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동안 비행기 타고 라스베이거스에 왔더니 얼굴이 건조합니다.” “히알루론산 농도 1.5%의 보습 세럼을 바르고 거기에 수분크림도 추가해보세요.”

화장품가게 점원과 소비자의 대화가 아니다. 9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 기조연설 연단에서 사람과 챗봇이 주고받은 말이다. 연사로 나선 글로벌 화장품업체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용 관리를 조언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앱인 뷰티지니어스를 시연했다. 앱은 카메라를 통해 이에로니무스의 앞머리 탈모가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곤 “두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똑똑했다. 그는 “앱이 개인의 피부 상태를 텍스트와 사진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제품과 관리 방안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1위 유통업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도 기조연설을 통해 쇼핑을 돕는 생성형 AI 챗봇 앱을 소개했다. 예컨대 ‘축구 관람 파티에 필요한 제품을 찾아줘’라고 검색하면 앱은 맥주, 감자튀김, 대형 TV를 품목별로 상세하게 추천한다. 그는 “새로운 AI 검색 기능은 고객이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스베이거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