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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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700선에 안착한 가운데 5대 그룹의 시가총액도 지난 1년간 급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2위자리를 놓고 SK그룹과 LG그룹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약진에 힘입어 SK그룹이 점점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5대 그룹 산하 66개 상장사 시총은 지난 21일 종가 기준 1297조202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전 1081조4359억원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5.3%)을 웃돌았다.

삼성그룹 14개 상장사 시총은 554조4742억원에서 21일 684조15억원으로 23.4% 늘었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31.5% 올라 그룹주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113조원 불어났다. 삼성중공업 주가도 조선업황 회복에 힘입어 1년간 76.3% 급등했다.

SK그룹의 시총은 129조6577억원에서 202조9880억원으로 56.6% 늘어 5대 그룹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SK그룹은 지난 1월 LG그룹을 밀어내고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한 뒤 격차를 벌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03.4% 급등해 2위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최근 몇년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지난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탓에 재무위기에 빠졌다. 핵심인 반도체 사업이 적자를 내고, 조단위 투자를 이어온 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이 지연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말 그룹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고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외에도 SK스퀘어(104.5%), SK바이오팜(57.4%), SK디스커버리(47.2%), SK네트웍스(33.3%) 등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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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그룹의 양대 날개인 LG에너지솔루션(-24.3%)과 LG전자(-12.4%)가 동반 부진하면서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시총이 감소했다. LG그룹의 시총은 233조5129억원에서 179조5155억원으로 23.1% 줄었다.

LG그룹의 시총은 1년전 SK그룹의 약 2배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역전을 허용한 뒤, 시총격차가 23조원까지 벌어졌다. 2차전지 업황 악화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4위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112조289억원에서 150조5844억원으로 34.4% 증가했다. LG그룹과 격차를 29조원까지 좁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