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UPER DUPER 인스타그램
사진=SUPER DUPER 인스타그램
올해 상반기 외식업계에 '뉴페이스'가 잇따라 출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고가 먹거리 및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곳은 햄버거 시장이다. 종합외식기업을 지향하는 bhc그룹이 미국 서부 유명 햄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를 오는 6월 국내에 선보이기로 한 게 대표적 사례다.

치킨(bhc치킨)에서 시작해 지난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인수로 사세를 확장한 bhc그룹이 햄버거까지 승부수를 띄웠다. bhc그룹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서울 강남역에 슈퍼두퍼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최고 14만원짜리 버거를 선보여 화제를 낳은 '고든램지버거'(진경산업)와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착한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인 이삭토스트의 '이삭버거', 샤브샤브로 유명한 외식기업 채선당의 ‘메이크 버거&샌드위치’등에 이어 신규 버거 브랜드가 등판한 것.

특히 슈퍼두퍼 1호점이 2016년 개점 당시 문전성시를 이룬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의 1호점과 같이 강남에 둥지를 틀 계획인 만큼 올 여름 '버거 강남 대전'이 예고된 셈이다. SPC그룹이 들여온 쉐이크쉑은 국내 점포 수를 20곳까지 늘린 상태다.

'패스트푸드'로 간주되던 햄버거는 좋은 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버거의 등판으로 국내에서 시장 규모를 다시 키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는 2018년 2조8000억원이었던 버거 시장이 올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렌위치 여의도 1호점. 사진=렌위치
렌위치 여의도 1호점. 사진=렌위치
미국 서부에서 햄버거 브랜드가 온다면 동부에서 온 샌드위치 브랜드도 국내에 상륙한다.

30여 년 전 한인 1.5세가 미국 뉴욕에 창업해 현지 최대 샌드위치 브랜드가 된 '렌위치'(옛 '레니스')는 한국에 직진출하기로 했다. 렌위치는 창업주 주세훈 회장이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 구단주의 일원이 된 성공신화로 화제가 된 브랜드이기도 하다.

렌위치코리아는 이달 말께 서울 여의도 IFC몰에 렌위치 한국 1호점을 연다.

렌위치는 1989년 한인 1.5세대 주세훈 회장과 주세붕 렌위치코리아 대표가 맨해튼에 49.6㎡ 규모 매장을 열며 시작했다. 현재는 뉴욕에만 20여 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연매출 580억원에 달하는 브랜드가 됐다.

렌위치는 첫 해외 진출국으로 창업주의 고국인 한국을 택했다.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 연내 5개 직영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주세붕 렌위치코리아 대표는 "렌위치를 고국에 소개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최고의 샌드위치로 뉴욕 샌드위치 문화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피자 업계에선 토종 기업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그룹 계열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전문점 '노브랜드' 브랜드를 활용한 햄버거 전문점에 이어 피자 전문점을 선보인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하고 오는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1호점인 대치점을 테스트 매장으로 연다.

'아메리칸 빈티지'를 콘셉트로 내세운 노브랜드 피자는 브랜드 성격과 같이 가성비를 강조할 방침이다. 신세계푸드가 2019년 가성비 콘셉트로 선보인 '노브랜드 버거'가 2년 반 만에 170호점을 여는 성과를 내자 같은 전략을 이어가기로 한 셈이다.

사진=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노브랜드 피자의 가격은 1만4900원~2만3900원으로 글로벌 피자 브랜드 유사 메뉴보다 약 20% 저렴하다고 신세계푸드는 소개했다. 대표 메뉴 '센세이션 슈프림' 가격은 1만7900원으로, 해외 피자 브랜드 유사 메뉴인 콤비네이션 피자 평균가격(2만3000원)보다 약 20%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투머치 페퍼로니' 메뉴의 경우 해외 브랜드의 같은 사이즈 페퍼로니 피자보다 토핑이 약 30% 더 많이 올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피자에 8분 내에 피자가 완성되는 '스마트 피자 키친' 시스템도 개발해 도입했다. 빠른 조리가 가능하도록 개발한 피자 도우볼과 신규 도입 장비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세계푸드는 시범 매장인 대치점을 통해 스마트 피자 키친, 메뉴, 서비스 등에 대해 시험한다. 노브랜드 피자를 식품 제조·식자재 유통·외식 사업과의 경쟁력을 접목, 향후 소상공인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맹점을 열고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프랜차이즈 모델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신세계푸드는 "국내 피자 시장의 가격 거품을 빼고 소상공인을 위한 양질의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을 위한 결정"이라며 "자체 개발 및 생산한 도우볼을 270도 고온에서 빠르게 구워 부드럽고 쫄깃한 맛과 식감이 살아있고, 토핑을 풍성하게 올려 재료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신규 브랜드의 도전은 MZ(밀레니얼+Z)세대가 먹거리 탐방에 적극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는 데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배달 음식 수요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25조6847억원)은 26조원에 육박, 전년(2020년) 대비 48.2%나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