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8월의 첫날인 1일(미 동부 시간) 보합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주 수요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뒤 사흘간 S&P500은 5.3%, 나스닥지수는 7.2% 폭등한 여파로 약간의 경계감이 나타났습니다. 5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4000고지에 오른 S&P500 지수는 이번에는 더 강력한 기술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200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지난 3개월간 박스권의 상단이고, 1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곳이며, 4230은 1월 고점에서 저점까지 전체 하락 폭의 50% 되돌림 지점(피보나치 수열)입니다. 게다가 팩트셋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17.1배까지 높아져서 5년 평균(18.6)보다는 낮지만 10년 평균(17.0)보다는 높아졌습니다. 주가가 싸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8월은 그리 주식 투자 수익률이 좋은 달은 아닙니다. 올해와 같은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 이어지는 9월은 미 증시에서 최악의 달입니다. 지난 25년 동안 S&P 500의 평균 하락률은 8월과 9월 각각 0.6%와 0.7%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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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아시아와 유럽에서 발표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글로벌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중국의 PMI는 49로 떨어졌고,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4대 경제국의 PMI도 모두 50 미만으로 모두 위축 국면에 진입했음을 나타냈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을 초과하면 경기가 확장 국면, 그 밑에 있으면 위축 국면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35개국의 제조업 PMI를 추적하는데 현재까지 발표된 국가의 37.9%에서만 (PMI 세부 지수 가운데) 신규 주문이 확장 국면에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컸던 2019년 여름과 유럽 부채위기 수준의 약화와 맞먹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오전 9시 30분 주요 지수는 -0.1~0.3% 내림세로 장을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30분 뒤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PMI는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PMI는 전월(53)보다 0.2포인트 낮아진 52.8로 나왔습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월가의 예상(52)을 상회했으며, 여전히 50을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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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부 지수를 보면 경기 둔화세가 뚜렷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신규 주문(NO) 지수는 48로 6월(49.2)보다 더 떨어져 두 달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습니다. 또 재고 지수는 57.3으로 6월의 56%보다 1.3포인트 상승해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요는 줄어들고, 재고는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컴파운드 캐피털의 찰리 빌렐로 설립자는 "과거 PMI 세부 지수중 신규 주문에서 재고를 뺀 값이 이렇게까지 마이너스였던 적은 모두 경기 침체가 발생했던 때"라며 "지난 2001년과 1990~91년, 1981~82년의 경기 침체 때보다 지금 더 낮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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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가 지수는 60으로 6월(78)보다 18.5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이는 2020년 8월(59.5) 이후 2년 내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불가격이 18.5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2010년 이래 가장 크고, 1948년 이래 네 번째로 큰 하락 폭"이라고 밝혔습니다. ISM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기업의 22%가 7월에 더 낮은 가격을 지불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한 달 전의 8.3%에서 증가한 것입니다. ISM 측은 "가격 하락은 원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반영한 것이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고용 지수는 전월(47.3)보다 2.6%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49.9로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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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의 조사위원회의 티모시 피오레 회장은 “공급망의 초과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규 주문이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경제 둔화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많은 생산자가 추가 공급망 중단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재고를 추가하고 있지만, 기록적 재고 증가의 일부는 의도하지 않은 것임을 암시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화학 업체는 "인플레이션이 사업을 둔화시키고 있다. 원자재 재고 과잉은 이전 공급망 문제와 주문 둔화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식음료 업체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걱정을 추가한다. 