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건설·기계·철강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순환매 차원에서도 이들 업종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코스피지수는 10.48포인트(0.42%) 내린 2499.75에 마감했다. 삼성전자(-3.10%) SK하이닉스(-5.20%) 등 IT 대장주들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각각 2626억원, 826억원어치 순매도하고, SK하이닉스도 각각 1622억원, 177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IT주들이 주춤한 사이 건설·기계·철강 종목들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2050원(5.34%) 오른 4만450원에 마감했다. 분양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개포8단지 분양이 임박해지면서 관심이 쏠려 올 들어서만 11.43% 올랐다. GS건설(2.29%) 대우건설(0.66%) 등 다른 건설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5.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65배에 불과해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인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라며 “유가 상승으로 해외 건설 수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미국 등에서 인프라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철강과 기계주 주가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굴삭기 등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들어 22.55% 올랐다. 이외 현대건설기계(21.89%) 등 다른 기계주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철강업종에서는 포스코(12.03%) 풍산(6.95%) LS(8.00%) 등이 강세였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중국 경제 낙관론과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방안 등이 나오면서 건설·기계·철강업종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노유정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