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石)판화를 뜻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의 기원은 18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한 극작가 알로이스 제네펠더가 1796년 돌판에 유성연필로 글을 쓰고 잉크를 발라 찍어내는 석판(litho)인쇄술(graphy)을 우연히 개발한 게 시작이다. 평평한 판에 뭔가를 그린다는 게 비슷해서인지 리소그래피는 빛을 활용해 회로를 새겨 넣는 반도체 공정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최근 나노미터(nm) 단위 회로를 그리는 게 기술력의 척도가 되면서 리소그래피는 반도체 핵심 공정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업계의 용어였던 리소그래피는 몇 년 전부터 일반인의 세계로 들어왔다. 네덜란드의 리소그래피 장비업체 ASML이 서학개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부터다. 칩에 미세한 회로를 효율적으로 그리려면 파장이 짧아야 한다. ASML은 19.3nm 파장의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장비를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명(Advanced Semiconductor Materials Lithography)에서도 알 수 있듯 1984년 설립 이후 한 우물만 팠다. 지분을 갖고 있던 필립스 등이 1995년 발을 빼면서 독자 생존의 길로 몰리기도 했다. 경영진이 찾은 해법은 ‘기술력 확보’다. ASML은 ‘실패할 것’이란 비아냥에도 20년 넘게 EUV 장비 개발을 놓지 않았다. 현재 EUV 장비는 ASML만 만들 수 있다. 캐논 등 날고 기는 일본 업체들이 도전장을 냈지만 나가떨어졌다. 독보적 기술력의 과실은 달콤하다. 장비 가격은 대당 4000억원. 초소형·저전력 반도체 개발의 핵심 장비로 꼽히면서 TSMC, 삼성 같은 기업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11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ASML을 찾는다. ‘강력한 반도체 동맹’을 천명한 윤 대통령은 ASML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엔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매년 커지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된 간판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년 1월 공개하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내년 출하량 3.8% 증가11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는 올해 대비 3.8% 증가한 12억408만 대다. 올해 출하량도 전년 대비 3.5% 감소한 11억6000만 대로 직전 전망(4.7% 감소)보다 개선됐다. IDC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건 스마트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여서다. 나빌라 포팔 IDC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 성장세로 바뀌었다”며 “중국 시장이 가장 뚜렷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중심으로 5G용 스마트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IDC에 따르면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3년 11%, 2024년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스마트폰 중에서 5G 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61%에서 2027년 83%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IDC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같은 기간 연 11.1%의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년 대비 5.5% 오른 43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갤럭시S24 내년 1월 17일 공개삼성전자는 국내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한다. 국내에선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주로 관가에서 인사철에 회자되는 말이다. 퇴임한 선배 관료가 정권 교체 이후 장·차관, 대통령실 수석 등 실세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이 격언이 최근 산업계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경영 2선으로 물러났던 올드보이(OB)들이 2~3년 만에 주요 그룹 전면에 다시 등판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영 경험을 겸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위기 돌파, 신기술 발굴, 미래 사업 강화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관록의 리더십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 전면에 등장한 올드보이 경영자들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LX 등 최근 연말 정기인사를 마무리한 주요 그룹에서 OB 경영자가 핵심 계열사 부회장, 대표(CEO) 등에 임명되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4대 그룹 관계자는 "OB들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은퇴한 선배들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며 "일부 OB들에 대해선 '불사조'라는 수식어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OB의 귀환' 사례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꼽힌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SDI CEO 임기를 마치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나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단행된 삼성전자의 '2024년 사장단 인사'에서 신사업 개발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미래사업기획단은 2009년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의 지시로 신설돼 5대 신수종사업을 발표한 '신사업추진단'에 비견될 정도로 핵심적인 조직으로 꼽힌다. 삼성 관계자는 "전 부회장에게 역할을 키울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SK그룹의 이차전지 계열사 SK온의 신임 CEO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사진)은 7일 임직원들에게 “2024년과 그 이후의 성공을 위해 직접적인 주인의식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경 사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모든 직원이 자신의 5년 목표를 정하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이정표를 세워야 할지 계획하라고 권하고 싶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이런 목표는 실현할 수 있으면서 도전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찰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것도 조언했다. 