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체질이 크게 변하고 있다. 대기업 단순하청 일색이던 중소기업들이 글로벌강소기업과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 약진하고, 스타트업들은 100억원대 투자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대구에서 초기투자를 제외하고 벤처캐피털의 시리즈A 투자를 받거나 매출 100억원대를 넘긴 스타트업은 한 군데도 없었다.

드림에이스·쓰리아이 등 올 100억 이상 투자 유치
대구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의 주력 산업인 기계와 섬유산업 이외에 ‘5+1 신산업’ 등으로 산업혁신에 나선 지 7년이 지나면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1 신산업은 대구시가 2014년 이후 본격 추진한 물·의료·에너지·미래차·로봇·정보통신기술(ICT) 등 5대 신산업과 스마트시티(+1) 산업을 가리킨다.

최근 대구에서는 미래차와 의료, ICT 분야 스타트업의 100억원대 투자유치가 잇따랐다. ‘대구 스케일업 콘퍼런스 2021’ 주제발표에 나선 드림에이스가 그런 기업이다. 드림에이스는 대구에 본사를 둔 대표적 미래차 분야 스타트업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 스타트업인 이 회사는 올 6월 산업은행과 만도 등이 참여한 시리즈A 라운드에서 125억원을 유치했다.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기업인 오토노머스A2Z(본사 경산)도 이달 초 시리즈A 투자에서 160억원을 유치했다. 이 기업은 대구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기반으로 5세대(G) 자율주행 융합실증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2016년 창업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대구의 쓰리아이는 2018년 대구시 스타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이어 지난 23일엔 28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스타트업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고가의 전문 촬영장비가 없어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피보(Pivo)’라는 디바이스를 선보여 북미·유럽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매출이 2018년 3억원에서 지난해 177억원으로 급증했다.

세계 최초로 자폐스펙트럼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의료 분야 아기유니콘 아스트로젠은 지난해 말 15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에 따르면 대구의 스타벤처부터 프리스타, 스타기업, 중기부의 지역스타와 글로벌강소기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된 대구의 320개 중소기업 가운데 5+1 신성장 분야 기업은 절반을 넘어(52.8%)섰다.

김동우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스타벤처에서 시작해 상위단계로 스케일업한 기업이 188개에 이른다”며 “10인 이상 대구 제조업체 3200개 가운데 1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오경묵/김해연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