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윈 라파엘 제네시스 미국 총괄운영책임자(오른쪽)와 마이클 바타글리아 JD파워 부사장이 각각 전체 브랜드 1위와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상패를 들고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어윈 라파엘 제네시스 미국 총괄운영책임자(오른쪽)와 마이클 바타글리아 JD파워 부사장이 각각 전체 브랜드 1위와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상패를 들고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제네시스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의 3개 완성차 브랜드가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1~3위를 싹쓸이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특정 자동차 회사의 브랜드가 1~3위를 2년 연속 휩쓴 건 1987년 이 조사가 시행된 뒤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2011년 시작한 ‘품질 고급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드·도요타·BMW 모두 제쳐

'현대차 3형제' 美 신차품질 또 1~3위 싹쓸이
현대차그룹은 미국 JD파워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 IQS’에서 제네시스가 1위,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3위를 차지했다고 20일 밝혔다. IQS는 구입한 지 3개월 된 신차 100대당 결함 발생 건수를 수치화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점수가 낮을수록 결함이 적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 조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 조사로 꼽힌다. 올해는 프리미엄 브랜드 14개, 일반 브랜드 18개의 257개 차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63점을 받았다. 신차 100대당 품질 불만 건수가 63건이라는 뜻이다. 지난해(68점)보다 5점 줄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70점과 71점을 기록했다. 두 브랜드는 각각 전년 대비 2점, 3점 낮췄다. 포드 링컨 쉐보레 닛산 등 4~7위 브랜드는 모두 점수가 높아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 조사에서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중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 충격을 받은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2011년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감동을 주는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품질 고급화에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의 IQS 순위는 극적으로 뛰어올랐다. 2013년 두 브랜드는 공동 10위에 올랐다. 2015년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4위로 뛰었다. 2016년 기아차는 사상 첫 1위를 차지했다. 2017년엔 제네시스가 평가 대상이 되자마자 2위(프리미엄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

“올해 미국 판매 5% 증가 기대”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의 개별 모델도 좋은 성적을 냈다. 총 18개 모델이 IQS 조사 대상이 됐는데, 이 중 16개 차종이 부문별 ‘톱3’에 올랐다. 제네시스 G70,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스포티지·리오(프라이드)·세도나(카니발)·포르테(K3) 등 6개 차종은 차급별 평가 1위를 차지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한국 기준 소형~준중형 SUV)에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량이 톱3를 모두 차지했다.

업계에선 이번 조사 결과 발표가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미국 소비자 다수가 JD파워의 조사 결과를 구매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꾸준히 성장했지만 2017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SUV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였다. 판매량은 2016년 142만2603대에서 2017년 127만5223대, 지난해 126만7619대로 2년 연속 줄었다. 올 들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월 누적 판매량은 52만5289대로 전년 동기보다 3.4% 늘었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중형 세단 쏘나타 등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5%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