경 사장은 “연말은 지난 12개월 동안의 성공뿐 아니라 내년 목표도 살펴보는 시기”라며 “현재 대표(CEO)로서 매출 증대 같은 목표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같은 장기적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무 때문에 숲을 놓치지 말라’는 격언을 언급하며 “직원들은 일상 업무의 사소한 부분에 너무 집중해선 안 되며 그 업무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자신에게 계속 물어야 한다”고 했다. 경 사장은 최근 대학 강연이나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5~10년 뒤의 미래를 그리는 ‘중간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연세대 특별 강연에선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 5년 뒤쯤 무엇을 해야 할지부터 생각한다”며 ‘5년 내 TSMC 추격’이란 목표도 제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전략을 공개한다. 다음달 8일 ‘모두를 위한 AI: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선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삼성전자가 10·20대를 겨냥한 스마트폰 ‘갤럭시S23 FE(팬에디션)’를 8일 국내에 출시한다. ‘갤럭시S23’의 디자인과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 부품 사양을 낮춰 가격을 80만원대로 내린 것이 특징이다. 다음달 공개되는 갤럭시S24 시리즈와 함께 애플의 국내 시장 공략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FE 신제품 국내 출시는 ‘갤럭시 S20 FE’ 이후 3년 만이다. 256GB(기가바이트) 단일 기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84만7000원이다. 갤럭시S23 FE는 고사양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적용해 게임을 끊김없이 할 수 있다. 대각선 길이 163.1㎜(6.4인치)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로 눈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4500㎃의 대용량 배터리와 5000만 화소의 고해상도 렌즈, 3배 광학줌을 갖춘 카메라를 장착했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성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기조에 발맞춰 고객이 24개월 뒤 제품을 반납하면 출고가 50%를 보상하는 내용의 ‘갤럭시 퍼펙트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제품 수령일로부터 14일 이내 반품을 신청하면 전액 환불해주는 ‘갤럭시 트라이얼’ 체험 행사도 선착순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통신사들도 추가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신규 개통 고객이 특정 중고 단말기를 반납할 경우 5만원을 추가 보상한다. KT 고객은 갤럭시 S23 FE를 6만9000원 이상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로 개통하고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월 2000원의 이용료만 내고 잔여 할부금 납부 없이 24개월 사용할 수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삼성전자가 10·20대를 겨냥한 스마트폰 '갤럭시S23 FE(팬에디션)'를 8일 국내에 출시한다. '갤럭시S23'의 디자인과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 부품 사양을 낮춰 가격을 80만원대로 내린 것이 특징이다. 다음달 공개되는 갤럭시S24 시리즈와 함께 애플의 국내 시장 공략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7일 "102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갤럭시 S23 FE를 8일 국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FE 신제품의 국내 출시는 '갤럭시 S20 FE' 이후 3년 만이다. 256GB(기가바이트) 단일 기종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84만7000원이다. 갤럭시S23 FE는 고사양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적용해 고사양 게임을 끊김이 없이 할 수 있다. 대각선 길이 163.1mm(6.4인치)의 '다이내믹 아몰레드 2X' 디스플레이로 눈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4500mA의 대용량 배터리와 5000만 화소의 고해상도 렌즈, 3배 광학줌을 갖춘 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엔 나이토그래피(야간 촬영 최적화) 기능과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술 등이 지원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성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기조에 발맞춰 갤럭시 S23 FE 구매 고객이 24개월 뒤 제품을 반납하면 출고가 50%를 보상하는 내용의 '갤럭시 퍼펙트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 10개 매장을 통해 제품 수령일로부터 14일 이내 반품을 신청하면, 전액 환불해주는 '갤럭시 트라이얼(Trial)' 체험 행사도 선착순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통신사들도 추가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KT 고객의 경우, 갤럭시 S23 FE를 6만9000원 이상의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로 개통하고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면
삼성전자는 6일 이주호 삼성리서치 펠로(기술 전문 임원·사진)가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로부터 통신 표준화 분야의 최고 리더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1963년 출범한 IEEE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컴퓨터 분야의 세계 최대 전문가 단체다. 190여 개국 42만7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IEEE 통신 표준화 최고 리더상은 올해 처음 제정됐다. 이 펠로는 3G(3세대 이동통신)부터 6G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 발전과 표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3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이동통신 기술 선행연구 및 표준화를 주도해 왔다. 2003년∼2009년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무선 접속 실무 워킹그룹 1’의 부의장을 맡아 4G 기술 표준화에 기여했다. 2018년 IEEE 펠로로 선정됐다. 