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확진 2155명…역대 두 번째 >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5일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 이후 두 번째로 많은 2155명을 기록했다.    /김병언 기자
< 신규 확진 2155명…역대 두 번째 >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25일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 이후 두 번째로 많은 2155명을 기록했다. /김병언 기자
방역당국이 ‘추석 연휴(9월 19~22일) 전 1차 접종률 70%(3600만 명) 달성’ 목표를 맞추기 위해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확보 물량을 무리하게 1차 접종에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접종 물량이 얼마나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9월 초까지 국내에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 대부분을 1차 접종에 쓰기로 한 것이다. 모더나는 교차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없는 만큼 9월 말까지 2차 접종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백만 명이 제때 백신을 맞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25일 기자설명회에서 ‘9월 초까지 들어오는 모더나 백신 701만 회분을 대부분 1차 접종에 쓰는데 2차 접종 시기에 백신이 안 들어오면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 팀장은 “검수와 배송 등에 2주 정도 걸리는 만큼 10월에 쓸 물량(2차 접종)은 9월 말까지 들어와야 한다”며 “모더나 백신 9월 도입 물량은 아직 일정을 받지 못했지만, (생산 차질이 또 생겨) 공급이 지연된다는 시나리오는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도착한 모더나 백신 101만7000회분과 다음주까지 들어올 600만 회분 등 701만 회분 중 일부를 50대를 대상으로 하는 2차 접종에 쓰고, 나머지를 만 18~49세 1차 접종에 활용키로 했다. 현재까지 모더나 백신을 맞은 50대는 약 176만 명이다. 이들 모두에게 2차 접종을 해도 이번에 들어오는 물량 701만 회분 중 525만 회분은 18~49세 1차 접종에 쓰인다. 방역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추석 전 전체 국민의 70%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맞추기 위해 추석 연휴 후 1차 접종이 잡힌 사람을 추석 전으로 당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여기에도 쓰인다.

의료계는 “무책임한 정책”이란 비판을 내놓고 있다. 2차 도입분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확보한 물량의 절반만 1차 접종에 쓰고, 나머지는 2차용으로 비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납기를 지키지 못한 전력이 있는 모더나 백신이란 점에서 다른 백신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더나가 또다시 생산차질을 겪어 9월에 백신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9월 초 1차 접종한 사람들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권고한 2차 접종 기한(1차 접종 후 6주 이내)을 넘기게 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1, 2차를 동일 백신으로 맞고 접종 간격이 최대 6주를 넘지 말아야 한다”며 “그때 가서 2차 물량을 확보 못하면 1차 접종자들의 예방률이 확 떨어져 델타 변이에 취약해진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추석 전 70% 1차 접종 완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1차 접종자 수는 2670만 명(접종률 52.0%)이며, 접종 완료자는 1288만 명(25.1%)이다. ‘추석 전 70% 1차 접종 완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앞으로 20여 일 동안 1000만 명을 더 맞혀야 한다. ‘10월까지 70% 접종 완료’ 약속을 지키려면 두 달여 동안 2300만 명에게 주사를 놔야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접종군인 18~49세 접종은 26일 시작된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등 방역조치는 추석 연휴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추석 연휴 전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은 이날 “9월 말까지 확진자 수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