많은 고객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주문을 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플라스틱 고무 생산 업체는 "현재 주문은 가득 찼지만 4분기부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미국 제조업 PMI는 우려만큼 하락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 헤드라인은 53.0(컨센서스 52.0)에서 52.8로 떨어졌고 생산 지수는 53.5로 플러스 영역에 있지만, 이는 6월 평균인 54.9보다 낮다"라면서 "슬프게도, 제조업 활동은 몇 달 동안 계속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ISM PMI 데이터는 제조업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내지만 지불가격의 급락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PMI 발표에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헤드라인 수치가 예상보다 좋았고, 지불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신규 수주는 확연히 꺾였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PMI를 보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다우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0.14% 내렸고 S&P500 지수는 0.28% 하락했습니다. 유가 하락에 에너지 주식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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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I가 발표된 뒤 채권 시장에서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락했습니다. 경기 둔화 혹은 침체 우려가 커진 탓입니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2.6% 벽을 깨고 내려가 2.587%까지 급락했습니다. 오후 4시께 전날보다 4.7bp 내린 2.605%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2년물 금리는 올랐습니다. 같은 시간 1.6bp 오른 2.90%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주말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총재가 CBS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회복하는 경제를 달성하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밝힌 여파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캐시캐리 총재는 강력한 노동시장, 국내총생산(GDP) 역성장 등 경기 침체와 관련한 혼재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기술적으로 경기 침체에 있든 없든 Fed가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바뀌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이 역전 폭이 30bp에 달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3개월/10년물의 스프레드도 이제 20bp 수준까지 좁혀졌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ISM 세부 데이터에서 신규 수주가 계속 줄어들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하지만 실제로 Fed 위원들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한 번 쉰다거나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단기물 금리는 올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CTA 펀드들이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매수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CTA 펀드는 추세를 따르는, 즉 모멘텀 투자를 하는 퀀트 펀드입니다. 이 펀드들의 규모는 360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400조 원에 달합니다.

아시시 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퍼블릭인베스팅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채권 시장이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긴축이 실제로 경제를 둔화시키고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상회하는 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나는 아마도 채권 금리의 고점을 보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 확실히 더 많은 기준금리 인상을 보게 될 것이며 Fed가 실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은 시끄럽습니다. '바닥을 찍었다'라는 주장과 '바닥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바닥론의 대표 주자는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헤드와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 등이 대표적입니다. 맞서는 쪽은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를 필두로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등이 합류한 상황입니다.

<바닥론>

◆JP모건의 콜라노비치
=콜라노비치는 이날도 보고서에서 "증시는 7월 랠리를 연장해 하반기에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올해 S&P500 지수가 최고점에서 저점까지 20% 이상 하락하면서 30년 만의 두 번째로 큰 폭의 밸류에이션 압축이 발생한 덕분입니다.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 압축 폭이 과거 경기 침체 동안에는 평균 4.5배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6.7배까지 낮아졌다는 겁니다. 콜라노비치는 "이전 경기 침체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밸류에이션 압축을 초과하는 압축이 발생했다"라며 "경제 활동에 대한 전망이 도전적이지만 주식에 대한 위험 보상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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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노비치는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GDP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GDP 성장률이 1%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침체가 아닌 탄탄한 경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뜻입니다. 콜라노비치는 "실망스러운 GDP 보고서에도 고무적 세부 사항이 있다"라며 "기업들은 재고 축적 속도를 급격히 늦췄고 실질 소비도 가계가 저축률을 낮추고 지출을 지속해서 소폭이지만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S&P500 지수가 연말 480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17% 상승한다는 얘기입니다.