펠로는 IEEE 회원 중 상위 0.1% 이내에서 선정하는 최고 기술자 등급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삼성전자는 6일 “이주호 삼성리서치 펠로우(사진·기술 전문 임원)가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로부터 통신 표준화 분야의 최고 리더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1963년 출범한 IEEE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컴퓨터 분야의 세계 최대 전문가 단체로 190여개국 42만7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IEEE 통신 표준화 최고 리더상은 올해 처음 제정됐다. 심사위원 14명이 2개월 간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이 펠로우는 3G(3세대 이동통신)부터 6G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 발전과 표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3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이동통신 기술 선행연구 및 표준화를 주도해 왔다. 2003년 2월∼2009년 8월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무선 접속 실무 워킹그룹 1’(RAN 1)의 부의장을 맡아 4G 기술 표준화에 기여했다. 2018년 IEEE 펠로우로 선정돼 국제적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IEEE 펠로우는 IEEE 회원 중 상위 0.1% 이내에서 선정되는 최고 기술자 등급이다. 이 펠로우는 “앞으로 5G뿐만 아니라 6G 기술 연구와 표준화 활동을 통해 이동통신 기술 발전에 공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EEE 통신 분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세계 최초의 컬러폰 개발에 기여한 신종균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2004년과 2016년에 IEEE 통신 분과의 ‘산업 리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LG전자는 유럽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보컨셉과 협력해 LG 올레드 TV만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인다고 5일 발표했다. 보컨셉의 프랑스 매장에서 공간 디자인 TV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 전시를 대폭 확대했다. 포제는 현존 최고 화질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LG 올레드 에보(OLED evo)’ TV에 공간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더한 제품이다. U자 형태의 TV 뒷면에는 소품을 꽂을 수 있고 스탠드 안쪽으론 전원선을 숨길 수 있다. 이 제품은 IF 디자인 어워드의 최고상을 비롯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석권했다. LG 올레드 에보 TV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리뷰드닷컴은 LG 올레드 에보에 대해 “현존 최고의 만능 TV”라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구글 출신으로 삼성전자의 TV·스마트폰 플랫폼·서비스 사업을 키운 이원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겸임)이 퇴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라클, 구글 등을 거친 김용수 부사장이 이 사장의 뒤를 이어 TV 관련 플랫폼·서비스 사업을 이끌게 된다. 대륙별 영업 마케팅 책임자를 뜻하는 사장·부사장급 ‘총괄’ 중엔 한국과 중동 등 핵심 지역의 총괄이 바뀌었다. 삼성전자는 4일 이런 내용의 ‘조직 개편 및 보직인사’를 확정하고 부서장들에게 공지했다. 사장급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이원진 사장의 퇴임이다. 이 사장은 지난주 서비스비즈팀 임직원들에게 퇴임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구글 총괄부사장 출신으로 2014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20년부턴 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도 맡아 사업 전반의 서비스·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서비스 사업은 TV, 스마트폰 등 기기를 ‘플랫폼’ 삼아 고객사의 광고를 내보내거나 앱을 기본으로 설치해주고 수수료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해 서비스 매출은 조(兆)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후임으로 VD사업부는 최근 영입된 김용수 부사장이 맡게 됐다. 김 부사장은 미국 오라클, 구글 등을 거친 서비스·소프트웨어 사업 전문가다. 구글에선 2015년 4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7년7개월 일하며 디지털마케팅, 광고 사업 등을 맡았다. ‘구글, 애플 등 빅테크 대비 경쟁력이 아직 약하다’고 평가되는 삼성전자 서비스·플랫폼 사업을 일으킬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은 한상숙 부사장이 낙점됐다
한국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38년생으로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이천전기공업을 거쳐 1967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입사했다. 14년간 경험을 쌓은 뒤 1980년 한미반도체의 전신인 한미금형을 설립했다. 곽 회장은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국산화를 주도하며 기술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1998년 개발한 대표 장비 ‘비전 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320여 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로 쏘, EMI 실드, 본더 등의 반도체 장비와 관련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필수 장비 ‘듀얼 TC 본더’를 개발해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5조8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중 가장 크다. 곽 회장은 1991년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반도체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우수자본재 개발유공자로 선정됐다. 기업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곽 회장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고인은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의료 지원, 장학 사업, 교육 사업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썼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곽 회장에 대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장비 국산화의 초석을 다졌다”며 “국내 반도체 장비
