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건축용 고부가가치 소재인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을 또 증설한다. 1200억원을 투자해 지난 1월 연 10만t 규모의 라인을 신설했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추가 증설에 나섰다. EOA는 콘크리트를 장거리 운반해도 굳지 않게 하는 감수제의 원료다.

지난 21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서 만난 박수성 생산본부장은 “EOA의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시설을 증설해 수직계열화할 계획”이라며 “증설 위치, 규모, 투자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OA 수요 급증은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된 데 따른 것이다. 콘크리트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EOA 주문량도 증가했다. 여수공장에도 최근 EOA 주문이 몰려 원료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EOA 생산능력은 연 33만t으로 국내 1위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AOKE(연 60만t 생산)에 이어 2위다. 추가 증설이 끝나면 격차는 더 좁혀진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 AOKE는가 EOA를 대부분 내수 시장에 판매하지만, 우리는 생산량의 70%를 터키 인도 중동 남미 유럽 아프리카 북미 등 40개국에 수출한다”고 말했다. 최근 증설한 시설에서 생산되는 EOA 10만t은 전량 이들 지역에 수출된다.

롯데케미칼의 EOA는 액상 상태를 냉각해 쌀알 크기로 고형화하는 만큼 장기간 저장과 수출에 적합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친환경성도 강화됐다. 기존 EOA와 달리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이 없어 새집증후군이 나타나지 않는다. 콘크리트에 섞을 때 함께 넣는 물 사용량도 기존 대비 약 30% 적다.

EOA 생산 시설은 부지를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덜해 다른 공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가 증설도 쉬운 편이다. 여수공장이 증설한 연 10만t 생산시설의 면적은 8595㎡로 축구장 1개 크기와 비슷하다. 롯데케미칼은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EOA 생산시설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EOA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원료와 제품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여수=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