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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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보는 것은 임원의 언행이다

기업의 임원이라면 무슨 생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고민 끝에 집필하여 출판된 책이 ‘임원의 품격’(행복 에너지, 2022)이다. 이 책에서 임원은 ‘사업과 연계하여 맡은 조직의 바람직한 모습, 방향, 전략, 중점과제를 만들고 정도 경영, 솔선수범, 악착 같은 실행으로 타인에게 영향을 주어 성과를 창출하는 CEO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이 책에서 강조한 임원이 해야 할 5가지 역할과 행동은 다음과 같다.

① 방향제시이다. 사업과 연계하여 길고 멀리 보며 방향, 전략, 중점과제를 만들고 내재화 하며 실천하게 해야 한다. 방향제시를 잘하는 임원들은 어떤 마음가짐과 무슨 강점을 갖고 실행을 할까?
②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한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임원에게는 그 만의 특징이 있다. 회사와 CEO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전사적 관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한다. 관련자를 한 곳에 모아 직접 설명과 이끌어 수행 방법이나 역할 분담 등의 결론을 낸다. 자신이 한 결정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진다. 이들의 의사결정의 원칙과 방법은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어 구성원들이 금번 상황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 생각한다.
③ 높은 성과 창출이다. 아무리 좋은 품성, 높은 전문성, 열린 소통을 잘한다 해도 임원이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변명할 수가 없다. 성과 창출을 잘하는 임원들은 정도경영, 솔선수범, 악착 같은 실행의 모범을 보인다. 일관성과 지속성을 갖고 자신이 속한 조직은 물론 타 조직의 구성원과 열린 소통을 한다. 목표를 명확히 알고 점검과 피드백을 통한 과정 관리에 탁월하다.
④ 조직과 구성원 육성이다. 임원들이 더 중시 여기는 육성 대상은 조직이다.
강한 조직에 약한 구성원은 없다고 한다. 조직의 나아갈 목표와 추진 계획 뿐 아니라 한 방향 정렬을 위한 가치 내재화와 실천을 강조한다. 학습조직을 통한 자율적이고 주도적 개선을 이끌고, 열린 발표와 토론으로 소통과 팀워크를 강화한다. 후계자를 엄선해 강하게 육성하며, 조직내 우수 핵심 인재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돋보인다.
⑤ 내 외부 네트워크 활용과 로열티 강화이다. 네트워크의 구축도 중요하지만, 임원들은 활용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둔다. 절대 회사에 대한 불만이 없다. 이들은 후손에게 강한 회사, 유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사람을 소중히 하며 함께 근무한 것을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고 실천하는 임원을 보는 구성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언제나 소신 있게 상사와 이야기하며 한 발 앞선 지시를 내리고 인정과 칭찬하는 임원이라면, 구성원들은 아무리 힘든 과제라도 해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나를 실망시키는 임원

A기업 팀장 강의를 할 때이다. 팀장들의 모습에서 활력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강의 중 전화, 호출 등으로 오가는 팀장들도 많았고 아무 생각 없이 멍해 있는 팀장도 있다. A4 용지 한 장씩을 나눠주며 ‘나를 힘들게 하는 요인' 3가지를 적도록 했다. 30명이 교육에 참석했는데, 가장 많이 적은 것은 ‘상사와의 갈등’이다.

(1)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지 확신을 주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하라고 할 때”
(2) “장단기 관점을 모두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단기 관점의 의사결정을 할 때”
(3)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세세한 사항을 챙기느라 진행이 안 될 때”
(4) “전략, 방향을 챙기기 보다는 세부 숫자만 가지고 계속 일을 다시 시킬 때”
(5) “위에서 한 가지를 지시하면, 생각없이 직원에게 열 가지 일을 시킬 때”
(6) “양심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7) “업무상 일이 아닌데 법인카드를 남용할 때”
(8) “사무실, 술자리에서 음담패설 등 매너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볼 때”
(9) “소신에 따라 설득하기 보다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결정을 내릴 때”
(10)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잘못된 점만 지적할 때”

이런 행동을 하는 임원과 함께 일을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회사와 직무는 좋지만, 상사가 싫어 회사를 떠난다’는 말을 팀장들이 한다면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짐작할 수 있다.

임원에게는 임원 다운 품격이 있어야 한다. 권위를 내세우며 거만한 행동을 한다고 품격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농담 등 가벼운 행동을 하라는 것도 아니다. 조직과 구성원의 언덕이 되어줘야 한다. 힘들고 어려워하는 직원에게 힘이 되어주고, 잘하는 직원들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임원의 품격은 스스로 그 역할을 자각하고 실천할 때 발휘된다. 조직과 구성원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는 임원에게 품격이 느껴질까? 조직과 구성원에게 비전과 실행과제를 통해 가치(경쟁력)을 올려 주며 온정과 냉정을 겸비한 임원에게 품격이 느껴지지 않을까? 퇴임 후 몇 년이 지나도, 항상 곁에 있다고 느끼며 감사 전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임원이 되고 싶지 않은가?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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