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는 ‘60(주식) 대 40(채권) 포트폴리오’가 올해 부진한 성과를 거뒀지만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주식과 채권 가격이 모두 급락한 만큼 기대 수익률은 높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알리아가 디아즈 뱅가드 수석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60대 40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6.4%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주식 60%, 채권 40%로 자산을 배분하는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이다. 통상 주식과 채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을 이용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뱅가드에 따르면 1926년부터 2021년까지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연평균 8.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60대 40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뱅가드의 상장지수펀드(ETF) 차트
60대 40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뱅가드의 상장지수펀드(ETF) 차트
하지만 올해 주식과 채권이 동반 급락하면서 이 포트폴리오의 올해 수익률도 –14.5%(지난달 말 기준)로 주저앉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과다. 일각에서는 “60대 40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60대 40 포트폴리오의 회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뱅가드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와 JP모간도 60대 40 포트폴리오에 다시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위험이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진입 기회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기존 60대 40 포트폴리오를 주식 40%, 채권 60%로 바꾸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존 빌턴 JP모간 글로벌 전략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올해의 시장 혼란이 지난 10년 동안 보지 못했던 가장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시장이 급변하는 시기에 가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