구글 출신으로 삼성전자의 TV·스마트폰 플랫폼·서비스 사업을 키운 이원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 겸임)이 퇴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라클, 구글 등을 거친 김용수 부사장이 TV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플랫폼·서비스를, 내부 출신 한상숙 부사장이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MX사업부 플랫폼·서비스를 담당하게 된다. 대륙별 영업 마케팅 책임자를 뜻하는 사장·부사장급 '총괄' 중엔 한국과 중동 등 핵심지역의 총괄이 교체됐다. 삼성전자는 4일 이런 내용의 '조직 개편 및 보직인사'를 확정하고 부서장들에게 공지했다. 사장급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이원진 사장의 퇴임이다. 이 사장은 최근 서비스비즈팀 임직원들에게 퇴임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구글 총괄부사장 출신으로 2014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으로 영입됐다. 2020년부턴 모바일경험(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도 함께 맡아 완제품 부문 전반의 서비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왔다. 서비스 사업은 TV, 스마트폰 등 기기를 '플랫폼' 삼아 고객사의 광고를 내보내거나 앱을 기본 탑재해주고 수수료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해 서비스 매출은 조(兆)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동시에 담당했던 MX·VD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은 두 명이 나눠 맡게됐다. 최근 영입된 김용수 부사장은 VD사업부 서비스사업을 맡게 됐다. 김 부사장은 미국 오라클, 구글 등을 거친 서비스·소프트웨어 사업 전문가다. 구글에선 2015년 4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7년 7개월 일하며 디지털마케팅, 광고 사업 등을 맡았다. 빅테
메타바이오메드는 치과용 근관 충전재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생분해성 봉합사를 개발했다. 세계 일류 상품 3종을 개발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4000만불 수출을 달성했다. 한국 의료 자재 산업 발전 및 세계 시장 진출에 기여했다. ‘수출 중심 강소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05개 국가에 수출한 실적을 갖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지역별 수출 비중은 아시아 43%, 미주 19%, 유럽 16%, 아프리카 9% 등이다. 20여 년간 수출 실적이 꾸준히 증가했다. 2007년 1000만달러였던 수출액은 2016년 3000만달러, 2022년 4000만달러로 늘었다. 메타바이오메드를 이끄는 오석송 대표(사진)는 취임 이후 350만 마일, 지구 140바퀴 거리를 돌며 국제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영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품 경쟁력도 높다. ‘수술용 녹는 실’로 알려진 생분해성 봉합사 기술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메타바이오메드를 포함해 7개 기업만이 생산할 수 있다. 항균성 봉합 원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하며 수출 확대를 위한 기술력 확보에 기여했다. 인력 수준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공학박사 3명을 포함, 총 35명의 연구원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특허 69건, 해외 특허 24건을 등록하는 성과를 얻었다. 봉합사 원료인 글리콜 라이드의 국산화 성공(2018년)을 통해 연 24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창출, 소재의 자급화를 완성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LG전자는 잠재 고객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출생)를 위한 경험 공간 ‘그라운드 220’을 오는 15일 서울 양평동에 연다고 3일 발표했다. 그라운드 220은 LG전자 제품은 물론 Z세대가 기획하고 제안한 여러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삶의 단단한 터전이 된다는 뜻의 ‘그라운드’와 가전제품 연결고리 220V의 ‘220’을 조합했다. 양평 유수지 생태공원, 문래창작촌 등 자연과 예술이 인접한 곳에서 문을 열어 충전, 성장, 영감이란 공간 콘셉트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구지영 LG전자 CX전략담당 상무는 “그라운드220은 Z세대 고객과 소통하며 새로운 고객 경험을 함께 만들어 가는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언제부턴가 한국 프로 스포츠의 성지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경기 수원 ‘빅버드’(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 승전가가 울려 퍼지는 날이 적어졌다. 2010년대 초반까지 패배가 어색했던 삼성 라이온즈(프로야구팀), 수원 삼성 블루윙즈(프로축구팀)가 2020년대 들어 ‘만년 하위팀’으로 전락해서다. 배구·농구 리그에서도 ‘삼성’이란 이름은 더 이상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투자·전략·열정 ‘3무(無)’가 초래한 결과다. 4대 리그를 지배하던 ‘삼성 스포츠 왕국’이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물가물해지는 우승 기억지난 2일 국내 프로축구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삼성 블루윙즈가 올 시즌을 꼴찌인 12위로 마감했다. 동시에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38경기 성적은 8승9무21패. 통산 4회 우승으로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팀)로 불리던 블루윙즈는 1995년 창단 이후 28년 만에 강등의 굴욕을 맛봤다. 삼성의 부진은 축구만이 아니다. ‘99688378.’ 삼성 라이온즈 팬들 사이에서 ‘암흑기 비밀번호’로 불리는 숫자 조합이다. 2016년 이후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 시즌 순위를 나열한 것이다. 2010년대 정규리그 5연패, 한국시리즈 4연패 신화를 쓴 삼성 라이온즈는 ‘종이 사자’가 됐다. 농구단 삼성 썬더스는 준우승을 거둔 2016·2017 시즌 이후 10개 구단 중 7위 이상으로 올라간 적이 없다. 이번 시즌도 3승13패, 리그 9위에 처져 있다. 배구 코트를 지배하던 삼성 블루팡스(옛 삼성화재 배구단)는 올해 4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해엔 꼴찌였다. 구단 운영에 한계과거 삼성 스포츠단은 상대 팀을 주눅 들게 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돈성’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
