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학력, 나이 등을 일절 보지 않고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롯데 SPEC태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는 학력, 나이 등을 일절 보지 않고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롯데 SPEC태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는 인재가 곧 기업경쟁력이라는 신념 아래 인력 채용 초기부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는 상반기 그룹 신입사원 및 인턴사원 채용을 통해 1150명을 선발하고 있다. 작년과 비슷한 규모다. 신입 공채는 ‘지원서 접수→서류전형→엘탭(조직·직무적합도 검사)→면접전형’ 순으로 진행된다. 롯데는 이번 채용부터 전형에 백화점, 마트, 정보통신 등 일부 계열사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AI는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분석, 지원자가 조직과 직무에 어울리는 우수 인재인지를 판별하는 데 활용된다. AI 시스템 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해 기존 서류전형 평가 방법도 병행한다. AI 심사결과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자기소개서를 표절하면 불이익을 준다.

면접전형은 하루에 모든 면접 과정을 끝내는 게 특징이다. ‘원스톱 면접’이다. 지원자의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엘탭과 면접 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에게는 전형 결과 피드백을 이메일로 제공한다.

직무에 필요한 역량만 평가해 선발하는 능력 중심 채용 문화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신입 공채 선발 시 학력 제한을 기존 대졸에서 고졸로 넓혔다. 2015년부터는 사진과 수상경력, 정보기술(IT) 활용능력 등의 항목을 입사지원서에서 없앴다.

학력, 나이 등을 일절 보지 않고 직무수행 능력만 평가해 선발하는 ‘롯데 SPEC태클 채용’도 지난 6월 시작했다. 블라인드 채용 전형인 롯데 SPEC태클 채용은 서류 접수 시 이름과 연락처, 해당 직무와 관련한 기획서나 제안서만 제출받는다.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미션 수행, 프레젠테이션 등의 방식을 통해 선발한다.

롯데는 2013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을 철폐하는 내용의 ‘다양성 헌장’을 명문화했다. 다양성 헌장은 성별 문화 신체 세대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채용 과정에서도 여성, 장애인 채용 확대와 학력 차별 금지 등 다양성을 중시하는 열린 채용 원칙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통·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석유화학·건설 등 다양한 사업군에서 여성 인재 채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입 공채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뽑을 계획이다.

여성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 중이다. 2012년 9월부터 출산을 앞둔 여직원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시스템을 개선했다. 별도 신청 없이도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육아휴직을 자동으로 최대 2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본인의 희망으로 육아휴직을 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만 별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작년부터는 남성 직원들도 최소 한 달간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남성의무육아휴직제를 도입했다. 1100여 명의 남성 직원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 2012년부터 롯데 ‘WOW(Way of Women) 포럼’도 열고 있다. 롯데의 여성 리더십 포럼으로 여성인재 강화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