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40번가에 있는 파리바게뜨 지점.  /SPC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 40번가에 있는 파리바게뜨 지점. /SPC 제공
중국은 글로벌 베이커리 회사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거대한 내수 시장만 보고 진출한 기업 중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빵 종주국인 프랑스 회사들도 사업 철수라는 굴욕을 겪었다. 이 중 270여 개 매장을 거느리며 승승장구하는 회사가 있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다.

허영인 회장
허영인 회장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에 매장을 열었다. 현재 36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한국 베이커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해외에 진출할 때 장기간 시장 조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지화와 고급화 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다. 중국 시장 진출도 약 10년의 준비 기간 끝에 성사됐다. 그렇다고 바로 가맹사업을 하진 않았다. 가맹사업은 그로부터 10년 뒤에 시작했다. 진출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만들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와 함께 신제품의 40%는 현지 입맛에 맞는 제품으로 개발했다. 이 같은 원칙을 지키자 성과로 돌아왔다. 중국 매장은 2012년 100호점을 돌파했고, 2016년 중국 서남부의 쓰촨성에도 진출했다.

'글로벌 베이커리' 파리바게뜨…전세계 매장 1만2000개 목표
빵을 주식으로 삼는 프랑스와 미국에서도 파리바게뜨는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성공 신화로 통한다. 미국에서는 2002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2005년 10월 LA한인타운 1호점을 열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7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뉴욕 맨해튼에서만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 등 8개 핵심 상권에 진출했다. SPC관계자는 “11년간 지역별 상권을 분석해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등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2020년까지 미국 매장을 300여 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는 2014년 7월 발을 디뎠다. 1호점이 성공하면서 2015년에는 파리 오페라 지역 2호점도 선보였다. 300여 개에 달하는 신선한 빵을 매일 굽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된 메뉴 비중을 20%대로 유지했다.

신흥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2012년 3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 글로벌 100호점인 ‘베트남 까오탕점’을 열었다. 같은 해 9월 싱가포르에도 첫 점포를 열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진출했고 지난해 3개의 매장을 추가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SPC그룹은 고급화, 다양화, 현지화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에 1만2000개의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