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미국 첫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19일(현지시간) 기공식을 했다. 왼쪽부터 클라크 힐 커머스시장, 톰 크로 잭슨카운티 위원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   /커머스=김현석  특파원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미국 첫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19일(현지시간) 기공식을 했다. 왼쪽부터 클라크 힐 커머스시장, 톰 크로 잭슨카운티 위원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 /커머스=김현석 특파원
미국 조지아주의 황갈색 땅은 끝이 보이질 않았다. 야구장 91개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인 112만㎡의 거대한 부지는 마치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정복의 꿈을 대변하는 듯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머스시에서 미국에 처음 세우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조지아), 클라크 힐 커머스시장 등 미국 측 인사들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미국 첫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19일(현지시간) 기공식을 했다. 왼쪽부터 클라크 힐 커머스시장, 톰 크로 잭슨카운티 위원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   커머스=김현석  특파원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미국 첫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19일(현지시간) 기공식을 했다. 왼쪽부터 클라크 힐 커머스시장, 톰 크로 잭슨카운티 위원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더그 콜린스 연방 하원의원. 커머스=김현석 특파원
SK이노베이션은 2021년까지 1단계 개발을 마치고 2025년 2단계 개발을 완료해 연간 2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2단계 투자비는 16억7000만달러(약 1조8867억원)에 달한다. 산업 수요에 따라선 50억달러까지 투자를 확대해 50GWh 규모로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서산 공장 생산능력(연 4.7GWh)의 10배 이상이다.

김 총괄사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올 들어 두 달간 수주한 물량만 100GWh에 달하며 누적 수주 물량은 425GWh”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미국뿐만 아니라 헝가리 중국에도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2022년까지 회사 전체로 연 6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전기차 17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폭스바겐에 공급된다. 두 회사는 2022~2029년 공급 계약을 맺었다. 폭스바겐은 10년 안에 신규 전기차 70개 모델을 선보이고 22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공식에는 폭스바겐 최고구매책임자인 슈테판 좀머 부품구매이사뿐만 아니라 클라우스 바덴 BMW 미주지역 구매부장, 잭 매키 포드 배터리구매담당 매니저 등도 참석했다. 모두 인근 테네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시장은 급팽창 단계에 들어섰다. 전기차 판매 대수가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의 1%를 넘으면서 판매와 생산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 사장은 “내연기관차에 대한 각국의 환경 규제, 그리고 자율주행이란 새로운 자동차 문화까지 고려하면 매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2017년의 10배 수준인 연간 1000GWh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요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2022~2023년이면 차량 가격과 운행 비용을 더했을 때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지는 패리티(동등성)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경쟁사인 LG화학 삼성SDI보다 늦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선두권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UBS증권은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글로벌 톱5가 80%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다”며 “2023~2025년 글로벌 톱3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이날 투자는 단일 공장 건립 투자로는 조지아주 사상 최대다. 기아자동차의 12억달러 기록을 깼다. 켐프 주지사는 “오늘은 조지아주 주민들에게 정말 신나는 날”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공장 부지를 20년간 무상 임대한다. 임대 기간이 끝나면 파격적 가격에 SK에 넘기기로 했다. 수억달러의 세제 혜택과 전기, 용수 등 인프라 구축도 지원한다.

커머스=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