중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국 기업들이 최근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첨단 모바일용 D램 개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11조원 투자 등을 통해 삼성, LG와의 격차를 1~3년 안팎까지 좁힌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기업이 기술 투자와 동시에 ‘저가 판매’를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어 이들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첨단 메모리·CPU 협공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대표하는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중국 최초의 LPDDR5(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 D램을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LPDDR5 D램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는 저전력 D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19년, 2021년 양산을 시작했다. CXMT는 샤오미, 트랜션 등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자체 개발한 LPDDR5의 품질 인증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은 선전하고 있다. 중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인 룽손은 지난달 28일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3A6000’을 공개했다. 중국 언론들은 “세계 1위 CPU업체 미국 인텔이 2020년 선보인 CPU와 성능이 같다”고 전했다. 中 차세대 OLED 투자 삼성의 3배디스플레이 시장도 비슷하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제친 중국 기업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관련해서도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1위 패널 업체 징둥팡(BOE)이다. BOE는 최근 중국 사천성 청두에 약 11조원을 투자해 8.6세대 유리원장(디스플레이 원판) 월 3만2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OLED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8.6세대는 가로 2290㎜,
삼성이 연말을 맞아 이웃사랑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사회공헌 사업을 하는 삼성복지재단은 교육부·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하는 ‘2023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회와의 동행’ 철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1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관에서 연말 이웃사랑성금 전달식을 열었다. 행사엔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오른쪽),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 총괄사장(왼쪽) 등이 참석했다. 올해 성금 모금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23개 삼성 관계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성금을 기탁하고 있다. 1999년 당시 100억원이던 성금 규모는 2012년부터 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은 경영 환경이 어려운 와중에도 연말 성금 규모를 작년과 같은 500억원으로 유지했다. 삼성이 올해까지 기부한 누적 성금은 8200억원이다. 삼성드림클래스를 운영하는 삼성복지재단은 “지난달 30일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선정하는 ‘2023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을 수상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삼성복지재단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도 청소년 대상 디지털 교육 사업 드림클래스를 온·오프라인 교육으로 전환해 운영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사진)이 취임 메시지를 통해 ‘실적 개선’ ‘미래 경쟁력 강화’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정 사장은 1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실적 턴어라운드(반등)가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고객과 약속된 사업을 철저하게 완수해 내고 계획된 목표는 반드시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전반의 원가 혁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품질, 가격, 납기 등 기업 경쟁력의 기본부터 강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많이 소통할 것”이란 뜻을 나타냈다. 첨단 기술과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고객 협업에 기반한 차세대 기술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며 “미래 경쟁력의 근간인 우수 인재들을 지키고 키워가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조직문화에 관해선 “활력 넘치고 팀워크가 발휘되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LG디스플레이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은 최근 연말 인사에서 여섯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의 구원 투수로 투입됐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정 사장은 이후 40여 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사물 성분을 인지하는 ‘양자센서’를 활용하면 고통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센서 개발업체 씨디바이스의 김훈 대표(사진)는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 애플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헬스케어 기기를 개발 중이지만 무채혈 혈당 모니터링 센서는 누구도 개발하지 못했다”며 “씨디바이스는 손가락 끝을 갖다 대면 혈당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무채혈 혈당 측정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씨디바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본사가 있는 센서 개발 전문 스타트업이다. 일본 도쿄대 박사 출신인 김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씨디바이스가 무채혈 혈당 측정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양자센서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씨디바이스가 개발한 양자센서는 빛 투과·반사를 통해 획득하는 광자에너지의 미세 변화를 감지해 거리 정보뿐만 아니라 사물 성분을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양자센서가 이미지센서의 한계를 극복해 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디바이스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농기계 생산업체인 존 디어와 기술제휴 협약을 맺었고 현재 자율주행·곡물운송 전용 센서모듈을 함께 개발 중이다. 