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4회 연속 0.75%포인트 올리다가 7개월 만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했다. 하지만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은 연 4.6%에서 연 5.1%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연 3.75~4.0%인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올렸다. 이로써 한국(연 3.25%)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0~1.25%포인트로 벌어졌다. 2000년 10월(1.5%포인트) 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Fed는 기준금리 인상 뒤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이 9월(연 4.6%)보다 0.5%포인트 높은 연 5.1%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이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가 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경제 전망으로는 내년 중 금리 인하는 없다”고 강조했다.

Fed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기조가 확인되면서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60%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37%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6원80전 오른 1303원10전으로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1300원대로 돌아왔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환율과 자본 유출입 등 국내 금융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 적시에 안정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조미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