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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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건설 특별법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신공항 건설 사업비를 최대 28조6000억원으로 추산한 정부의 내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기존에 알려진 사업비 7조6000억원의 네 배에 달하는 규모인데도 정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수십조원의 혈세가 드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깜깜이 심사’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본지 2월 20일자 A1면 참조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 의원들에게 ‘국토부 가덕도공항 보고’라는 제목의 사업 보고서를 설명했다.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들어가는 사업비 추계와 문제점 등을 분석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국제선 개항(활주로 1개) △국내선과 국제선 개항(활주로 2개) △국내선과 국제선 개항에 기존 군 시설을 이전하는 안 등 세 가지 안을 시나리오별로 비교 분석했다. 비용은 각각 12조8000억원, 15조8000억원, 28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당초 부산시가 국제선 개항으로 추정한 사업비 7조6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토부는 또 가덕도 부지의 지반 장기 침하 가능성에 대해 “추가 조사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난공사가 예상된다”고 적시했고,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분포 지역으로 개발제약이 크다”고 경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국회 법률 통과 전이고 여러 변수와 가정에 따라 건설비가 달라질 수 있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좌동욱/최진석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