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해외 대출에 쏠려 "기업 투자확대 효과 적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을 시행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시중에 풀린 자금은 부동산 시장에 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월부터 시행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을 일본은행에 맡기면 법정지급준비금을 넘는 부분 중 일정 부분에 연 0.1%의 이자(수수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시행으로 일본 은행권의 대출이 늘기는 했지만 시중에 풀린 돈은 주로 부동산이나 해외 대출 증가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즈호은행 등 대형은행과 지방은행들의 대출금은 2017년 말 485조엔(약 4751조2000억원)으로 정책 시행 전인 2년 전에 비해 4% 증가했다. 전체 대출 규모가 늘긴 했지만 세부 내역은 정책 의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전체 대출이 연간 2~3% 늘어난 반면 부동산업 대출은 7%까지 급증했다.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전보다 1%포인트 늘어 15%가 됐다. 도시미래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상장기업과 부동산투자신탁(REIT)에 의한 부동산 매매는 1조8213억엔(약 17조8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겨두는 당좌예금 예치금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2016년 1월 말부터 2017년 11월까지 68조엔 늘었다. 일본은행이 주요 금융사의 수익성을 배려해 예치금 증가분 중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을 시중은행들이 적극 활용한 것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형 시중은행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7년 9월 말 기준 일본 시중은행의 해외지점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조엔 늘어 74조7000억엔에 달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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