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이후 40% 넘게 하락했던 신세계 주가가 23만원대 초반에서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백화점 매출이 안정을 찾은 데 이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면세점도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8000원(3.01%) 오른 주당 27만3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6.83% 상승했다. 지난해 5월 고점(47만55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넘게 떨어진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 둔화와 내수 경기 위축으로 매출이 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백화점 매출 안정, 면세점 中관광객 복귀 전망…'부진 터널' 탈출하는 신세계
하지만 최근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먼저 VIP 중심의 영업이 성과를 내며 백화점 매출이 안정을 찾고 있는 점이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백화점(기존점 기준) 매출 증가율은 신세계가 3.5%로 현대백화점(2%), 롯데백화점(-1%)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상위 15개 점포의 매출 증가율은 5.3%로 전체 백화점업계(2%)보다 크게 높은데, 이 중 6개가 신세계 매장이다. 특히 강남점 매출은 2016년 1조464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30억원으로 2년 연속 증가하며 전국 백화점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매출 1조8000억원을 넘는 점포는 백화점 3사 통틀어 유일하다. 부산의 센텀시티점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규 출점이 없는 가운데 알짜매장인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뺏긴 것은 아쉽지만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익 증가로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에 대한 우려도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1분기까지 보따리상 매출의 불확실성과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2분기 이후부터 중국 소비 부양책이 본격화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되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하며 이 같은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영향으로 면세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주가는 이를 반영한 수준”이라며 “주가는 강남점과 인천공항점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8.92배로 지난해 5월(14.48배)보다 크게 낮아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