콜라노비치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을 가능성과 함께 파월 의장의 긴축 속도 조절 언급도 위험자산 가격을 높이는데 이바지한다고 분석합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둔화하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데다, 지난주 기준금리를 중립에 가깝게 올린 Fed는 더 비둘기파적으로 보인다. 이는 Fed의 매파적 성향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라며 "일부 실망스러운 데이터 발표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 시장이 랠리하고 있는 것은 이런 나쁜 소식이 이미 예상되었음을 나타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
=야데니는 약세장이 지난 6월 16일에 3666을 찍은 뒤 끝났을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S&P500은 지수는 지난 금요일까지 무려 12.6% 상승했습니다. 야데니 설립자는 "6월 16일 S&P500 지수 저점이 6월 8일 S&P GSCI 원자재 가격 지수의 고점, 6월 14일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고점인 3.48%와 일치하는 것을 봤다. 게다가 7월 13일에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CPI)가 9.1%로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뉴욕 증시가 지난 5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뒤 급락했던 것에 비해 훨씬 더 잘 버틴 것을 봤다"라면서 "이는 시장이 인플레이션이 6월에 정점을 쳤을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지난 FOMC에서 파월 의장이 앞으로의 결정은 전적으로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은 만족했다"라며 "즉 투자자들은 데이터가 경제 활동 약화와 인플레이션 정점을 나타내면서 조만간 Fed의 긴축 주기가 끝나는 행복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해석하기로 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그는 뉴욕 증시뿐 아니라 채권 시장에서도 이런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지난 6월 14일 연 3.45%로 올해 정점을 찍은 뒤 지난 금요일 2.89%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긴축 일단 완료', 즉 Fed가 9월에 50bp 인상해 기준금리를 2.75~3.00% 범위로 올린 뒤 금리 인상이 종료된다는 의미로 분석했습니다. 또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사이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지난 7월 6일 역전이 시작됐고 지난 금요일에는 -22bp를 기록했습니다. 야데니는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가 이미 경제 성장을 약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만큼 충분히 높다고 믿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야데니 설립자는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해 정점을 찍고 있다는 징후가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헤드라인 6.8%, 근원 4.8%로 40여 년 만에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습니다. 야데니는 "우리는 하반기에 헤드라인 수치가 4~5%로 완화될 것으로 예측한다"라며 "7월 PCE 물가가 8월 26일에 발표되면 그 추세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기상조론>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윌슨은 "Fed의 긴축 정책이 지속하는 가운데 월가의 기업 추정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되고 경제가 위축되면서 주식의 반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채권 시장은 'Fed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라고 가정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큰 비용, 즉 경기 침체를 수반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 실적이 놀랄 만큼 감소하기 전에 약간의 기간(window)만을 남겨놓았을 수 있다. 우리는 이 기간이 지금이고 금세 닫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랠리 이후에 위험보상은 적어졌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는 4분기는 기업들이 더 나은 2023년에 대한 희망을 유지하기 위해 추정치를 낮춰 깨끗이 정리하고 가기로 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윌슨은 "주식 시장은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Fed로부터 (잠재적인)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나오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실제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이런 낙관적 예측들이 무너지면 잘못된 꿈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
=골드만삭스는 2분기 어닝시즌이 절반 이상 완료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더 잘 유지되고 있는 데 대해 투자자들이 안도하면서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56%의 S&P500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절반 이상의 기업들의 이익이 월가 추정치를 상회했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Fed의 비둘기파적인 메시지와 이들 실적이 결합하여 주식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익 예상치를 넘어선 비율은 52%로 지난 5개 분기 동안의 평균 62%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달 주식이 2020년 11월 이후 가장 강력한 월간 랠리를 펼쳤지만, 아직 완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투자자들이 비둘기파적인 Fed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지만, 이는 "너무 빠르고, 너무 이른 것"이라면서 "Fed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팩트셋에 따르면 기업 실적에 대한 월가 추정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2.5% 낮췄습니다. 이는 매 분기 첫 달의 평균 하락 폭(1.3%)의 두 배에 달합니다. 또 같은 기간 4분기 EPS 추정치도 2.4% 낮아졌습니다. 주가지수는 오르는 가운데 2022, 2023년 EPS 추정치는 하락했기 때문에 S&P500 지수의 향후 12개월 이익 추정치를 기반으로 한 P/E는 6월 30일 15.8배에서 현재 17.1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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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
=캔트로위츠는 "ISM PMI 조사에서 신규 주문은 48로 내려갔고 재고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높아졌으며, 지불 가격이 60까지 내려갔다. 이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 둔화라는 시장이 바라는 좋은 뉴스이고, 장이 랠리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큰 그림으로 보면 아직은 Fed의 긴축이 경제와 기업 실적에 대한 영향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랠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PMI와 건설 투자(6월 -1.1%) 감소 소식에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GDP 추정치를 기존 2.1%에서 1.3%로 낮췄습니다. 사실 경기는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8% 떨어져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월 25일 이후 최저치입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3.8% 하락한 100.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미국 등 글로벌 PMI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오는 3일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추가 증산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8명의 OPEC+ 소식통을 접촉한 결과 2명은 9월에 소폭 증가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고 5명은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OPEC+ 소식통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소폭 인상부터 현 수준 동결까지 다양한 논의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추가 증산을 결정하더라도 유가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미 OPEC+ 국가들은 약속한 생산량보다 하루 300만 배럴 가까이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휘발유 선물 가격은 지난 3월 16일 이래 처음으로 3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또 모기지 금리도 거의 5% 초반까지 다시 내려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가 침공한 이래 처음으로 밀 등 곡물을 실은 배가 오데사 항구를 떠나 레바논으로 향했습니다. 양국이 안전한 항로를 보장하기로 협정을 맺은 데 따른 겁니다. 이는 곡물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입니다.

