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지속된 저(低)금리 기조가 막을 내리자 세계 각국의 이자 부담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압박이 거세져 각국의 부도 위험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세계 각국, 이자로 GDP 20% 낼 판
19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지는 58개 선진국과 신흥국의 기업, 가계, 정부 부채를 추산한 결과 지난해 이자 비용이 총 13조달러(약 1경6820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 10조4000억달러에서 1년 새 25% 급증했다. 조사 대상인 58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은 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한다.

총부채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019년 255조달러였던 부채는 지난해 300조달러로 늘었다. 각국이 코로나19 지원금을 제공하느라 재정을 무리하게 확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58개국의 GDP 대비 이자 비율은 2021년 12%에서 지난해 14.5%로 확대됐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 이자 비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2021년 1분기 연 2.6% 수준이었던 각국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말 연 7.1%로 치솟았다.

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27년 세계 각국의 GDP 대비 이자 비용은 17%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평균 1%포인트씩 인상하면 이 비중은 20%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부채는 세계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는 대외 부채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에 나서자 가계의 재정 상황도 빠듯해졌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임금 상승률 평균값은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