일본 반도체기업 메가칩스와는 2020년 기술 통합 사용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씨디바이스의 양자센서가 다양한 산업군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기에 대해선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컨대 양자센서를 활용하면 3차원 시각 정보를 감지해 수준 높은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지만 현장에 적용하는 건 고객사의 몫”이라며 “센서 신뢰성 테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신 규격 서버용 D램인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을 결합한 '모듈형 제품'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서버 D램 점유율 49.6%...삼성과 14%P 격차30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49.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매출은 1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위는 13억1300만달러의 매출로 점유율 35.2%를 얻은 삼성전자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매출 5억6000만달러, 점유율 15.0%를 나타냈다. 서버 D램은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등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디지털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 다량의 서버, 통신기기, 전원장치가 구축돼있다)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반도체다. 전체 D램 시장의 약 35~40%를 차지한다. 기업들의 디지털전환과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DDR5 경쟁에서 우위 확보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한 건 최신 서버용 D램인 'DDR5' 성능 경쟁에서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있는 영향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발간한 'DDR5 성능 검증 백서'를 통해 "자사의 서버용 D램 'DDR5'가 인텔의 CPU에 탑재돼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해 냈다"고 발표했다. D램의 고객사인 서버업체들이 인텔의 서버용 CPU와 호환되면서 전력을 적게 쓰고, 고성능을 낼 수 있는 D램을 원하는데, SK하이닉스가 인텔과 협업해 요구 사향을 맞췄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1a(10나노 4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았다. 현재 1b(10나노 5세대) D램 검증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
삼성전자가 5~10년 뒤 반도체산업을 주도할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차세대 공정개발실’을 최근 신설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반도체 누설 전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같은 ‘게임체인저’ 기술을 개발해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AVP(첨단패키징)사업팀 개발 조직을 충남 천안에서 경기 용인·화성으로 올려 우수 엔지니어를 영입하고, 설비기술연구소도 차세대 반도체 개발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년 뒤 시장 주도할 기술 개발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공정개발실’을 새롭게 마련했다. 이를 DS부문의 두뇌 역할을 하며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관련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반도체연구소 산하에 뒀다. 차세대 개발실장으로는 이날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한 현상진 부사장이 낙점됐다. 현 부사장은 반도체연구소에서 초미세공정 개발을 주도하며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제품 양산에 기여한 공정 전문가다. 차세대 공정개발실은 10~20년 뒤 반도체산업을 주도할 차세대 공정 기술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개발하게 된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3차원 V낸드플래시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적용 D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14㎚ 핀펫(FinFET), 3㎚ GAA 등 삼성 반도체 사업의 전성기를 이끈 고급 기술을 미래에도 꾸준히 내놓겠다는 것이다. 조직 목표도 제품 개발보다는 기술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다. ○경계현 사장이 조직신설 주도차세대 공정개발실 신설은 경계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승리로 마무리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은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사우디는 2021년 10월 유치 신청서 접수 직후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반면 한국은 정권 교체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에서야 총력전을 선언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부산은 후발주자라는 열세에도 막판까지 유치전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으로 끌고 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한 지 6일 만인 지난해 5월 1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전략회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정상외교 때마다 부산 엑스포의 의의와 개최 필요성을 각국 정상에게 밝혔다. 취임 후 1년7개월간 미국 영국 프랑스 폴란드 일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12개국을 방문했다. 그동안 만난 정상급 인사만 96개국 110명, 각료·정치인·기업인 등을 합하면 462명에 달한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 기업인 등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총거리는 1989만1579㎞로 지구 495바퀴에 해당한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바쁜 경영 일정을 뒤로 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에 올인했다.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목발 투혼’으로 세계를 누볐다. 최 회장과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국내외에서 면담한 나라만 180여 개국,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은 1100회에 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남태평양 섬나라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유치 활동을 벌일 만큼 적극적이었다. 이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음악 애호가 사이에서 ‘세계 최고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통하는 미국 ‘룬’을 인수한다. 