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3년 투쟁’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노조가 회사의 경영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이날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광주형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와 사회 양극화 확대, 소득 불평등 성장을 촉진한다”며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완공되는 2021년까지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형 일자리가 반값 연봉으로 전체 노동자 임금을 하락시킨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회사 경영 사정과 사업의 의미는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광역시와 한국노총 등 지역 노동계 및 현대차가 ‘반값 연봉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직원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주 44시간 근로 기준)으로 정했다. 이 공장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1만20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노조가 막무가내로 ‘몽니’를 부릴 만한 상황이 아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은 전년 대비 47.1% 급감했다. 기아차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쳤다. 최악의 실적에 신용평가사들은 앞다퉈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세 회사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날 현대차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