중이다. 기이하고 어려운 카이토의 그림이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독창적인 화풍, 독특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더 자세한 답이 필요했다. 그래서 카이토의 특별전이 개막한 지난 17일, 전시장인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을 찾아가 물었다. “당신 작품이 기괴해 보이는데도 인기가 많은 이유는 뭔가요?”“그래요? 저는 제 그림이 귀엽다고 생각하는데요.” 카이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 작품의 주제는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옭아매는 모습’입니다. 제 그림이 왠지 마음에 든다면, 보는 사람 역시 ‘사회 생활’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어서가 아닐까요.”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카이토는 중·고등학교 시

    2024.01.23 11:44
  • "죽도록 싫었다"…'세계 최고 천재'가 혐오한 20대 男의 정체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저기 아주 고상한 젊은이가 지나가는구먼.”16세기 초 이탈리아 피렌체의 길거리. 멋지게 차려입은 한 50대 남성이 지나가는 젊은 남자에게 이렇게 시비를 걸자, 사람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젊은 남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그의 옷에는 군데군데 구멍도 나 있었거든요. 중년 남성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습니다. “이봐, 젊은 친구! 마침 우리가 고상한 문학 얘기를 하고 있었네. 자네도 함께하지 않겠는가?” 주변 사람들은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불쌍한 젊은이한테 너무하시는 거 아닌가요. 저런 몰골을 하고 있는데 문학이 뭔지나 알겠습니까. 하하하….”젊은 남자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중년 남성을 매섭게 쏘아봤습니다. 상대가 여러 명이니 기가 죽을 법도 한데, 남자의 입에서는 거침없는 독설이 튀어나왔습니다. “글쎄, 문학 얘기는 당신이나 하라고. 그런데 당신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당신은 맡은 일마다 제대로 끝내지도 못하고 도망쳐 버리잖아. 나 같으면 부끄러워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닐 텐데. 문학 얘기는 끝까지 할 수 있나 보지?” 말을 쏟아낸 남자는 다시 돌아서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중년 남성 주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습니다. 젊은 남자의 말은 사실이었거든요. 남성은 한참 동안 얼굴이 빨개진 채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었다고 합니다.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원색적이면서도 조금 유치한 감정싸움. 그런데 이 싸움의 주인공, 우리가 다 아는 사람들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 천재를 꼽으라면 늘 한 손에 꼽히는 인물들이니까요. 50대

    2024.01.20 10:43
  • [이 아침의 화가] 피카소·루소 화풍 녹여낸, 3D 애니메이터 출신 화가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그림을 그리는 스위스 출신 화가 니콜라스 파티(44·사진)는 지금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40대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 가격은 점당 수십억원에 달한다.파티는 현대미술에서 잘 쓰이지 않는 소재인 파스텔로 작품을 그려낸다. 그 덕분에 그의 그림에는 파스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밀도 높은 부피감이 살아 있다. 컴퓨터 그래픽처럼 기하학적이고 왜곡된 형상에 강렬한 색을 입혀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한 것도 특징이다. 전업 화가가 되기 전 3D(3차원) 애니메이터로 일한 경력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여기에 르네 마그리트와 앙리 루소, 파블로 피카소 등 거장들의 다양한 화풍의 장점까지 녹여내 독창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화면을 만들어냈다.파티의 진가는 미술관 전시에서 드러난다. 전시가 열릴 때마다 작가가 직접 벽면 전체를 회화와 맞춰 칠하고 아치 등을 만드는 등 작품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덕분이다. 다만 그의 전시를 자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작품이 너무 인기가 많아 그리는 족족 소장가들에게 팔려나가기 때문에 큰 전시를 열 만큼 작품을 많이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미술 애호가들이 오는 9월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니콜라스 파티 개인전’을 올해 가장 기대하는 전시로 꼽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성수영 기자

    2024.01.18 18:10
  • 권위 있는 미술 석학 초빙…韓 매력에 빠지게 할 것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정복하며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 이름을 새겼듯, 작가도 세계 최고가 돼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영미권을 비롯한 서구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미술계와 미술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트바젤·UBS의 ‘아트마켓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에서 미국과 영국 두 나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63%. 프랑스·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까지 포함하면 서구권 국가의 점유율은 75%에 달했다.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MMCA(국립현대미술관) 리서치 펠로십’ 신설을 추진하는 건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다. MMCA 리서치 펠로십은 해외의 권위 있는 석학을 한국으로 초빙해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김 관장은 “핵심은 서구 미술계가 자신들의 언어, 자신들이 인정하는 석학의 목소리로 한국 미술의 매력을 접하게 하는 것”이라며 “시행되면 한국 미술과 작가들의 가치가 세계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미술계 석학은 한국에서 최소 3개월 이상 머물며 한국 미술사와 작가 및 경향 등을 연구하게 된다. 연구 결과물은 세계적인 출판사들과 연계해 각국의 언어, 특히 영어로 출판된다.한국으로 초빙하는 석학 수는 1년에 1~2명 수준. 관련 예산은 향후 5년간 10억원가량이다. 이 금액에는 직접 지급하는 항공비와 숙소비, 연구비, 해외 출판비와 통역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재원은 미술관 자체 예산과 후원금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미술관은 초빙 석학에게 소장품과 아카이브 등 연구 자원 공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4.01.18 17:22
  • 새해 마수걸이 미술 경매…'물방울 그림' 6억원부터 양대 옥션 23·24일 각각 진행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1월 ‘마수걸이 경매’에 나선다. 새해 첫 경매인 만큼 미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두 경매사 모두 힘을 잔뜩 준 모양새다.케이옥션은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경매에서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온고지신’(1979)을 간판 작품으로 내세웠다. 가로 1.6m, 세로 1.95m의 대형 작품으로, 낙찰 추정가는 6억~10억원이다. 김창열의 경매 최고가 기록이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세운 1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위 가격 작품이다.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은 93점으로, 추정가 총액은 89억원 안팎이다. 이우환의 ‘조응’(6억7000만~7억5000만원), 박서보의 120호 색채 묘법 ‘묘법 No. 080612’(5억8000만~8억원),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2억~3억5000만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유명 연작이 출품됐다.서울옥션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작품 143점, 약 62억원 규모의 경매를 오직 채색 동양화가 박생광(1904~1985)과 박래현(1920~1976)의 작품으로만 채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매는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3일 열린다.박생광은 채색화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그는 불상과 단청, 무당 등 토속적인 주제를 강렬한 오방색과 독창적인 조형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름이 높다. 이번 경매에는 ‘무당’ 시리즈 등 81점이 나왔다. 최고가 작품은 ‘무당 12’(1984)와 ‘무속5’(1982)로, 추정가는 각각 2억~3억5000만원이다.박래현도 채색화의 대표 작가 중 하나다. 1956년 제8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이른 아침’(5억~6억5000만원)을 주목할 만하다.두

    2024.0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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