룬과의 협업을 통해 홈 오디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산업계에선 음향기기 등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 하만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룬의 협업으로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음원 서비스·솔루션에 강점하만은 28일 음악 관리·검색·스트리밍 플랫폼 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5년 설립된 룬은 음악 애호가를 위한 음악 재생 플랫폼이다. 미국 뉴욕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룬은 한국의 멜론, 네이버뮤직, 외국 서비스인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업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룬만의 특장점으론 ‘고품질 음원’이 꼽힌다.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사운드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풍부한 음원을 보유하고 있어 원하는 음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룬 가입자들은 개인 PC에 ‘서버’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야 한다. ‘뉴클리어스’라는 룬의 전용 기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음향 기기와 연결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오디오 기기와 연결되는 호환성도 갖추고 있다. 룬이 인증한 고품질 스피커를 쓰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룬 고유의 고음질·멀티스피커 전송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개인 취향에 맞춰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 등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만과의 ‘홈 오디오’ 시너지 기대하만은 디지털계기판, 카오디오, 텔레매틱스 등을 주력 제품으로 갖춘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전문 업체다. 블루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버스는 이미 출발했다. 중요한 건 속도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커니의 니콜라이 도버스타인 글로벌 정보통신 총괄 겸 커니 말레이시아 대표(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 기업들은 ESG 경영을 위해 더 많은 투자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반적으로 ESG 경영은 신흥국 기업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 국가지만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그는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에서 미국보다 두 배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며 “전기차산업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했다. 인도의 ESG 정책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인도의 자동차 정책은 긍정적”이라며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수소, 태양광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도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글로벌 제조·기술개발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게 도버스타인 총괄의 분석이다. 그는 “반도체·자동차 공급망은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알타시아(Altasia) 시대를 맞아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해법으로는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해외 인재 유치’ 등을 제시했다. 유망 사업 분야로는 사이버보안, 핀테크, 재생가능 에너지 등을 꼽았다. 황정수
“알타시아(Altasia) 시대에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제조 관련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커니(Kearney)의 니콜라이 도버스타인 글로벌 정보통신 총괄 겸 커니 말레이시아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자동차 공급망은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타시아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용어로 대안(altanative)과 아시아공급망(Asian supplychain)의 합성어다. 중국을 대신해 부상하는 아시아공급망을 뜻한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알타시아는 ‘중국+1’이 아니라 중국 의존도를 아예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과 기타 아시아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강해지고 있는 자국 중심주의와 관련해선 “아시아에선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버스타인 총괄은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향후 3년간 증가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자국 공급망 강화 정책은 세계화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기업들이 디지털전환(DX) 수준에 대해선 ‘초기 단계’라는 게 커니의 평가다. 다만 “인력의 질과 기술 수준에 대해선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게 도버스타인 총괄의 분석이다. 그는 “선진국과 아시아 기업 간 인력 격차는 과장돼있고 대부분의 DX 기술은 활용이 어렵지 않다”며 “기업인들은 DX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어떻게’ 채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E, 즉 넷제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유치 활동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각국 대표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는 사진과 함께 항공기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렸다.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는 댓글에 최 회장은 “탈 만하다” “시간은 금”이라고 답했다. 보통 전용기로 이동하는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석을 타게 된 건 엑스포 막판 유치 총력전에서 갑자기 특정 국가 주요 인사와 약속이 잡히는 경우가 생겨서다. 전용기 비행 허가를 받는 데 하루이틀 걸리기 때문에 이코노미석이라도 타고 빨리 가는 게 낫다는 게 최 회장의 판단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발목 부상에도 목발을 짚고 세계를 돈 최 회장이 최근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SNS에 “이제 정말 (2030 엑스포 도시 선정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며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지만,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누구도 승부를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 총리와 내각을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13~23일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돌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는 등 막판까지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열흘간 비행 거리는 지구