버클리대의 베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러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따라서 Fed가 긴축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은 매우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요구할 만큼 완고할 것이라는 징후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켄그린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약해지면 Fed는 일시 정지하고 달러는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증시가 랠리를 지속하고 장기 금리가 이대로 낮아진다면 인플레이션은 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집계하는 금융여건 지수는 지난주에만 20.5bp 내려와 99.23으로 떨어졌습니다. 완화된 것입니다. 이런 금융여건의 급속한 완화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의 랠리를 반영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곰과 황소의 전쟁…PMI가 가리키는 것은?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금융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시장이 Fed가 방향을 바꾸리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언급에서 긴축 속도 조절론이 아니라 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어서야 적당히 제한적이어야 하며 너무 적게 긴축하는 위험이 너무 많이 하는 위험보다 더 크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는 특히 "Fed가 노동시장을 식히기 위해 더 엄격한 금융여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주가 상승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주식 시장이 여기에서 5~10% 더 랠리한다면 Fed는 Fed가 달성하려고 하는 것(물가 안정)을 훼손하는 것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크로컴패스는 "Fed의 전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이후 장기 실질 금리가 2개월 내 최저로 떨어져서 거의 제로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면서 "이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과 싸우려는 의지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만약 Fed가 정말 그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우리는 곧 그들로부터 그런 얘기를 듣게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근원 PCE 물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 주거비(계속 오르고 있는)를 제외한 서비스 분야에서도 지난 6개월간 연율 4% 이상 추세로 상승중인 요인이 전체의 57%에 달하고 있습니다. 근원 물가의 상승세가 쉽게 꺾어지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또 중고차 가격은 중고차 경매 가격 등을 보면 7월 초에도 오르고 있습니다. 신차와 중고차의 재고 수준은 6월 기준 여전히 2019년 수준의 58%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도 심각한 불황이 오거나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지 않는다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겁니다.

UBS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이 남아 있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시장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7월의 다소 긍정적인 그림을 너무 많이 읽지 말라고 조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실적의 경우 2분기 어닝시즌은 지금까지 "괜찮았고" 기대와 대체로 일치했지만 앞으로의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는 겁니다. 또 소비자 지출은 유지되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느끼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글로벌 기업에게 상당한 역풍이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현 수준에서 S&P500 지수가 연착륙 시나리오의 공정 가치 범위에 있다고 믿는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냉각됨에 따라 주식 시장은 약간 더 높게 올라갈 수 있지만 기업 이익 성장은 계속 둔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매우 크게 하락하거나 경제 성장이 재가속되거나 10년물 국채 금리가 2%로 하락하지 않는 한 주식에서 의미 있는 상승을 보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의 올해 말, 2023년 6월 목표주가는 각각 3900과 4,200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