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기부 접목… 즐기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27일 서울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 장신의 외국인 남성이 손을 흔들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대회를 기획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사진)이다. 벤츠코리아는 ‘달리면서 기부하자’는 취지의 ‘기브앤레이스’를 6개월에 한 번 열고 있다. 국내 수입차업계 최초의 자선 마라톤 대회로 이번이 세 번째다.

실라키스 사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벤츠를 ‘나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나와 가까운 브랜드’이자 ‘자부심을 가질 만한 브랜드’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 차별화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벤츠코리아는 단순히 기부금을 많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한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25억원, 국내 다임러그룹 계열사는 모두 4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활동을 했다.

자선 마라톤 대회 방식의 사회공헌 행사를 기획한 이유를 묻자 “달리기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답했다. 참가자들이 즐기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방식을 고민하다 달리기와 기부를 접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 처음 열린 기브앤레이스는 1년 만에 인기 자선 마라톤 행사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는 나흘 만에 1만 명이 참가를 신청하면서 접수가 마감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참가비를 포함해 기부금 5억원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과 한국소아암재단, 한국뇌전증협회에 전달했다.

그가 그리는 ‘벤츠’는 어떤 모습일까. 실라키스 사장은 “가장 오래된 자동차 브랜드이면서도 가장 젊은 브랜드가 벤츠”라며 “아쉬운 점은 벤츠를 나와 상관없는 브랜드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벤츠 브랜드를 더 친숙하게 만드는 게 올해 목표”라며 “벤츠는 소형차부터 대형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라인업을 갖춘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이날 10㎞를 53분5초에 완주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