대한전선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인프라그룹 ‘발포어 비티’와 지중 송배전 사업 파트너십 구축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MOU에 따라 2030년까지 영국에서 진행되는 2억2000만파운드(약 3600억원) 이상 규모의 다양한 송배전망 프로젝트 입찰에 공동 참여한다. 기술 공유와 업무 지원 등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가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만큼 지속가능한 에너지 솔루션과 사업 모델 및 제품 개발에 협력할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MOU의 1차 성과로 360억원 규모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발포어 비티가 전체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하고 대한전선이 400㎸급 전력망 공급과 전기공사를 맡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사진)이 23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벌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에 뒤늦게 합류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유치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동참한다. 최 회장은 이달 초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 일찌감치 도착해 민간유치위원장으로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러다 표심 공략을 위해 또다시 장거리 해외 출장에 나섰다. BIE 회원국이 몰려 있는 중남미·유럽 7개국을 13일부터 훑고 있다. 비행거리만 2만2000㎞, ‘지구 반 바퀴’에 달하는 강행군이다. 회원국들이 최 회장에게 ‘장시간 면담’을 요청하는 것도 합류가 늦어진 원인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회원국 정부에서 한국의 전략을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국가 정상급 인물을 만나다 보니 일정에 변동성이 큰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4일 파리로 들어가 유치전에 합류한다. 개최 도시는 파리에서 BIE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판세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의 3파전으로 분석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김기남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SAIT 회장)과 이상엽 부회장(KAIST 연구부총장)이 중국공정원(Chinese Academy of Engineering, CAE) 외국 회원(Foreign member)으로 선출됐다. 중국공정원은 23일 "엄격한 심사를 거쳐 김기남 회장과 이상엽 부총장을 포함한 16인의 외국 회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김기남 회장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공정 및 설계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미세 공정 한계를 극복한 10나노급 D램, 3차원 구조 V낸드 등의 메모리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왕립공학원, 스웨덴 왕립공학원, 미국 국립 공학한림원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이상엽 부총장은 시스템 대사공학을 창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바이오 화학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생명 공학계의 대표 학자로 꼽힌다. 미국 공학한림원과 미국 국립과학원의 회원, 한국인 최초 영국 왕립학외 회원으로 선정됐다. 중국공정원(中国工程院)은 1994년 설립된 중국 공학 기술계의 최고 학술기관이다. 중국 공학 기술계와 관련한 국가의 기본전략을 제시하고 공학 기술 관련 연구·자문을 수행하는 중국공산당의 공학 기술 전문 자문기관이다. 14억 중국 인구 중 단 1300여 명만이 중국공정원 원사(院士)로 임명됐다. 그 중 외국 회원은 111명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세 분기 연속 조(兆) 단위 적자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들도 몇 년 전엔 목에 힘을 주고 다녔다. 클라우드발(發) 슈퍼사이클을 타고 무서운 기세로 돈을 쓸어 담은 2017~2018년 때다. 공급 부족 상황에 고객사들은 ‘제발 물량을 달라’고 읍소했고 이 틈을 타 삼성전자는 계속 가격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47%, 2018년 52%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경이로운 성과’라며 성과급 잔치를 벌였지만, 고객사들의 원성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최근 미국 엔비디아를 보면 삼성전자의 데자뷔란 생각이 든다. 데이터 학습·연산에 최적화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공지능(AI) 시대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고객사가 지금 GPU를 주문해도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초 2500만원 하던 GPU 가격은 최근 5000만원까지 올랐다. 엔비디아의 대응은 5년 전 삼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24회계연도 3분기(2023년 8~10월) 엔비디아의 영업이익률은 ‘57%’. 정보기술(IT)업계에선 엔비디아에 대해 ‘공공의 적’이란 날 선 표현까지 나온다. ‘최고 이익 창출’이 경영의 목표이긴 하지만 모든 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 엔비디아 같지는 않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아지노모토가 대표적인 사례다. 조미료 미원(味元)의 원조이기도 한 이 회사는 최첨단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ABF 기판의 원료 ‘ABF’를 단독 생산한다. 독점의 힘을 앞세워 갑질을 할 만도 한데, 아지노모토는 고객과의 동반 성장을 중시한다. 업황 불문하고 유지 중인 20% 수준의 ABF 사업 영업이익률이 말해준다. 최근 삼성전자엔 5년 전 배짱 영업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메모리 시장이 수요자 우위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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