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분석보고서를 전달했다.

국토부가 전달한 16쪽가량 보고서에는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토' 항목이 포함돼 있다.

특히 국토부는 보고서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이 '공무원 의무'에 위반될 수도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보고서를 통해 안정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을 들며 신공항 방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진해 비행장 공역 중첩, 김해공항 관제업무 복잡 등으로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며 "복수 공항의 운영으로 현재 김해공항 국내선 항공기의 돗대산 추락 위험성 해소가 불가능해, 영남권 신공항 건설 목적과 배치된다"라고 했다.

시공성 차원에서는 "가덕도는 외해에 위치해 난공사, 대규모 매립, 부등침하 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운영성 측면에선 "항공사는 국제선만 이전할 경우,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승객 이동 동선 등이 증가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선만 도심 외곽으로 이전했던 도쿄, 몬트리올 등 공항이 운영 실패로 결국 통합 운영으로 전환했다"며 "환승 체계가 열악하면 관문 공항으로서 위상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발표한 가덕신공항 안은 활주로 1본의 국제선만 개항하고 국내선은 김해공항만 개항하도록 했는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국토부의 주장이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거듭나려면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춰야 하고, 이 경우 사업비가 28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담았다.

현재 부산시가 추산하는 예산(7조5000억원 가량)의 무려 4배에 달한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국토부는 이 부산시 안도 "공사비 증액분 누락, 단가 오류 등 문제가 있다"며 "공항공사·전문가 등이 재산정하면 약 12조8천억원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보고서 참고자료로 '공무원의 법적 의무'를 적시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성실 의무 위반(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