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5호선 연장열차’ 타더니…6주째 몸값 치솟는 이 동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및 신설 등 정부가 올해 들어 주요 교통망 확충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교통 호재를 품은 지역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집값이 뛰고 있다. 시장에선 경기 김포, 그중에서도 장기동 일대가 가장 큰 수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GTX 정차 확정뿐 아니라 수도권 지하철 5호선 연장이라는 호재도 함께 안게 됐기 때문이다.

5호선 이어 GTX-D까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김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6주 연속 뜀박질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작년 12월부터 계속 내림세를 걷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김포가 집값 하락세의 고리를 끊고 상승 전환한 시점은 지난 1월 넷째 주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의 조정안을 제시한 지난 1월19일 직후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조정안. 한경DB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조정안. 한경DB
대광위는 서울 1곳, 인천 2곳, 김포 7곳 등 총 10개 역을 새로 만드는 안을 제시했다. 김포 내 정거장 중에선 장기역과 풍무역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현재 2량짜리 미니 열차인 김포골드라인이 다니는 곳인데, 앞으론 환승역으로 탈바꿈한다. 장기역엔 호재가 하나 더 생겼다. 국토교통부는 ‘1·25 교통 대책’을 통해 GTX-D 신설 계획을 공식화했는데, 그 출발점이 장기역이다.

장기지구의 위상이 한층 올라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김포에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많이 산다”며 “김포에서 현재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은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고촌인데, 앞으론 장기동 일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GTX-D를 타고 강남, 삼성, 잠실, 수서 등 서울 강남권 주요 지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송현대 2단지, 1억 올랐다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거래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김포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 상위 5개 단지 중 2곳이 장기동 아파트였다. 장기동 일대는 크게 네 개 마을로 구분할 수 있다. 장기역 기준 북쪽의 청송마을과 서쪽의 고창마을, 남쪽의 초당마을, 동쪽의 수정마을이다.
‘GTX·5호선 연장열차’ 타더니…6주째 몸값 치솟는 이 동네
먼저 청송마을부터 살펴보자. 전형적인 신도시의 아파트촌 느낌이 나는 동네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시설로는 푸른솔초교와 푸른솔중, 장기중 등이 있다. ‘청송마을현대홈타운 2단지’가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워 입지가 좋은 편이다. 2001년 준공된 1326가구 규모 대단지로 전용면적 84㎡ 이상 중대형으로만 구성됐다. 작년 7월만 해도 전용 174㎡가 5억7000만원(15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2월엔 6억6700만원(7층)에 손바뀜하는 등 최근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고창마을엔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지어진 단지들이 모여 있다. 평형 구성이 다양한 편이다. 솔내공원을 끼고 있는 ‘장기반도유보라’는 전용 101~125㎡의 대형 평형 위주다. 몸값은 전용 101㎡ 기준 5억원 초반대다. 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용 84㎡ 위주인 ‘한강신도시어울림’ 및 ‘한양수자인리버팰리스’, 전용 59㎡ 위주의 ‘KCC스위첸’ 및 ‘한강호반베르디움’ 등이 펼쳐져 있다.

상권·공원 돋보이는 동남부

장기역 기준 동남쪽은 북서쪽의 청송·고창마을과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난다. 비교적 상권과 공원이 잘 조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김포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라베니체가 대표적이다. 1.7㎞ 수변길을 따라 다양한 상점이 들어서 있다. 문보트 등 수상 레저시설과 산책로, 음악분수 등도 마련돼 있다. 한때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최근엔 김포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떠오르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포 라베니체 상권 전경. 한경DB
김포 라베니체 상권 전경. 한경DB
이 라베니체와 맞붙어 있는 ‘e편한세상캐널시티’의 입지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2017년 준공된 639가구 규모 단지다. 롯데마트와 장기도서관, 한강중앙공원도 단지와 가깝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전용 84㎡가 6억35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한 블록 건너 있는 ‘수정마을쌍용예가’(1474가구·2011년 준공)의 최근 전용 84㎡ 실거래가가 4억4300만원(16층)인 걸 감안하면, 몸값이 훨씬 비싼 편이다.

초당마을 쪽 김포한강3로를 따라선 대단지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한강센트럴자이 1단지’는 장기역까진 거리가 1.8㎞로 다소 멀지만, 규모가 3481가구에 달하는 데다 초등학교(김포금빛초)를 끼고 있어 인기가 꾸준한 편이다. 이달 전용 84㎡가 5억3000만원(25층)에 팔렸다. ‘김포한강중흥S클래스리버티’는 올해 들어서만 21건의 손바뀜이 나타났다. 최근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