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회장 "농협금융, 낡은 업무관행 전면 혁신"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은 “농협금융이 보수적이고 관료화돼 있다는 비판을 일각에서 제기한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해 스마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낡은 업무관행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30일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충정로 농협금융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려운 환경만 탓하며 안주해선 안 된다”며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다른 금융그룹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농협금융만의 고유한 경쟁력을 찾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선 수익성 제고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꼽았다. 그는 “농협금융은 농업인 지원이라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며 “농업, 농촌을 지원하는 범농협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금융의 사업,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해선 “부문별로 자산과 수익이 매칭되지 않고 수익의 변동성이 큰 편이며 수익성 지표가 낮다”고 진단했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그룹 내 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김 회장은 “농·축협, 범농협 계열사 등 다양한 협업 채널을 확보한 점을 고유 자원으로 삼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상품 개발, 고객 응대, 금융사기 적발 등에 활용할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혁신적 농업분야에는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공급 방식도 다양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계는 금융감독원장 후보로도 거론되던 김 회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쳤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청탁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현 정부 들어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후보 등에 이름이 꾸준히 올랐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와 만나 “오랜만에 현업에 복귀해서 감개무량하면서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균형을 맞춰 한국에서 누구보다 ‘잘생긴’ 금융지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0년 4월까지 2년간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