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식료품점 홀푸드마켓. 오는 12일(현지시간)에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사진=EPA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식료품점 홀푸드마켓. 오는 12일(현지시간)에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사진=EPA
증권가는 이번주(11~15일) 코스피지수가 2700선 돌파를 시도하며 좁은 박스권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주(株)와 성장주 등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0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물가 안정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과도한 낙관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는 이익 상승동력(모멘텀) 변화가 크지 않은 환경에서 좁은 박스권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거품(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기초체력(펀더멘털)과 통화정책 차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줄 변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은 의심의 벽을 타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가격부담이 적다는 장점과 트럼프 전 대통령(미 공화당 대선후보) 관련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2600~2720선 등락을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이번주에는 미국 2월 CPI 지표(12일)가 공개된다. 일반(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으로 정체가 예상되지만, 근원(식품·에너지 제외) CPI는 지난 1월 3.9%에서 둔화된 3.7%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오는 14일 공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근원 PPI도 직전월 대비 각각 0.3%와 0.2% 상승하며 지난 1월 0.3%와 0.5% 상승 대비 둔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때문에 물가 안정에 대한 안도감이 나타나며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 코스피 2700선 돌파를 타진하겠지만 추가적인 레벨업 단계인 2800선을 향하는 흐름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1차 정상화 목표치를 도달한 상황에서 투자심리 과열이 지속되는 가운데 거시적 위험 지표는 위험감수 신호 정점권에 있다"며 "변동성지수(VIX)는 역사적 저점권에 위치함에 따라 멀지 않은 시점에 위험회피 신호가 발생해 변동성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국내 주식시장에서 당분간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레벨업되기 위해선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저밸류 종목들의 강세도 중요하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된 2차전지·바이오 등 성장주 기업들의 상승도 중요하다"며 "AI반도체와 저밸류 업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업종 순환매 확대 가능성을 염두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실적 전망이 양호하고 외국인 수급이 견고한 반도체, 조선, 제약바이오 업종과 2차전지를 주목한다"며 "일단 3월 중순까지 순환매 대응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리스크 관리, 낮은 주가순자산비율(저PBR), 배당주 매매전략을 통해 방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2700선 이상, 2750선에 근접한 수준에서는 수출주와 성장주 비중을 줄여가는 가운데 단기 조정을 거친 자동차, 금융지주에 대한 단기 매매 접근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