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S-217622)’ 시판 승인을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사용 승인을 계속 미루면서다. 당초 일동제약은 공동 개발사인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자국에서 이 약의 시판 승인을 받으면 이후 국내 허가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최성구 일동제약 사장은 21일 “일본 정부가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보류한 뒤 몇 가지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승인을 받는 것은 그중 하나”라고 했다.

日보다 韓 먼저…일동제약 '먹는 코로나藥' 전략 바꿨다
전날 일본 후생노동성은 전문가 40명이 참석한 회의 끝에 조코바의 시판 승인 결정을 다음 회의로 미뤘다. 올해 2월 제출된 임상 2상 데이터를 토대로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하는 회의였다. 현지에선 최종 임상인 3상 시험이 마무리되는 11월께나 신약 출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 출시 일정까지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번지면서 이날 일동제약 주가는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최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코로나19를 통제하려면 효과적 치료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허가받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동제약은 한국에서 먼저 허가받는 게 계약상 문제가 없는지 등을 시오노기 측과 상의할 계획이다. 이런 사례는 이미 중국에서 나왔다. 시오노기와 중국 최대보험사 핑안의 합작사인 핑안시오노기는 일본 시판 승인 전인 지난 4일부터 중국 허가당국과 조코바 승인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최 사장은 “시오노기 측을 통해 가능하다는 답이 나오면 질병관리청 등에 현재 보유한 데이터만으로도 한국에서 사용승인이 가능한지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시오노기 측과의 논의에서 일본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허가 자료를 최대한 빨리 만들 계획이다. 일동제약과 시오노기는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 환자 추적 기간은 이달 말 끝난다. 이후 허가당국에 제출하는 자료를 만들기까지 통상 3개월 정도 걸린다. 이를 한 달로 당겨 8월 말께 최종 자료를 내겠다는 것이다.

전날 일본 후생노동성은 조코바가 목표로 삼은 두 가지 지표 중 환자의 증상 개선 지표가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최 사장은 여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델타 변이 유행 당시 허가당국과 상의해 정한 임상시험 설계이기 때문에 환자 증상이 이전보다 약한 오미크론 유행 상황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