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비만치료제 돌풍을 일으킨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미국 일라이릴리 뒤를 이을 유럽 제약회사 4곳이 꼽혔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50%를 점유한 위고비 특허가 2032년 만료되면서 다른 제약 업체에도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제2 노보노디스크로 점찍었다"…'비만약 랠리' 뒤이을 제약株는?
23일 CNBC방송에 따르면 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는 독일 게레스하이머와 사토리우스AG, 스위스 스캔그룹과 산도즈그룹AG 등 4곳을 비만약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지목했다. 베렌베르크는 이들 업체에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이들 제약사 4곳은 아직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제네릭(생물학적으로 동등한 복제약) 버전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GLP-1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성분으로, 글로벌 비만약 ‘붐’을 일으킨 핵심 물질이다.

당장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의 특허가 지난해 만료돼 올해 상반기 산도즈그룹AG, 이스라엘 테마퍼마수티컬즈 등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만약 시장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위고비도 2032년 특허가 만료된다.

베렌베르크는 독일 제약사 게레스하이머의 주가가 향후 1년간 44.4%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87.95유로(17일 기준)에서 175유로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GLP-1 계열 약물의 상용화에 따라 올해 이 회사 매출은 전년의 두 배인 5000만유로(약 728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스위스 스캔그룹 역시 같은 기간 41.7% 뛸 것이란 예측이다. 베렌베르크는 “스캔그룹은 GLP-1 관련 매출로 ‘눈에 띄지 않게’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이라며 “최근 충전·마감(fill-finish) 공정 위주로 일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