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옥상, 年 2억 버는 'ESG 효자' 변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충북 진천 중앙물류센터 옥상(사진)이 ‘태양광 발전소’로 변신했다. 단순히 자체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게 아니라 대규모 발전 설비를 갖추고 전기를 생산·판매하며 연간 2억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BGF리테일의 시도는 롯데슈퍼 등 다른 유통업체 물류센터로도 확대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진천 중앙물류센터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통해 월평균 1500만원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해 최근까지 약 1년 반 동안 생산한 전력량은 2000㎿h(메가와트시·누적 기준)에 달한다. 회사 측은 이를 전력거래소 등에 판매해 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7월 대규모 면적을 갖춘 물류센터의 유휴공간이라는 특성에 착안해 옥상 9000㎡ 공간에 총 2400장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BGF리테일은 설계와 시공을 한화큐셀에 맡기고 정관 변경을 통해 태양광 발전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이렇게 설치한 시설은 실제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태양광 발전소’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확보한 전기 생산능력은 연 1200㎿h로 1년간 약 1400명이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BGF리테일은 전력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을 본업인 편의점 사업에 재투자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연간 600여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두고 있다. BGF리테일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전국 물류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이 ESG와 추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보하자 다른 유통업체들도 진천물류센터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강원 원주와 서울 은평 등 10개 매장과 신갈물류센터 옥상에 총 5119㎡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최근 설치했다. 롯데슈퍼는 전체 전기 사용량의 10%를 자체 생산한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같은 모델이 확대되면서 물류센터도 친환경적 건물로 진화할 전망이다. 최근 e커머스 성장으로 물류센터는 크게 늘고 있다. 전국 물류창고업 등록 건수는 2016년 176건에서 지난해 728건으로 급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