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금융 등에 힘입어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금리보다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금리가 역전된 것은 14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연 5.03%로 1월 연 5.22%에서 0.1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4.98%로 1월 연 5.28%에서 0.30%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금리가 연 5.16%에서 5.11%로 소폭 하락한 결과 중소기업과 대기업 금리가 역전됐다.

이런 금리 역전은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54%로 중소기업 금리(연 5.52%)보다 높았다. 통상 은행은 상환능력 등 리스크를 감안해 금리를 결정한다.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는 게 일반적이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배정을 받기 위해 2월부터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은행들이 취약 중소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한은이 저금리 자금을 은행에 지원하는 제도다. 한은은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액 30조원 중 9조원을 중소기업 특별 지원 대출에 쓴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을 받기 위해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대출 경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정책 금융 지원에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오름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6%로 작년 12월 말 0.48%에 비해 0.1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연체율은 0.12%로 변동이 없었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0.19%포인트 하락한 연 4.49%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96%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연 3.63%로 나타났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22%포인트로 전월 1.37%포인트 대비 낮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