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가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2016년 이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이젠 대륙 달릴까…전기차 배터리株 '충전'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1만9000원(5.23%) 오른 38만2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499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4.81% 상승) 외에 엘앤에프(양극재·6.42%) 상신이디피(2차전지캔·5.45%) 포스코켐텍(음극재·4.11%) 에코프로(양극재·2.63%) 등 2차전지 소재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269종의 신재생에너지 신차 목록을 발표하면서 국내 제조사의 2차전지를 쓰는 전기차를 포함시킨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LG화학 배터리가 장착된 동풍르노 전기차 4종과 삼성SDI 배터리를 쓰는 진강뉴에너지 전기차 1종이 이번 목록에 포함됐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빠르게 커지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등 국내 업체들은 중국 수요에 맞춰 현지에서 자동차 전지 생산 시설을 늘리고 있다. 백 연구원은 “LG화학은 현재 5GW인 중국 자동차 전지 생산능력을 2020년 말까지 30GW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좀 더 신중하게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차 목록에 포함된 것이 당장 중국의 보조금 대상 전기차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2차전지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한국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 출시를 허가해달라는 신청에 불과할 수 있다”며 “한국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는 아직까지 중국에서 보조금은 고사하고 승인받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2016년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 인증제도인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 모두 탈락했다. 이후 한국 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김동현/고재연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