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이 수면 위로 올라온 뒤로 증권주와 보험주에 기관 순매수세가 최대치로 몰렸다. 증권가는 향후 주가 흐름도 좋게 보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보험주는 1.1% 오르며 코스피 변동률인 2.7%를 밑돌았다. 강한 상승세를 보여온 삼성생명의 주가가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주중의 조정폭을 되돌렸다. 보험주가 13~14일 이틀 동안 업종 전체적으로 강세를 보인 이유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법인세 해당 부분 환입에 따른 배당가능이익 증가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기대배당수익률은 4.6%, 5.1%, 5.0%, 5.9%이다. 배당기준일은 삼성화재가 3월 27일, 한화생명과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이 3월 29일로 예정된 상황이다.
증권주도 3% 상승해 코스피 변동률을 웃돌았다. 보험 업종과 마찬가지로 13~14일 두루 강세를 보였는데, 기관의 대량 순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안 연구원은 "해외 신용평가사가 국내 증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하는 등 부동산 PF 관련 우려는 지속되고 있지만,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이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올랐다"며 "국내 증시 지수는 연초 대비 약 2%의 상승에 그쳤지만 증시 거래대금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실적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주가 추이를 보면 NH투자증권 9.5%, 현대해상 9.2%, DB손해보험 9% 등이다.
그는 "NH투자증권은 800원의 연간 DPS와 약 500억원의 자기주식 소각을 발표하는 등 기대치를 웃도는 주주환원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해약환급금준비금 법인세 환입 이슈에 대해 기대감이 가장 크기 때문에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보험주와 증권주 모두 시장에서의 관심도가 가파르게 높아진 가운데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의 수급이 몰리면서 주가 흐름이 좋아졌다는 게 안 연구원의 총평이다. 이번 주 보험주와 증권주에 대한 기관의 순매수액은 각각 639억원, 258억원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은 이후 가장 큰 순매수세다.
주체별로 살펴보면 보험주는 연기금과 사모펀드, 증권주는 연기금의 매수세가 강했다. 연기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사자'세가 강했고 사모펀드는 손해보험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부각됐다. 기간을 늘려보면 연초 이후 보험주와 증권주에 대한 기관의 누적 순매수는 각각 912억원, 2421억원을 기록 중이다.
안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타임라인이 4분기까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의 양호한 흐름은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 판단 시 업종별 리스크 요인들은 미리 짚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생명보험 업종의 경우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중단, 환급률 가정 조정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가 있고, 손해보험 업종은 실적 감소 가능성과 자사주 활용 주주환원·분기 배당 등 연중 새로운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발표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시 소외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증권 업종의 경우 부동산 PF 시장 악화가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은 좋지만, 이런 위험 요인들도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14일 오리온을 두고 "중국 춘절 이슈가 끝나는 3월부터의 성과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중국 실적은 부진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선 대체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키움증권(15만5000원→14만2000원)을 제외한 대부분 증권사가 기존과 동일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다.지난달 오리온의 중국 법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1% 감소한 193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춘절 시점 차이로 인한 재고 부담이 컸다.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은 음력 기준이라 매년 날짜가 달라진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춘절 시점 차이에 따른 재고로 인해 14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며 "일부 할인점이 중간 유통상을 낀 간접 판매로 전환하면서 추가적인 매출 공백이 있었다"고 분석했다.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주로 상반기에 중국 춘절 시점 차이로 인해 실적이 악화해왔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오히려 현지 할인점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다만 중국 매출 약세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은 판매량이 성장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안정화가 지속되며 각종 비용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을 제외한 베트남, 한국, 러시아 등 다른 주요 시장에선 오리온 실적이 오히려 개선되는 추세다. 강은지 연구원은 "특히 한국 시장에서 모든 유통 채널 출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도 펴고 있어 기존 제품과 신제품이 골고루 성장을 이어 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증권가는 춘절 영향에서 벗어난 3월부터의 실적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오리온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춘절 이슈가 모두 소멸하는 이달부터 성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며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또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안정적인 순현금 구조를 구축했고, 중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원가 안정화와 판매량 중심 성장성에 따라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현재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변동성 높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가온칩스 등을 여기에서 파생되는 국내 수혜주들로 꼽았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적용 유무에 따라 업체간 생산성 개선과 비용절감 효과가 실적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 전반에서 AI 적용을 전략적 선택지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에 글로벌 선두 업체들의 AI 투자 규모는 4년마다 두 배씩 늘며 2025년에는 1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최근 NTT 데이터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선두 업체 800여곳의 의사결정권자 중 75%가 사업의 경쟁 우위를 위해 향후 3년 이내 적극적인 AI 투자 의향을 나타냈다. 특히 은행, 증권, 보험 등 데이터 속도와 비용 효율화가 손익에 큰 영향을 끼치는 금융업종에서 더 적극적이고, 제약·헬스케어 등도 신약 개발기간의 획기적 단축을 위해 AI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IT, 자동차, 유통, 유틸리티 업종에서도 AI 도입 속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글로벌 CEO들이 적극적 AI 투자를 예고한 만큼 향후 AI 투자 속도는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김 연구원은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은 필수가 된 만큼 엔비디아 추가 상승여력도 충분하다고 봤다.그는 "현재 북미 클라우드(CSP) 업체들은 엔비디아 GPU와 HBM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GPU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 대기시간)이 3~4개월로 기존보다 6~7개월 앞당겨졌지만, 이는 올해 TSMC 첨단 패키징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 캐파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설돼 GPU 수요감소가 아니라 공급병목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어 "AGI(범용 인공지능) 연산 폭증과 AI 침투율이 급상승하는 가운데 천문학적 AI 연산을 감당할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은 현실적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다만 대체제가 없는 엔비디아 GPU 수요가 당분간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자체 AGI칩을 LPDDR5나 GDDR6 등의 결합으로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향후 수년간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엔비디아 GPU와 HBM, △자체 AGI칩과 스페셜 D램 등 두 갈래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가온칩스 등은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대신증권은 14일 컴투스에 대해 "신작 흥행에 따라 올 2분기 턴어라운드(흑자전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작 출시 전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5만3000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컴투스는 오는 28일 올해 첫 신작인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증권사 이지은 연구원은 "국내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사전 예약자 100만명을 모집했다"며 "국내에서만 이 정도 수준의 사전 예약을 확보했다는 것은 시장 기대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신작 출시를 약 2주 앞두고 점차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출시 후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이 확인되지 않으면 주가가 곧바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매도 시점을 잡는다면 출시 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그는 신작 효과를 기대했다. 이 연구원은 "컴투스는 올 2분기 총 3개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두 자체 개발이 아닌 퍼블리싱(게임 유통) 방식"이라며 "3월 출시 신작이 흥행하면 신작 기대감은 이후 차기작들에도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신작 흥행 시 올 2분기 흑자 전환도 예측했다. 현재 컴투스는 지난해 4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연구원은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미디어 사업의 실적 부진 등으로 1분기엔 적자가 예상된다"며 "신작 흥행에 따라 2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경우 올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