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은행 인력채용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뒤지지 않는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전문가를 영입하느라 분주하다. 자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은행들도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IT 경력직을 뽑는 채용공고를 냈다. 은행원과 별도로 IT인력을 공개 채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집인원은 디지털금융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등 10여 명이다. 국민은행도 올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와 별도로 IT전문직을 충원할 예정이다.

농협은행도 지난 상반기 디지털 업무를 담당할 직원 20명을 신규 채용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점포 축소와 비(非)대면 영업 강화를 위해 IT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모델을 설계한 조영서 전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부문 대표를 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신한은행도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철기 금융연구원 교수를 빅데이터본부장으로 채용했다.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은행원 출신이 아닌 외부 전문가를 본부장급으로 영입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은행권 내 IT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은행들은 기존 직원을 디지털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4월 금융권 최초로 고려대에 ‘디지털 금융공학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신한금융 임직원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30명이 수강 중이다. 국민은행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장 3년짜리 연수를 지원하는 ‘KB 디지털 에이스(ACE)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