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증시를 전망하면서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한 증권사는 거의 없었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뒤 2분기가 돼야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증권사가 많았다. 1년 내내 2000선 안팎에서 좁은 박스권을 형성하며 뚜렷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본 증권사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예측을 깨고 연초부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1993.80으로 ‘바닥’을 찍은 뒤 이후 6.54% 올라 18일 2124.28로 마감했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도 동반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로 코스피지수가 최고 220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예상 밖 안도 랠리…"업종대표株 확대해야"
“상승세 더 이어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수석전략가,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5명의 전문가는 모두 “아직 증시에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이번 상승세는 미·중 무역전쟁 타결 기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연일 터져 나오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것으로 ‘안도 랠리’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과거 안도 랠리가 펼쳐졌을 때는 10% 정도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반등하기 시작했으니 2150~2200까지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센터장도 “한국 증시에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낄 정도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대형 우량주가 많다”며 “코스피지수가 2200까지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관건

전문가들은 2월 중순을 상승 랠리 지속 여부가 결정될 1차 관문으로 지목했다. 작년 4분기 기업실적, 경기지표의 향방, 미·중 무역협상 타결 여부 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면 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면서도 “그것을 제외하면 이번 랠리가 2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 센터장은 “작년 4분기 기업 실적 우려가 큰 데다 소비지표에 대한 걱정도 여전하다”며 “경기 관련 지표 악화가 눈으로 확인될 2월 중순부터는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 수석전략가는 “과거 경험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평균 18개월간 하락했다. 이를 감안한 경기 저점은 오는 3월”이라며 “시장이 이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韓 낙폭과대주, 신흥국 채권 유망

투자 전략과 관련해선 “증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업종 대표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수석전략가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낙폭과대 업종에 투자하는 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며 “낙폭과대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금융 철강·금속 유통 등”이라고 했다.

오 센터장은 “지금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안 좋은 시기인 만큼 국내외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손익 증감폭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작년에 많이 떨어져 올해 선진국과의 갭(격차) 메우기가 예상되는 신흥국 채권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종현/노유정/전범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